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앙골모아의 전생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에 나타난 앙골모아의 전생은, 고조선이 멸망 후 남으로 이주하여 12가야, 1사로국(신라)을 만든 유민의 자손입니다.
포항시 옆 호미곶(호랑이꼬리 곶)에서 해초를 따면서 커오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차진 후 그곳에 위치한 제철집단에 심부름하는 소년으로 들어갑니다. 잡일을 하면서 기술을 익히고 야철장으로서 비범한 능력들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차기 수장으로써 두각을 내어 곧 모든 실권을 장악하고, 같은 제철소에 있던 야장의 딸과 결혼합니다.
신혼 어느 날, 비번이기에 어릴 적 자주 놀던 해변으로 놀러갑니다.
백사장에서 청년은 커다란 바다거북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올라탔다가 깊은 바다로까지 나가게 됩니다. 난데없이 대한해협을 거쳐 일본열도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처럼 그는 고대한국인으로서, 바다를 건너가 청동기 문명의 부락단위로 아직 제대로 된 국가가 발전하지 못한 열도에서 왕이 됩니다. 그리고 일본 땅에 12가야 1사로국(신라)의 철기문명을 전파시키고, 벼농사, 양잠 등 한반도의 선진 가야문명을 전파합니다. 신사문화도 가야문화입니다. 그의 후손이 초대 천황 진무입니다. 즉, 현재 일본 황가의 시조입니다.
앙골모아는 격암유록에서 이르기를,
‘천하의 도는 전라도에서 통한다’
하니, 이번에도 한국인으로써 탄생하는군요.
그처럼 천상계에서 내려다봄에 일본의 역할은 주국인 한국을 보조하는 하인의 나라입니다.
한국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일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일본군 하면 다들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을 겁니다. 그동안 세계 역사 속에서 그네들이 해온 잘못들이 얼마나 많고 끔찍한가…. 그런데 그런 일본군대를 동원하다뇨?!
그 정도로, 앙골모아 대왕의 적! 소두무족은 강력한 걸까요?
그 소두무족 중 일부가, 서구인에게도 오랫동안 두려움을 안겨준 사탄이여서 그럴까요?
현재까지 유일하게 핵공격을 받아본 전투민족이 일본입니다.
뼛속까지 군국주의에 물든 일본인들.
개구리에게까지 군모를 씌우는 그네들.
케로로 군조. 흥미롭게도 거기에도 앙골모아가 나오죠.
앙골모아는 이런 일본인들, 더군다나 그것도 부족해서 세계 곳곳의 나라에서까지 모병을 해가며 싸우려 합니다. 그 정도로 적의 세력은 만만치 않은 걸까요?
소두무족!
현 인류를 평정한 몬스터.
이 소두무족이 인류를 제압하고 있음으로 인해, 9.11테러, 걸프전, 조승희의 총기난사, 봉천동 세 자매 피살,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안양 초등여아 2명의 토막살해, 연천군 전방초소 김 모 일병의 총기난사, 북한이 만들어진 원인과 6.25를 일으켜 같은 동포끼리 학살하게 만들고, 그 오랜 세월동안 남북 분단을 일으켰습니다. 가까이로는 경유값 2000원 돌파의 고유가 사태를 부르고, 전 세계 곳곳에서 굶어죽는 기아자들의 발생.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와 한반도 대운하 사건도 소두무족으로 인해 일어났습니다.
가히, 작게 보면 바로 바로 우리 곁에서부터, 크게 보면 전 지구적으로 굵직굵직한 참화는 모두 소두무족이 일으켰군요.
대체 이 녀석은 뭘까요?
4. 최강 몹! 소두무족(小頭無足)
현재 혹성 지구를 제압한 몬스터. 온라인 게임 리니지2로 치면 최강 레이드 몹!
섭내 최강길드 네다섯팀이 몰려가서 헤이트질, 스턴질, 정탄칼질, S급 정탄활질, 보텍스질, 백어택 단검질 이렇게 징글몸써리나게 패도 잡기 힘든 몹!
일본군대와 일본국민은 금력, 문화력, 무력 등 그들이 가진 모든 힘을 총동원하여 소두무족과 싸우게 됩니다. 앙골모아의 명을 받아서 말이죠.
그렇게 소두무족과 싸우게 되는 전후, 세계를 제패하고, 그로써 소두무족의 마수에서 벗어난 인류는 평화스런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군요.
동화 같은 얘깁니다.
이즈음이 바로 ‘천년왕국’의 시초로군요.
주국 통일한국. 위성국 일본.
이 두 나라가 전 세계를 제패하여 통합시킨 뎁니다. (ㅡ.ㅡa 진짜루? 리얼리?)
복속이 아니라 E.U.(유럽연합)와 비슷합니다. 각 나라들의 문화, 독자성, 개성을 존중하는 방식이랄까요?
음, 엘프녀가 밭갈고, 물동이 이고 다닌다는 우크라이나 여행 갈려고 해도 여권 마련할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자밀라도 우크라이나 미녀였죠?
오호, 그것 참 편리하군요. ^-^;;
이런 판타지적 결말(!?)을 불러일으키는 원흉. 소두무족이란 대체 뭘까요?
그중 일부가 사탄이라고 했죠?
그렇다면, 종교계에서 유명한 ‘파티마 제3예언’을 알면 되겠군요.
전 파티마가 일본만화 파이브스타스토리의 그 파티만줄 알았습니다. ^_^; 황금빛 모터헤드를 다루는 아마테라스의 어시스트 미처녀, 파티마.
근데 아니더군요. ^o^ 으허으허허허~ (치도리 카나메풍 웃음) ♠풀메탈패닉♥
<<파티마 제3예언>>
“아 가엾어라, 법왕님. 법왕님이 층층대를 내려오시며 수많은 시체를 넘을 때, 사람들이 돌을 던지며 욕설을 내뱉었고, 법왕님은 손을 이마에 대고 울고 계셨다."
