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라고 하면 팔, 다리, 가슴, 어깨 등 큰 근육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발바닥 근육 같은 작은 근육도 건강과 직결돼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은 근육'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은 근육, 무엇이 대표적이며 어떻게 단련할까?
◇작은 근육, 일상생활 능력·사망률과 관계 밀접
작은 근육은 손 근육·발 근육·삼킴 근육·호흡 근육·배뇨 근육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작은 근육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은 근육 힘이 떨어지면 옷 갈아입기나 목욕하기, 화장실 이용하기 같은 일상생활이 제대로 안 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 걷기 같은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면 사망률·심혈관질환 위험이 덩달아 커진다. 한양대구리병원 재활의학과 한승훈 교수는 "50대 이후부터는 노화로 근육 감소증 증상이 심해지면서 작은 근육들도 함께 약화된다"며 "어떤 작은 근육이 중요한지 인지하고, 꾸준히 운동해 근육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손 근육]
엄지두덩근 등 손 근육은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기 때문에 삶의 질과 관련이 깊다. 또한 손의 힘인 '악력'은 몸 전체 근력을 대변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강서영 전문의는 "악력은 우리 몸 근력의 축소판으로, 악력이 약해지면 몸 전체 근육 노쇠를 의심해야 한다"며 "근육 노쇠가 일어나면 각종 질환·사망 위험이 높아지는데, 우리 병원 연구에 따르면 악력이 낮은 사람은 악력이 높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 위험이 1.4배, 심혈관질환 위험은 1.6배 높다"고 말했다.
▲강화 운동=고무공이나 악력기를 이용해, 하루 30~45회 정도 손에 힘을 주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한다.
[발 근육]
족저근 등 발·발가락 움직임에 관여하는 발 근육이 약해지면 보행·균형 잡기가 잘 안 된다. 근력 약화로 인한 발목 염좌가 만성화 되면 통증은 물론 발목 관절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낙상 위험이 커지고, 활동량이 줄어든다. 발 통증이 있는 노인은 낙상을 잘 겪는다는 건양대 연구도 있다.
▲강화 운동=발 굴곡을 담당하는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면 도움된다. 다리를 곧게 펴고 앉은 뒤, 수건이나 밴드를 발의 가장 오목한 부분에 걸어 당기고 10~20초 버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발가락을 10초 이상 쫙 벌리고 꼼지락거리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삼킴 근육]
입 속·턱 근육 등이 약화되면 먹는 속도가 느려지고, 큰 음식을 씹어서 삼키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삼킴 근육은 단순 노화로도 약화되지만, 치매·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이 있으면 특히 약화된다. 방치하면 영양실조·탈수·흡인성 폐렴 같은 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지므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노인의 흡인성 폐렴 사망률은 55~70%로 알려져 있다.
▲강화 운동=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편성범 교수는 "틈날 때 마다 혀로 볼 안쪽이나 입천장을 밀어내는 동작과, 입으로 바람 불어 촛불을 끄는 동작이 삼킴 근육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단, 삼킴 근육 약화가 심해 영양실조나 폐렴 증상을 보이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호흡 근육]
폐에는 근육이 없지만, 호흡을 깊고 길게 하려면 목 옆의 목갈비근·목빗근과 갈비뼈 사이 늑간근이 중요하다. 한승훈 교수는 "이 근육이 약해지면 흉곽을 들어올려 숨을 들이쉬는 동작이 잘 안 돼, 얕고 짧게 호흡하게 된다"고 말했다. 얕은 호흡으로는 몸 속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없고, 호흡곤란이나 수면 부족이 생길 수 있다.
▲강화 운동=호흡과 관련된 목 근육을 강화하려면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한쪽 손으로 이마를 일정한 힘으로 누른다. 이때 이마나 목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힘을 주고 10~20초간 버텨야 한다.
앉은 상태에서 머리 뒤로 양손 깍지를 낀 뒤, 허리를 양옆으로 구부려 스트레칭하는 동작은 늑간근 강화에 좋다.
[배뇨 근육]
골반의 가장 밑부분에서 중요 장기를 받치는 골반저근육과 요도괄약근은 배뇨(排尿) 근육이다. 골반저근육과 요도괄약근은 노화 외에도 임신 중 여성호르몬 증가나 출산으로 약화되기 쉬우며, 여성의 요실금·골반통·자궁탈출증 질환 위험을 높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강화 운동=케겔 운동과 스쿼트를 함께 하면 좋다. 일반적인 스쿼트 동작에서, 마지막으로 다리를 펼 때 엉덩이와 항문을 함께 오므린다는 느낌으로 꽉 쥐어짜면 된다. 이 상태를 10초간 유지한다. 스쿼트는 1세트 10회, 2~3세트 한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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