나의 이야기

[스크랩] 잘난 체 하는 기생(驕慢妓女)

arang 2519 2018. 4. 8. 13:11

 잘난 체 하는 기생(驕慢妓女)

잘난 체 하는 기생이 있었다. 

 하루는

 어수룩해 보이는 젊은 나그네가

그 기생을 찾아갔는 데


기생은

이 나그네를 한껏 깔보고 대뜸 시험부터

 해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선달님, 글 배우셨지요 ?"
"못 배웠네."


"원, 세상에도.

남자가 글을 모르면 얼마나 답답하시겠소.

 

 그렇지만

손등이 하얀 걸 보니 무식장이 같이는 안 보이는데

 제가 하나 물어볼 테니 대답을 해 봐요. 


소나무는 왜 오래 사는지 아세요?"
"그럼 학이 잘 우는 까닭은 알아요?"

"그것도 모르지."


"원 저런!

그럼 길가에 있는 나무가 떡 버티고 선

 이치도 모르세요?"


"아무 것도 모른다니까."


기생은

 나그네가 하나도 제대로 대답하는 것이

없으므로 콧대가 더욱 높아졌다.


"그러니까 배워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일러 드릴 테니 들어보시우.

 소나무가

오래 사는 것은 그 속이 단단한 까닭이구요.
 학이 잘 우는 것은 목이 긴 까닭이구요.


 그리고

길가의 나무가 버티고 서있는 것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끌려는 까닭이에요.

 아시겠수?"


나그네는

그제서야 정색을 하면서 물었다.


"하하, 그래 ?

소나무가 속이 단단해서 오래 사는

것이라면

대나무는

왜 속이 비었어도 오래 살며사시사철

푸르기만 한가? 

 학은 목이

 길어서 잘 운다지만 개구리는 목이 짧아도

울기만 잘하지않는가? 


 그리고 자네 어머니가

 길가에 잘 버티고 서더니만 그것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끌려고 그러는 것인가 ?"


그때서야

코가 납작해진 기생이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짧은 밤에

얘기만 하고 지내시렵니까?  

어서 이불

속으로 드셔서 쇤네를 품어 주사이다."



출처 : 디벨로퍼아카데미(부동산개발.분양.시행.건축.금융)
글쓴이 : 안병관시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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