-소두무족으로 인한, 로마 가톨릭의 붕괴.
2008년 5월 현재 교황, 그 다음 교황을 마지막으로 법왕의 대가 끊김.
여러 가지 궁금한 게 많이 나오는군요. 호오.
앞서 말했던 여러 사항들.
유니트M이란 무얼까?
단계란 무얼 뜻하는 걸까?
천상계란 하늘세계인가? 우리가 알고 있던 극락, 천국을 말하나?
대체 어떤 구조로, 어떻게 생겼을까?
가는 법은 뭘까? 터미널 가서, 고속버스 표 끊어야 할까? 인터넷 예매도 되나?
궁주란 무얼까? 뭐하는 신분이었을까?
하늘신은 대체 어떻게 생기신 분이고, 어떠한 일을 하셨단 말인가?
1만2천 도통군자란 누구들일까?
천년왕국은 진짜 딱 천년만 유지되는 왕국일까? ‘천년여왕’관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일본 애니 천년여왕 ♥
아리송합니다.
우리 스펀지 프로처럼, 이 모든 것의 궁금증을 함께 캐나가 봅시다.
심봤따! ^0^/
산삼밭이야. >_< 꺄~
5. 동양 최고의 예언서 격암유록
노스트라다무스를 능가한다고 불리는 격암 남사고(1509~1571).
그가 적은 ‘변화 가능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가이드북’, 격암유록.
남사고는 임진왜란도 예언하여 맞추었답니다.
격암유록에 대해서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논픽션 판타지’죠.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한 실제무대의 판타지.
톨킨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와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석함에 있어서 일반적인 작품세계를 가진 작가는 곤란합니다. 판타지 작가로서의 시각과 분석력이 있어야겠지요. ^0^/ 음, 나나~
위에 공포의 대왕, 앙골모아 대왕 시, 파티마 3예언도 풀었잖아요. ^^;
크게 보면 9.11과 걸프전, 작게 보면 조승희와 전방 초소 총기난사, 봉천동 세 자매 피살, 화성 부녀자 연쇄 살해암매장, 안양 초등생 여아 토막살인 등.
사우스코리아에서도 여러 잔혹범죄의 원인이 된 소두무족.
그리고 국가나 사회 쪽으로 광범위하게 작용된 것이 6.25/남북분단/장기간의 남북대치 사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반도 대운하 건설, 전 세계에서 굶어죽는 자들이 나오는 식량부족과 현재 세계 각국을 요동치게 만드는 고유가 사태도 그 주범은 소두무족입니다.
가장 오랜 세월 우리를 괴롭힌 거라고 친다면 역시나 북한의 생성과 유지입니다. 소두무족은 북한을 만들고, 존속시킨 존재입니다. 현재 북한동포 아사자들 많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북한에 작용하는 소두무족을 완전소멸 시키기는데엔 장기간이 걸리니, 일시적으로 무력화 시킬 수 있는지도 알아보지요. 그럼 평화적으로 남북통일이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 *
‘나를 죽이는 것은 소두무족이다’
격암유록에서 처음 나온 문구입니다.
이것은 대체 무얼까요?
격암이 본 이 영상은 대체 무엇을 지칭하며, 어떤 원리와 역학으로 인간 세상에 작용하는 걸까…….
그래야 북한에 대한 해결법도 알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추적해봅니다.
그리고,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작용들에 대해서도, 소두무족에 심하게 오염된 환자에 대한 치료법도 알아봐야지요.
조승희와 안양 여아살해범 정씨가 대표적인 소두무족 오염 환자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사건을 당한 초등생 여아 2명의 경우에도 소두무족에 타격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결과적으론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범인 정씨는 익숙한 그것을 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소두무족. 과연 그 정체는 무얼까요?
그런데 이거 아십니까?
소두무족은, 그 피해당사자 인간이 만든 괴물.
우리네가 만든 몬스터라는 것을!
* * *
군밤파는 꿈꾸는 소년 ^~^/
그럼 우리 함께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태몽에 대해 어머니 말씀이 있었습니다.
산신령이 황소를 데리고 나타나서는 ‘잘 키우라’고 하셨다는군요.
격암유록에 보면 ‘소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라고 하지요. 십승지를 알고 그곳에 대한 이정표의 역할을 우명성이 알려준다는 내용입니다.
오호, 공교롭군요.
^^~
피식.
메롱.
까꿍.
각궁.
도리도리.
각궁과 도리도리의 원뜻은 십승지, 천부경과 같은 성격입니다.
천부경은 ‘이정표’입니다.
우리가 산행을 즐길 때, ‘태봉령 4km 남았소이다’, ‘좌측길 온목산장 1.5Km/ 우측길 맛보리밥집 700m’라는 나무 팻말과 같은 것입니다. 올바른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의 안내판입니다.
그럼 각궁과 도리도리는? ^^~
각궁은 ‘궁을(弓乙)을 깨달아라, 아가야’라는 말이며,
도리도리는 ‘유니트M 34단계(빛의 길)의 이치를 알아라’입니다.
가히, 젖먹이한테 하는 유아교육입니다. 교육열기 대단… 걍 놀게 냅두지 말입니다. 젖병 빨기에도 버거워보이는데. ^.^; 오호, 치맛바람.
‘천부인’이란 것도 유니트M 34단계에 대한 기본상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궁을은 유니트M 14단계입니다.
예전 TV오락프로 ‘가족오락관’이었던가요?
출연진들이 횡으로 서서 어떤 문구를 귓속말로 바로 옆 사람에게만 전달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건너가면서, 마지막 사람에게 사회자가 물어보면 전혀 뜬금없는 대사가 터져 나옵니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구전을 통해 전해지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문서를 옮겨 적는 이들의 주관도 들어가겠죠? 오류와 쓸데없는 첨삭은 또 얼마나 많이 생길까요?
