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화이트데이엔 `꽃보다 하동`

arang 2519 2015. 3. 22. 09:10

매화 오가는 꿀벌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하얀 매화꽃에 꿀벌들이 왕성한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 고속 촬영에 정지돼 있다. 삼성 NX-1, F2.8, 1/2000초. 2015.3.13 polpori@yna.co.kr

사람들의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삶이 되는 곳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화이트데이에 어딜 갈지 고민이라면 하동 매화꽃밭을 거닐어보면 어떨까.

기나긴 겨울 끝에 마침내 하동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매화 오가는 꿀벌 (성연재 기자)

봄을 시샘하는 3월의 꽃샘추위도 자연의 유장한 흐름을 가로막지 못했다.

이번 겨울은 정말 지독히도 길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세상살이에 들리는 것은 온통 우울한 뉴스들뿐 아니었나.

'질린다. 모든 것을 잊고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고 싶구나!'

저 멀리 남쪽 끝 하동 곳곳에서는 매화들이 봄을 알리며 꽃잎을 한껏 펴고 있다.

화이트데이엔 하동 가볼까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기나긴 겨울 끝에 마침내 하동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화이트데이를 앞둔 연인이라면 하동 매화꽃밭을 거닐어보면 어떨까. 2015.3.13 polpori@yna.co.kr

전통적으로 전남 광양이 매화밭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복잡한 세상사에 질린 터라 올해는 다리 하나 건너 경남 하동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이미 하동 골짜기 곳곳에 수줍게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먹점골이다.

광양 청매실농원처럼 수많은 매화나무들이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광양 반대편에 있어 개화가 실상 늦은 곳. 그래서 주목을 덜 받아왔던 곳이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하동 재첩회 먹는 법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첩회. 재첩회는 바삭하게 구운 김에 싸 먹으면 참맛이 느껴진다. 작은 알알이 전부 재첩이다. 2015.3.13 polpori@yna.co.kr

그러나 먹점골 아래쪽은 벌써 매화가 활짝 펴 '어서 날 보아줘' 하며 기다리고 있다.

벌써부터 수천수만 마리의 벌들이 웅웅거리며 이 꽃 저 꽃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먹점골을 나서 섬진강자락의 한 언덕배기에 올라보니 이곳도 매화가 활짝 피었다. 여긴 또 홍매화다.

붉디붉은, 그러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핑크색의 홍매화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하동 참게장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민물 참게장.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2015.3.13 polpori@yna.co.kr

매화꽃 흐드러진 장면 저 너머로 날 풀려 시퍼렇게 녹은 섬진강이 보인다.

이때를 놓치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또 1년을 기다릴 셈인가.

훌쩍 한번 길을 나서보자.

언덕배기 두 곳을 들르느라 고픈 배를 채우러 인근 식당에 들렀다.

최참판댁의 봄 (성연재 기자)

섬진강 재첩국 맛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이번에 본 것은 참게로 만든 참게장이다. 간장게장은 간장게장인데 민물 참게로 만든 게장이다.

맛이 독특하다. 마치 게장에 사이다를 푼듯 톡 쏘는 맛이 봄내음과 어우러져 상큼하기 이를 데 없다.

게장 말고도 재첩회에다 재첩전까지 먹고 나니 산해진미를 다 먹은 느낌이다.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삶이 되는 곳, 하동(성연재 기자)

하동이란 어떤 곳인가.

사람들의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사람들의 삶이 되는 곳.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곳 아니던가.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여느 다른 여행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최참판댁 곳곳에는 박경리 선생의 소설 문구가 팻말로 장식돼 있다.

'두만의 아비: 경우 바르고 남에게 해를 입히는 일은 하지 않지만 이기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최참판가를 습격할 때 끼지 않고 도피한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하동 평사리 공원 캠핑장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하동 평사리공원 오토캠핑장은 드넓은 섬진강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봄을 멋지게 느낄 수 있는 곳 중 한곳이다. 2015.3.13 polpori@yna.co.kr

나 자신을 꾸짖는 글귀인양 낱말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든다.

오랜만에 꾸짖음 한번 받은 뒤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부지런히 섬진강변으로 내달았다.

꾸짖음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언제 내게 이런 꾸짖음을 해주는 이 있었던가.

꾸짖음이 반갑고 고맙다. 눈물까지 난다.

하동,섬진강변 트레킹 대박 예감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기나긴 겨울 끝에 마침내 하동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화이트데이를 앞둔 연인이라면 하동 섬진강변을 거닐어보면 어떨까. 2015.3.13 polpori@yna.co.kr

그러나 고개를 돌려 강변으로 나서니, 아! 진짜 봄은 섬진강변에 있었다.

햇살에 아름답게 부서지는 섬진강에는 새로 싹 정비된 걷기길이 있었다.

섬진강변 걷기길 아름다운 것은 익히 다녔던 터라 잘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달랐다. 중간중간에 끊겼던 길이 모두 이어져 있는 것 아닌가.

강변에는 짙푸른 녹색 차밭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사라지고 어느 틈엔가 흐드러진 매화꽃밭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하동, 섬진강변 트레킹 대박 예감 (하동=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기나긴 겨울 끝에 마침내 하동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화이트데이를 앞둔 연인이라면 하동 섬진강변을 거닐어보면 어떨까. 2015.3.13 polpori@yna.co.kr

섬진강변 걷기길이 대박이었다. 진정한 봄은 이곳에 있다.

꽃보다 섬진강이다. 올레길 둘레길 다 걸어본 사람들은 이번 봄은 섬진강을 걸어보자.

짙푸른 섬진강변을 걷다보면 이젠 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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