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남향집에 살려면 3대가 적선(積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남향집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햇볕이 깊숙이 들어와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되어 살기에 편리하다. 남향은 양기가 가장 성한 제왕의 방위로 '임금은 남면(南面)해 정사를 본다'는 말도 가급적 남향 혹은 동남향 집에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일맥상통한다. 예로 부터 남향집을 지을 수 있는 남북의 길이가 길고 동서가 짧은 터가 선호된 것 도 이 때문이다. 현대에도 남향은 다른 집에 비해 분양이 잘 되고 더 높은 값에 거래되는 등 여 전히 인기다.
급기야 지세나 바람은 고려하지 않은 채 대개의 아파트는 남쪽을 향해 마치 병 풍을 펼쳐놓은 듯한 직선형이 유행하게 됐다. 그렇지만 남향집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창군 줄포면 인촌리에 있는 김성수 선생 생가는 한국에 전해지는 대표적인 양택 명당 중에 하나다. 이 집은 대대로 호남의 만석꾼 부자였는데 산으로 둘러싸인 남쪽을 배경으로 북쪽 바다를 바라보는 북향 대문에 북향집이다. 북향집을 지으면 살기에 불편 함을 모른 것이 아니고 산줄기의 지기가 뭉친 곳에 집터를 잡고는 지맥의 흐름 에 순응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배치를 취하다보니 자연스럽 게 북향집이 된 것이다.
여기서 전통적으로 배산임수는 집터뿐만 아니라 집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도 결 정적 요소로 받아들여졌다. 이것은 지맥 흐름에 순응해야 지덕이 발동해 복을 받는다는 풍수상 원칙이 건축 원리에도 반영된 것이다. 지맥을 따라 물은 흐르고 물길은 곧 바람 길이니 결국 지맥의 흐름에 순응한 집의 방향이 순하고 신선한 바람을 얻을 수 있어 좋은 집이 되는 것이다.
바람은 산천 지형의 형세를 따라 일정한 순환궤도를 거치며 어느 곳은 빠르고 어느 곳은 느리게 흘러 다니며 사람의 생명유지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바람 세기 중 사람이 가장 건강하게 성장해 큰 결실을 맺기에 알맞은 바람을 얻는 방위가 있는데 이것을 좌향(坐向)이라 부른다. 좌향은 통념적으로 햇볕을 많이 얻는 남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산천 지세 를 따라 흘러 다니는 바람 중 최적의 것을 얻는 방위이니 결국 아파트를 비롯 한 주택의 좌향은 햇볕이 아닌 바람이 기준이 돼야 한다. 현대 주택의 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도로도 중요한데 대개 도로를 통해 편리하게 진입토록 주택의 방위를 정한다.
하지만 도로에서 접근이 용이한 방향은 자칫 지세 흐름을 역행하는 방위가 되 어 풍병(風病)이 생길 수 있고 일조량까지 취약할 수 있다. 그리고 초고층으로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경관이 좋은 방위가 선호되는데 이것 역시 생기로써 취해야 할 최적의 바람과 햇볕과는 동떨어진 기준이다. 신선한 바람은 내와 강이 있는 낮은 지대에서 산쪽으로 불어오니 역으로 물을 향해 대문을 배치해야 선선한 바람이 집 내부로 잘 들어와 사람에게 생기를 불 어넣게 된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꼭 남향집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셈이 다.
[고제희 원장 대동풍수지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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