대표적이고 유명한 게,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사람이 되고 싶으면 굴속에 들어가서 그것을 먹고 백일을 버텨라’라는 이야기입니다. 딴나라 사람들이 보면 웃을 겁니다. ^^; 우리 좀 상식적으로 살지요. 양자론이 버티고 있는 현대첨단문명시대에~
곰이 사람으로 변신할리가 있겠습니까? 물리법칙에 어긋나는데요. ^^
그때 당시 한반도로 이동해온 환웅의 무리와 토착부족인 두 부류와의 만남을 얘기합니다. 곰가죽을 걸친 부족과 호랑이 가죽을 입은 부족이었지요.
쑥과 마늘은 유니트M 1단계부터 4단계 마스터까지를 얘기하며, ‘백일’의 기간이란 그 ‘수련기간’을 말합니다.
고등학교 때 ‘한단고기’란 말을 듣고, 고등어처럼, 물고기의 일종으로 알았습니다. 으핫핫핫 ^^; 근데 그 고기가 아니더군요. 먹는 고기가 아니었습니다. ^^* 아, 부끄부끄.
어쨌거나 한단고기도 반만년 이상의 역사를 적은 것이라 그 오랜 시절이 지나도 정확하게 기재된 부분도 있습니다만, 삑사리도 아주 많습니다. 곳곳에 적는이/엮은이/가감 필사한 이들의 주관과 생각이 짬뽕되어서, 읽다보면 머리가 다 지끈지끈거립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스포츠신문에 연재된 이현세 화백의 ‘천국의 신화’에서 이미지화한 어떤 장면은 소름끼치도록 정확합니다. 까치와 엄지가 소나무 위에 있는데, ‘하늘위에 하늘이 있고, 다음 하늘 위로 올라간다’라는 내용입니다. 유니트M에겐 총34단계의 길이 있는데, 그 ‘하늘 위의 하늘들’은 15단계부터 34단계까지를 말하는 겁니다.
한단고기는 실로 무섭도록 정확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보이긴 합니다만, 지뢰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본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남사고의 ‘격암유록’은 다릅니다. 세계 각지의 고문서들에 비하면 원본내용이 비교적 잘 전승되어 내려온 케이스입니다.
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는 격암.
실제론 노스트라다무스보다 더 뛰어나고 구체적이죠.
아인슈타인이 죽을 때까지 ‘빛이란 무얼까’고민했던 것은, 그가 서양적인 사고방식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양에서 보는 빛의 본질을 캐치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해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자신의 일평생을 좌우한 ‘광양자 가설’의 핵심을 보지 못합니다.
그에게 상대성이론은 곁가지였으며, 주맥은 광양자 가설이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도 광양자 가설을 풀이하다가 지치고 힘들어서, 잠깐 기분전환겸 손댄 것입니다. 그 후 다시 광양자 가설에 또다시 도전하지요.
갖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해답을 찾을 수가 없고 지치고, 화도 나고, 버럭 소리치고 싶어 합니다. 그런 답답한 심정이 친구에게 쓴 편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광양자 가설에 대한 자신의 지친 마음을 토로.
‘친구여, 나 스스로도 믿지 못하겠다!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을 것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소두무족과 앙골모아, 신(God)을 이해하려면 이 아인슈타인도 풀지 못했던 광양자 가설의 해답이 필요합니다.
정답은 뭘까요? 아래에 있습니다.
<빛은 살아있다>
그렇습니다. 아디다스, ^^ ‘스포츠는 살아있다’라고 하지요.
그래서 구면파 현상이 일어나질 않고, 바늘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뻗어나갑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동양의 정령사상과 비슷한 핵심을 알지 못해서, 죽을 때까지 끙끙대었습니다. 이것은 음양오행의 근원적인 얘기인데, 이따가 전자의 더블슬릿 실험과 현대물질문명의 첨단을 이루어낸 양자역학을 공부해가면서 알아내보지요.
노스트라다무스도 서양적 사고방식에, 서양 사람으로서의 습성이 몸에 배어서 천상계가 보여준 영상을 서구적 양식을 묻혀서 캐치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격암 남사고 선생은 유리한 면이 큽니다.
물론 현재 우리가 보는 격암유록 서적이 원본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잘못된 부분은 무척 적어 보이네요. 각자 선별캐치해보세요. 한단고기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신명(신선)을 만난 남사고는, 스크린에 영화 보여주듯, 움직이는 미래의 동영상에 크게 놀랍니다. 우리는 바로 그것을 추적합니다.
<소두무족>은 그러한 격암유록에 실린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입니다.
자자, 우리 ^-^ 이러저러한 오류들을 양념과 소금으로 삼아 <격암유록>의 내용과 올바른 지칭을 찾아가 봅시다~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요.
잔혹한 개인대 개인 간의 범죄와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을 일으킨 ‘소두무족’의 그 진실한 정체를 말입니다.
* * *
여정이 시작됩니다. 아카시아 향기에, 산딸기 익어가는 언덕길입니다.
그곳을 황소가 머리에 꽃으로 된 화관을 쓰고 느릿느릿 걸어갑니다. 천천히 따라오실래요? 주변풍광을 눈동자에 넣으면서 오욕칠정을 느끼며 여유롭게 여행해봅시다.
빛의 길입니다.
6. 셜록 홈즈가 되자
사람을 찾는 것은 탐정이 하는 일입니다. 주어진 단서들을 수집하고 조합하여 추적하면 능히 구체적인 인물상을 그려갈 수 있습니다.
‘앙골모아 대왕’
이 인물처럼 동서양에 유명한 존재도 드물 겁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무수한 추측, 기대, 두려움, 오해를 당했지요.
격암유록에선 2000년과 2001년에 세상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리라 예언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자료들을 조합해본 결과, 사람들이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앙골모아는 유니트M을 식장한 65억의 인간들 중에서 가장 ‘자유의지/독자성’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즉, 자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앙골모아로서의 삶을 버리고,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회사원처럼 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슈퍼맨2에서 클라크 켄트는 초인적인 힘을 버리고 ‘인간’으로 살아가길 선택했습니다. 그처럼, 앙골모아도 2000년-2001년 사이에 그러한 선택을 해버렸다고 합니다.
