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대야산

arang 2519 2014. 7.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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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기만한 이 한 여름에 물 2L와 떡을 가지고 대연산에 오른다. 5,6월에 오른 지리산. 소백산. 내연산. 북한산에 비하면 오늘의 대연산은 그 높이나 길이나 시간이나 무엇하나 그날과 비교할 수 없다. 그렇지만 山은 山 그 하나일 뿐 절대 가볍게 보고 山을 오르는 것은 山을 오르는 사람으로고 절대 해서는 않될 마음 가짐이다. 어쩌거나 왕복 6Km가 조금 넘는 산길이 마음에 들고 또 하나 길이 짧다보니 하산의 시간도 넉넉함이 좋다. 지금 눈에 보이는 저 대연산 봉우리는 하늘 아래 끝이 없어 보이지만, 오랜만에 내 산행실력에 맞는 마음편한 산행을 시작한다.

 

시작은 좋았다. 3K의 오르막 길 중에 처음 1K는 계곡을 따라 평안한 길이 되었는데, 그 다음 남은 2K의 길은 경사 45도는 되어 보이는 돌덩어리 길이었다. 거기다 산에서 기생하는 큰 벌이 따라붙고, 결국은 한 방 쏘였는데, 따끔하다. 두 방 쏘인 한 사람은 조금 부어 오른다. 한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계곡에는 물이 말라간다. 그렇지만, 그래도 계속하여 작지만 물을 내어주어 계곡을 적셔주는 山의 깊음이 경이롭다. 사람이면 누가 저렇게 할 수 있을려나. 나 혼자 살려고 감추고 감추고 또 감추겠지.

 

힘든 산길을 오르면서 오늘도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주차장에 버스 40대가 왔으니 한 차에 40명만 타고 왔어도 1,600명이 오늘 대야산에 몰렸다. 하여튼 대한민국 관광버스 회사는 산악회에서 다 먹여 살리나 보다. 이곳만 이러겠는가 대한민국 산천이 오늘 차와 사람으로 작은 몸살통을 치루겠다. 오늘도 많은 분들과 오르고 내리면서 인사를 주고 받았는데, 그 중에 70대 할머니가 계셨다. 우리산악회에 함께 오신 분은 아니지만, 나와 같은 산길로 들어섰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 강건하심에 내 자신도 놀랍고 나도 최소한 저 할머니처럼 70까지는 山을 올라야 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하게된다. 사실 할머니라 할 수 없다.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중에 핸드폰 카메라로 산 풍경도 담으신다. 세월에 나이를 먹어감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 몸 또한 함게 늙어가는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느끼며 사신다. 작은 동네 뒷산을 오를 수는 있겠다. 누구나.. 그렇지만, 이 분처럼 이 연세에 한 여름인 오늘 대야산을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남은 삶 무탈하시고 평안하시를..

 

오늘도 내가 꼴지기는 하다. 그렇지만, 하산 마감시간에 여유가 있어 계곡의 물에 몸을 담근다. 시간이 없다해도 그 유명한 대야산 용추계곡 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온다면 그것이 될 말인가. 와! 시원하다. 상쾌하다. 몸도 마음도 평안하여진다. 천국이 따로 없다. 물론 천국은 영원한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렇다. 다시 물 밖으로 나와서 한 동안 걸어 내려가면 다시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될 것이지만. 인생의 삶이란 것이 이렇지 않겠는가. 계속하여 앞과 뒤가 오락가락 하는 중에 神 앞에 한 발씩 다가 선다.

 

山.

 

이 하나의 거대한 몸통속으로 난 들어갔다 나온다. 山은 내게 천국이고 다시 돌아온 세상은 내게 무엇인가. 복잡하고 이해타산적이고 나와 너를 가르고 비방하고 욕하고 싸우고.. 어쩌거나 山 속으로 들어가면, 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 좋다. 그래서 다시 山을 찾아 나서서 힘들지만 오른다.

 


 

출처 : 약초나라 (yakchonara)
글쓴이 : 하늘이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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