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말 정평구에 의해 발명된 조선의 비행기 비거(飛車)는 임진왜란 당시 실전에
사용되었던 세계 최초의 비행기였다. 비거에는 2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었고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 ‘플라이어호’ 보다 비행거리가 46배 긴 12km였으며 무려
300년이나 앞서 제작된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였다.
비거의 모습은 이규경이 저술한 ‘오주연분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신경준의
‘여암전서(旅菴全書)’, 그리고 일본의 ‘왜사기(倭史記)’ 등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설계도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모습을 복원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조정에서는 비거의 존재를 헛소문이라 생각하였고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세계 최초의 비행기인 조선의 비거는 못다핀 꿈으로 남고 말았다.
이봉섭 연구원:
“프랑스, 영국과 같은 항공 선진국들은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체가 아닌
자국의 발명가들에 의해 제작된 비행체들을 기점으로 하여 항공산업을 발전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기간 우리의 마음속에 남겨진 심리적 위축으로 인하여 다시 한번 우리
스스로 또 다른 한계를 만들고 작은 것에 만족하려고 합니다.
비거에 대해 배우고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평구의 비거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느끼고 그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해줍니다. 정평구의 비거를 통해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하고, 그 무한한 상상력이
대한민국에 앞으로의 항공산업을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정평구(鄭平九,
1566년 3월 3일 ~
1624년 9월)는 조선시대 중기의 무신·발명가이다.
본관은 동래이며 본명은 정유연(鄭惟演)으로 그의 무덤이 현재 전라북도 김제시 부양면
제월리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래는 문관에 뜻을 두고 문과에 응시했으나
낙방한 뒤 무관 말단직으로 관직생활을 시작했는데, 전라우수사 이억기(李億祺)에 의해
진주병영의 별군관(別軍官)이 되었고, 임진왜란 당시에는 김시민의 휘하에서 화약을
다루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1592년 임진왜란 중 제2차 진주성 전투 때 ‘비거(飛車)’
라는 것을 만들어 포위된 진주성 안팎으로 날아다녔다고 전해진다. 일본에서 편찬된
‘왜사기(倭史記)’에 의하면 “비거로 말미암아 왜군이 작전을 전개하는 데 큰 곤욕을
치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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