앙골모아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책무를 저버림으로써, 동서양에 수많은 미래예언들은 몇 년씩 후퇴해버렸습니다. 예측 가이드들은 많이 빗나가고, 한국의 평화통일도 늦춰졌다고 천상계의 카더라 통신이 말했습니다. ^^;
자자, 그럼 우리를 배신한 이 괘씸한(?!^^;) 앙골모아를 동서양의 모든 자료와 천상계의 데이터를 통합해서 추적해봅시다.
우리가 잘 아는 이창호 9단.
바둑의 신동입니다.
그의 전생은 조선시대 어느 양반집 자제였습니다.
재산은 넉넉했으며, 바둑광인 부친은 전국 각지에서 바둑에 일가견이 있는 선생들을 초빙하여 아들을 사사 시켰습니다.
즉, 현재의 이창호 9단은 전생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세계 인류에게 그 행적이 드러나지 않았고, 더군다나 2000년경에 앙골모아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앙골모아의 전생을 안다면 그의 용모, 성격, 능력, 취향 등을 몽타주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양의 노스트라다무스는 그를 지칭하여 ‘앙골모아 대왕’.
동양의 격암 남사고는 ‘서(西)신’이라고 불렀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선 쇠지팡이를 지닌 홍청옥의 문양(태극마크)을 지닌 ‘만국을 다스릴 자’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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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 여자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기는 장차 쇠지팡이로 만국을 다스리실 분이었습니다.
별안간 그 아기는 하나님께로 곧 그분의 보좌로 이끌려 올라갔고
[표준새번역 요한계시록(Revelation) 12 장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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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 성령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보좌가 하나 놓여 있고, 그 보좌에 한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거기에 앉아 계신 분은 모습이 벽옥이나 홍옥과 같았습니다.
그 보좌의 둘레에는 비취옥과 같이 보이는 무지개가 있었습니다.
또 그 보좌 둘레에는 보좌 스물네 개가 있었는데,
그 보좌에는 장로 스물네 명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는
금 면류관을 쓰고 앉아 있었습니다.
[표준새번역 요한계시록(Revelation) 4장 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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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옥(碧玉)-푸른빛이 나는 고운 옥.
*홍옥(紅玉)-루비(ruby), 붉은빛을 띤 투명한 보석.
앙골모아는 노스 아저씨가 말한 대로라면 일본의 지배자입니다. 마르스, 화성. 일본국기. 군국주의. 군주에 의한 제국주의. 물고기 속에 들어있는 무기와 계획. 동양에서의 흉기. 일본열도!
격암 아저씨가 말한 대로라면 음양오행에서 금(金)에 속합니다. 서신은 금신. 동신은 목(木)신입니다. 쇠의 기운을 타고 났으니(요한계시록 쇠지팡이와 일치) 금속, 무력, 금력을 사용함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소두무족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니, 서양에서 말하는 사탄에 대항할 능력을 갖췄겠지요?
천상계에서 일본을 준비시킴에 있어서, 이 소두무족(사탄/적그리스도 etc.)의 대항마로서 준비시켰다면, 그의 출현 시기는 예수님의 사후 적당히 잡아서 서기 40년부터 1999-20년. 즉, 1979년 이전입니다.
유니트M을 정식 기동시키는 데에는 20세 이후여만 하기에 40-1979년.
하지만, 이즈음에 태어나 있어야 하니깐 1979-최소한 200=1779년 이전이어야 합니다.
사람이 천상계 행정상 환생을 하는데 있어서, 텀이 필요한데 보통 200년에서 300년입니다. 가장 빠른 것은 100년이고, 늦으면 400년.
이렇게 환생텀이 발생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론 용납돼도 인륜적으론 용납 안 될 행위가 발생할 우려 때문입니다. 자기 증손녀랑 결혼할 일 있습니까? 그래서 100년 텀은 위험하며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1만2천 최상급 신명이나 상급신명, 하늘신의 경우에나 허용될 일입니다.
진시황처럼 아주 큰 죄를 지은 자의 경우엔, 아직도 연옥에서 뺑뺑이 치고 있으니 천년, 이천년 이상의 텀도 되겠네요.
그렇다면 앙골모아의 전생은 40년-1700년 사이라 확정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니, 천상계의 신명들이 빛을 거슬러 올라가서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준비를 시켜야 겠지요.
2000년경에 앙골모아가 스스로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가려고 선택했다면, 그는 보통사람으로서의 삶에 매력을 느낀 게 분명합니다.
일본 고사기는 일본천황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 열도 곳곳에 떠도는 전승을 모아서 짜집기 한 것입니다. 가히, 이것저것 끌어 모아서 붙여서 뒤죽박죽이지요. 이 시기가 700년경입니다.
그렇다면 앙골모아의 전생은, 그리스도가 서쪽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당하는 때부터인 기원후 40년경부터 700년 사이에 나타나는 일본천황가의 시조입니다. 소두무족에 대항하는 자로서의 준비라면 말입니다.
현대 일본을 지배하려고 한다면, 그는 전생에 일본에서 특출난 왕이었어야 합니다. 일본의 원래 주인이었어야 하지요.
금의 기운을 가졌으니, 한국사에도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그 정도의 인물(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칠)의 전생이니까요.
금이란 쇠.
金 자는 피라미드.
한반도에서 쇠의 기운이 가장 강한 곳은 ‘포항’입니다. 포항 포스코, 포항 노틸러스. 철광석에서 쇠를 용융시키고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 지역이 의심스럽군요.
기운이란 ‘빛이 감각화/물질화(양자역학) 된 것’이기에 이천년 전에 하늘신의 최측근 2천의 1등급 신명인 그가 나타났었다면 그 잔향이 남아있을 겁니다. 그러하기에 제철소가 들어선 것일 테니까요.
기원후 40년 이후로 앙골모아의 전생이 출현했을 만한 곳은 포항.
소두무족과 싸울 군대(국민, 국력 모두 포함)가 일본이라면 열도는 하나의 병영입니다. 바다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선진문화를 전해주어야 하는데, 그 시기상에서 중요한 변화라면 청동기문명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는 겁니다.
금의 기운을 가진 서신이니, 아마도 앙골모아의 전생은 강철야장이었을 겁니다.
석기와 청동기를 사용하던 고대문명에서 강철검과 쇠농기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강력한 지배자 계층이 됩니다. 철에 대한 귀중한 지식을 지닌 자에겐 자연히 무리가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치우천황을 고대 중국인들이 그토록 무서워했던 것은, 철갑으로 두른 기마를 타고 철검을 사용하는 그에게 청동기를 사용하던 중국병사들은 추풍낙엽이었으니까요. 오죽했으면 그 시절 중국황제도 치우가 온다면 혼비백산 했겠습니까! 그만큼 그 시절 강철무기란 차원이 다른 물건이었습니다.
청동기문명만 있었던 신대륙 아즈텍 문명이 적은 수의 기마병 스페인군에게 무너진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또한 수양제의 4만 군대가 고구려 철갑기마병 개마무사 500인에게 패퇴하여 겨우 수천이 살아서 도망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 가히 ‘300’영화 찍는군요.
그렇다면 앙골모아의 전생은, 고대 일본에 철기 기술을 전해준 강철야장일 것입니다. 또한 군주로서 병법에도 능하겠군요. 분명 열도에 전투기록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고대 포항시 근처에 살면서, 강철기술을 익히고 바다를 건너가 일본의 왕이 되었다라.
근래에 주몽 드라마가 방영되었습니다. 거기에 보면 세발 까마귀가 나옵니다.
삼족오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지배층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왜 하필 까만 까마귀일까요? 바로 숯검뎅 때문에 그렇습니다.
청동기문명이 유지되고 있을 때, 별똥별의 운석에 들어있는 금속을 발견합니다. 그것이 철인데, 노천에 드러나는 구리 광석과는 다르게 철광석은 땅을 파 들어가야 캘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엔 철의 존재여부를 알 수 없었지요. 토기를 만드는 가마가 발전하면서 높은 고온을 낼 수 있었고, 그 열기로 운석을 녹여서 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연철로써 탄소함유량이 없어서 청동 제품보다 약했습니다.
강철로 만들려면 목탄과 함께 두들기고, 달궈야 했습니다. 당연히 옷에는 숯검뎅이 묻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당시 무슨 남대문 시장가서 5천 원짜리 작업복 대여섯 벌 사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천도 귀한 품목이니만큼 지배계급이자 강철야장이라 하더라도 작업복은 새까맸을 겁니다.
뭐, 자주 냇물에 빨아서 깨끗하게 했다손 치더라도 그 얼룩은 빠지지 않으니 피지배층(수렵, 농민, 병사들)과는 달리 굉장히 특이하게 새까만 옷을 입었을 겁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나 평상시 왕의 업무를 할 때엔 깨끗한 비단옷을 입고했겠지만, 강철물을 만들 때에는 비단옷 입고 일하면 바보죠. 작업복은 뒀다 뭐합니까? 까망노가다복. 주몽에게도 당연히 이런 옷 있었을 겁니다.
일할 땐 까만 작업복 입고 제련로의 뜨거운 열기에 철광석을 녹입니다. 주몽도 강철칼을 만들 때는 숯검뎅 얼룩 가득한 옷을 입고 만들었을 테니 까마귀 같았을 겁니다. 강철을 제조하는 비밀은 너무나 귀중하여 일반인들은 제철 현장 내부를 볼 수 없습니다. 국가적으로 관리하는 대장간에서 나오는, 까만 작업복 차림의 주몽을 볼 수 있었을 뿐.
제련로에서 쇠가 녹으면 황금빛 액체로 변하는 데 이것이 태양과 닮았습니다. 그래서 지배층은 태양과 같고, 특별한 까만 새, 삼족오로 표현됩니다. 태양 속에 삼족오가 있다는 것은, 강철 만드는 대장간 내에 지배계급들이 까만 숯검뎅 얼룩옷 입고 있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철이 용융한 도가니를 보면 이 태양 같은 황금빛 액체 속에 검정 얼룩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졌다가 합니다. 이 태양의 흑점과도 같은 것들을 삼족오로도 연상하지 않았나 합니다.
알에서 태어난 수로왕 신화에서도, 알이란 철광석이 용융해서 원형체를 유지한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김수로의 김 씨란 것은 쇠 김(金)입니다.
제철집단의 우두머리가 왕이 된다. 이것은 그 시절엔 지극히 자연스런 상황이었습니다.
일본 애니 ‘원령공주’에서도 목재로 방책을 쌓은 마을에서 제철집단이 살고 있는데 여자 수장이 지도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강철을 만들 수 있는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곧, ‘힘/포스’입니다.
강철문화를 지닌 고조선에, 공포를 가진 고대중국은 끊임없이 많은 인구를 이용해서 저글링 러쉬를 옵니다. 그걸 프로토스 고조선은 여러 차례 격퇴합니다. 청동기 저글링이야 철기 질럿 몇기로 격파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강철의 비밀이었지요. 청동기 문화에서 단숨에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중국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바글바글한 그 인구. 지속적으로 공격을 해옵니다만 번번이 격퇴당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서양 쪽에서도 강철기술을 발견합니다. 중동의 야장들이 목탄과 함께 단조하고 달구는 기법을 알아낸 것입니다. 강철은 곧 인도로 전파되고, 중국 한(漢)에게까지 흘러들어갑니다. 그렇게 열심히 병력을 철기로 바꾼 후에, 비록 전체적인 품질은 떨어졌지만(탄소함량을 조절하는 기술은 어렵습니다), 이제는 철기 저글링으로 공격을 해옵니다. 고조선은 그것도 버텨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1년 정도 견디다가 멸망하고 맙니다. 이것이 위만고조선입니다. - 협곡이나 목 좋은 언덕 위에 포톤캐논 좀 깔아놓지~ ^^;;
위만고조선이 멸망하고 난 뒤, 열국시대(列國時代)가 됩니다.
주몽 드라마처럼, 부여와 고구려. 그리고 고조선이 멸망하고 뱃길을 통해 한반도 남부로 내려가는 유민들이 정착하면서 만드는 여러 나라들.
그 유민들이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하는 곳. 바로 12가야 1사로국의 시작입니다.
<삼국사기>는 '조선유민(朝鮮遺民)이 산곡지간(山谷之間)에 거(居)하여' 신라(사로국)가 시작되었다고 전합니다. 조선유민은 마지막 위만고조선입니다. 김해에 도착한 무리는 가락국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는, 가야들의 위치가 남북으로는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에서 남해까지, 동서로는 낙동강의 서쪽에서 섬진강까지로 기록되어있습니다.
현재의 고고학적으로는 낙동강 동쪽의 부산ㆍ 양산ㆍ 창녕 등과 섬진강 서쪽의 진안ㆍ 장수ㆍ 임실ㆍ 남원 등에서도 가야문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과 유물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 말한다면 경상남도의 전역과 부산시를 중심으로, 경상북도와 전라북도의 약간의 부분을 포함하는 지역이 가야사가 전개되었던 무대였습니다. 이러한 지역들은 많은 산과 강으로 나누어진 분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각각의 분지마다 독립적인 별개의 가야가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에 알맞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지형적 조건은 6세기 중엽에 신라에 통합될 때까지, 가야의 여러 나라들이 통일된 왕국을 이루기 어려웠던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우선 가야(加耶)는 가라(加羅)에서 온 말입니다. 가라는 몽고어의 '겨레'와도 통하여 동족집단을 가리킨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주장으론, 고조선의 가림토말로 ‘산이나 들’을 가리키는 낱말이었는데, 산자락이나 들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마을'을 가리킨다는 설도 있습니다.
'마을'을 가리키는 일반명사가 ‘특정의 정치집단’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된 것이 '가라(加羅) 라고 보면 되겠네요.『삼국유사』에 나오는 김해의 가락국(駕洛國)은 '가라(加羅)의 나라'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가야의 한자표기는 加耶·伽耶·伽倻가 있는데, 加耶(신라)→伽耶(고려)→伽倻(조선)와 같이, 시대가 내려오면서 사람 인(人)변이 하나씩 더해진 것 같습니다. 현재 합천군의 가야산이나 함안군의 가야읍을 모두 伽倻로 쓰고 있는 것은 가장 늦게까지 사용되던 조선시대의 표기가 남은 것입니다.
반면에 가락국은『삼국지』에 구야국(狗邪國)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원래 뻥이 심하고, 그들 외 민족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야를 '개야'라고 발음하는 것을 보고, 중국 사람들이 개 구(狗)자를 써서 가야국을 구야국으로 표기했습니다. 원래 중국 사람들이 주변의 여러 민족명을 표기할 때는 낮춰보는 뜻에서 발음이 비슷하면서 동물의 뜻이 있는 글자를 빌어 표기했으니까요.
♠실제론, 중국인이 쓸데없는 자존심이 센 것입니다. 중국인의 선조는 바이칼에서 환웅이 백두산으로 이동할 때 중간에 탈락한 집단입니다.
백두산에 최종적으로 도착한 무리수는 3천이었습니다. 오는 와중에 각 부족이 통합된 상태의 집단이기에 필연적으로 수장다툼이 있었고, 그 경쟁에서 패한 부족이 중국의 선조입니다. 그들이 중국 땅으로 가서 정착하고 발전한 것이 이즈음의 한나라입니다.
즉, 무리의 우두머리를 노렸지만 환웅의 세력에 밀려 실패했고, 그래서 존심이 상하고 창피하고 부끄러워 ‘흥! 우리는 우리끼리 갈란다’하면서 중간에 떨어져 나간 것이 중국의 선조가 됩니다. 이 백두산으로 왔던 환웅이 청동기문명을 세계만방에 퍼트립니다. 최초의 청동기 문명이 이곳에서 유럽까지도 전해졌지요. TV다큐멘터리. ♥
삼국지엔, 김해의 구야국, 안야국(安邪國, 함안), 반로국(半路國, 고령), 불사국(不斯國, 창녕), 독로국(瀆盧國, 동래 또는 거제), 난미리미동국(難彌離彌凍國, 밀양), 고순시국(古淳是國, 창원), 고자미동국(古資彌凍國, 고성) 등의 기록이 실려 있습니다.
임나(任那)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님의 나라’ 주국(主國)에서 비롯된 단어입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란 시가 있습니다. 그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노스트라다무스에서 ‘마르스’의 지배라는 것은, 한국을 ‘님나’라고 부르는 일본이 세계를 제패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주인이 하인의 나라를 ‘님의 나라’라고 말하지 않으며, 하인의 나라에서 주군의 나라를 ‘님의 나라’라고 부르는 겁니다. 일본인이 우리 한국을 님나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주인님의 나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고대 일본을 청동기문명에서 철기문명으로 한 차원 끌어올린 왕이, 대한해협을 건너간 12가야 1사로국인 앙골모아의 전생이었습니다.
또한, 근 미래에 또다시 나타난 한국인인 앙골모아의 명에 의해 세계로 뻗어나가게 되는 일본에겐 주군의 나라인 한국은 정녕 ‘임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임나라고 불러야 하지요.
임나는 원래 가야의 여러 나라들이, 중심국이었던 김해의 가락국이나 고령의 대가야를 높여 부르던 말이었습니다. 이들은 가야의 대표 격으로서 고대의 일본과 주로 상대했기 때문에 가야를 가리키는 대명사로도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일본에 무수히 많은 신사도 가야문명을 본받은 것입니다. 일본 왕으로 나타났던 앙골모아의 전생이 있었기에, 신사와 함께 임나란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게 되지요. 180도 삑사리로 우기는 게 탈이죠. ^^;
그래서, 일본인이 우리 한국보고 ‘님나’, ‘임나’라고 부르면 좋아해야 됩니다.
“그려, 그려^^, 우리가 너희들의 주인이여~”하고 말이죠.
가장 국력이 센 것은 가락국이었습니다. 유명한 김수로왕이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가야의 시작시 소국은 그 인구가 2천명에서 3500명 선 수준이었고, 가락국과 안야국의 경우엔 2만-2만5천 정도였다고 합니다. - 삼국지의 기록.
고조선이 멸망한 후, 기원전 108년부터 서기 400년경까지는, 가락국의 국력이 사로국을 압도하였습니다. 사로국(신라)의 구원요청을 받은 광개토대왕이 5만의 보병, 기병을 이끌고 가야들로 쳐들어오기 전엔 말입니다.
가락국이 위치한 김해(金海)라는 것은 ‘금의 바다’ 즉, 철의 바다로써 쇠산지 최고의 지역이었습니다.
현재 김해에선 철이 생산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1950년대까지 조업하였다고 전하는 대동면의 상동광산은 상당히 많은 양의 철을 국가에 공납하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 생림면에는 생철리(生鐵里)-'철이 나는 마을'이라는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고, 근년까지 쇠부리(製鐵)를 업으로 했다는 노인들의 증언도 채록되어 있습니다.
3세기 후반에 편찬된『삼국지』는 가락국을 비롯한 가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황해도의 대방군에서 일본열도로 가는 바닷길의 중심에 김해의 가야국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김해, 마산, 고성 등의 가야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고대 동아시아의 중개무역항이었습니다. 김해. 창원, 고성 등의 가야고분에서 출토되는 중국과 일본의 문물은 이런 사실을 증명해 줍니다.
『삼국지』변진전을 보면 '가야에서 철(鐵)이 많이 생산되어 가깝게는 한(韓)의 여러 나라들과 멀리는 중국 군현(樂浪郡·帶方郡)과 바다 건너 일본열도까지 수출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가락국은 철을 수출하는 ‘철의 왕국’이었습니다. 현재의 포항시는 사로국입니다.
고고학에선 이 지역에서 제철에 사용되었던 송풍구(送風口)의 파편과 쇠똥(鐵滓, slag)이 출토되었습니다. 송풍구는 용광로에 바람을 불어 넣는데 사용하는 토제관이며, 강한 불에 타서 까맣게 변질되었던 모습이 확인되었고, 쇠똥은 제철할 때 나오는 쇳물의 찌꺼기가 굳은 것입니다.
가야국의 판상철부(板狀鐵斧)와 철정(鐵鋌)은 그 시절 강철의 귀함으로 말미암아 그 자체가 화폐의 기능으로써 중국과 일본 무역에서 쓰였습니다. 수입한 쪽은 이런 철편들을 가지고 무기나 농기구를 만들어 썼습니다.
『삼국지(三國志)』위서 동이전(魏書東夷傳)엔 이 수로왕 가락국에 대한 유명한 대목이 있습니다.
“나라에는 철(鐵)이 생산되는데, 한(韓), 예(濊), 왜인(倭人)들이 모두 와서 사간다. 시장에서의 모든 매매는 철로 이루어져서 마치 중국에서 돈을 쓰는 것과 같으며, 또 두 군(二郡)에도 공급하였다”
이처럼 12가야는 철의 수출에 있어서 그 영향력이 중국을 능가하여 절대적이었습니다. 이상한 면이 있지요? 고조선의 유민들이 세운나라가 이토록 융성한 이유는 뭘까요? 강철의 품질이 좋아서입니다.
그럼 왜 좋았을까요? 이미 한(중국)도 철기문명을 받아들였을 텐데, 한반도 남부에서까지 와서 철을 대량으로 사야할 정도로.
알에서 태어난 수로왕이라는 것은, 그가 제철집단의 용광로를 사용할 줄 아는 야장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도 숯검뎅 작업복을 여러 벌 갖고 있었을 겁니다. 삼족오입니다.
고조선의 철기기술을 가진 그에게, 더욱 날개를 달아준 것은 서역 인도의 강철기술을 가지고 온 왕비 허황옥입니다. 파사석탑으로 유명한 이 여인에 대한 기록은 유명합니다.
『삼국유사』에 보면 기원 48년, 7월 27일에 구간 등은 수로왕에게 왕비를 얻을 것을 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곳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이었다. 나의 배필도 역시 하늘이 명할 것이니 염려 말라.”
그런 연후, 유천간(留天干)에게 빠른 배와 말을 주어서 망산도(望山島)로 가서 기다리게 하고, 신귀간(神鬼干)에게 명하여 승점(乘岾)으로 가게 하였습니다. 이때의 김해시 중심부 남쪽은 지리적으로 바다였습니다. 현재는 평야입니다만.
그때 갑자기 한 척의 배가 서남쪽 바다로부터 붉은 돛, 붉은 기를 휘날리며 북쪽을 향해 오고 있었습니다.
유천간이 먼저 망산도 위에서 횃불을 올리니, 배 안의 사람들이 앞 다투어 육지로 내려왔습니다.
승점에 있던 신귀간이 이를 바라보고는, 대궐로 달려가서 수로왕에게 알리니 왕은 매우 기뻐했습니다. 왕은 구간을 보내어 그들을 맞이하여 대궐로 모시게 했습니다. 그러나 배 안의 허황옥은 “나는 너희들을 모르기 때문에 경솔히 따라 갈 수 없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왕은 행차하여 대궐 아래로부터 서남쪽으로 60보쯤 되는 곳에 가서, 장막을 설치하고 기다렸습니다. 허황옥도 별포(別浦) 나루터에 배를 대고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입고 있던 비단바지를 벗어서 산신에게 바쳤습니다.
허황옥은 여러 사람들(인도의 강철야장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과 보화를 가지고 행궁으로 다가가니 왕은 그녀를 맞이하여 장막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가야에 오게 된 연유를 수로왕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허황옥 : “저는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인 허황옥(許黃玉)이라고 합니다.
본국에 있을 때 부모님들께서 꿈에서 상제님을 보았는데 상제께서 ‘가라 국왕 수로 는 하늘에서 내려 보내 왕위에 오르게 했으나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으니 공주를 보내라’라고 하셔서 저를 가락국으로 떠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를 타고 떠났는데 수신의 노함으로 갈 수 없게 되어 다시 돌아가 석탑을 배에 싣고 무사히 여기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왕과 허황옥은 두 밤 한나절을 지낸 후 타고 왔던 배를 돌려보내고 대궐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수로왕비가 된 허황옥은 기원 189년 1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구지봉 동북쪽 언덕에 묻힐 때까지 왕의 곁에서 내조를 다했습니다.
백성들은 왕비를 잊지 못하여 그녀가 처음 배에서 내린 나룻가의 마을을 주포촌(主浦村)이라 하고, 비단 바지를 벗었던 산등성이를 능현(陵峴), 붉은 깃발이 들어왔던 해변을 기출변(旗出邊)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수로왕비 허황옥의 부모가 본 상제님이란 것은, 하늘신님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늘신님은 그렇게 한가하시지 않거든요. 보좌신명들이 1만2천명이나 있는데, 그런 번거로움을 하시진 않습니다. 아마도, 앙골모아의 천신계 본체와 동일 급의 신명인 김수로왕의 본체가 직접 관여한 걸로 보입니다. 즉, 김수로왕은 1등급 신명이지요.
앙골모아의 본체도 김수로왕처럼 하늘신계의 1등급 신명입니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방식에 따르면, 대천사 계열이죠. - 그럼 에바의 사도 중엔, 대(大)사도? ^^ ♠신세기 에반게리온♥
1, 2등급 신명의 총수는 1만 2천. 그들이 하늘신의 최측근입니다. 이들을 도통군자라고 부르는데, 천신계에서 각각 동양적인 모습의 궁을 가지고 있으며(궁주라는 얘기), 머리에는 백색을 띤 황금빛 금관을 쓰고 있습니다. 수로왕비의 부모님들이 본 영상은 김수로왕의 본체였을 겁니다.
즉, 고조선이 멸망하고 12가야 1사로국에 격암유록에서 말한 1만2천 신명들 중에서 몇 사람이 등장합니다.
천신계 본체에서 빛을 떼어내 유니트M을 식장하고 현신한 것입니다.
인세의 기록상으론 세 명의 행적이 적혀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인물이 김수로왕 입니다.
두 번째 인물은 석탈해.
세 번째 인물이 앙골모아의 전생 일본왕 ‘스사노오 미코토’.
세 사람은 모두 천신계 본체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허황옥이 가져온 파사석탑은 아직도 실물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삼국유사』탑상편 금관성파사석탑(金官城婆娑石塔) 조에는 파사석탑의 유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습니다.
* * *
금관성 호계사의 파사석탑은 옛날 이 읍이 금관국으로 있을 때, 시조 수로왕의 비 허황옥(許黃玉)이 후한 건무 24년 무신(戊申:48년)에 서역 아유타국에서 싣고 온 것이다. 처음에 공주가 부모의 명령을 받들어 바다를 건너 동으로 향하려 하다가 수신(水神)의 노여움으로 인해 가지 못하고 돌아가서 부왕(父王)에게 아뢰니, 부왕이 탑을 싣고 가라 했다.
♠이 부분은 아마도 그녀가 강철기술자들과 동행하지 않으니 바다가 거칠어서 출항하지 못했고, 다시금 부왕의 꿈속에 나타난 수로왕의 본체신명이 강철야장들을 동행시키고 석탑(金塔)을 싣고가라 하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
준비를 끝마치니 그제서야 순조로이 바다를 건너 금관국의 남쪽 해안에 와서 정박했다. 탑은 사면이 5층으로 그 조각은 매우 기묘하며 돌은 옅은 무늬가 있고 그 질이 좋으므로 우리나라 것이 아니다. ≪본초(本草)≫에 닭 벼슬의 피를 찍어서 시험했다는 것이 이것이다.
* * *
이와 비슷한 기록이『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김해도호부 고적 조에도 전합니다.
현재 허왕후릉 앞에는 원형을 잃어버린 채 파사석탑이라고 전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김해시 중심에 있는 호계천변에 있었던 호계사(虎溪寺)가 1873년(고종10) 폐지되자 김해부사로 있던 정현석(鄭顯奭)이 ‘이 탑은 허왕후께서 아유타국에서 가져온 것이니 왕후릉 곁에 두어야 한다’고 하여 옮긴 것이라고 전합니다.
석탑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서 사각형의 지대석 위에 높직한 굄대가 있고 여러 개의 부재를 얹고 있는데 5층탑으로 추측됩니다.
각 부재의 측면에는 다양한 조각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또 옛 기록에서 말한 것처럼 이 지방에서 나는 돌은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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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이 천상계의 부름을 받아서, 그 먼 바닷길을 뚫고 온 것은 12가야와 1사로(신라)에 서역 강철 기술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녀가 차도 함께 가져 왔습니다/중국보다도 먼저 차 도입/천상계의 대표적인 기호식품 차, 그것을 닮은 지상계의 차)
이 시기는 곧 앙골모아의 전생이 태어나기 직전인데 우선 철기문화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21대이자 마지막 환웅이 바이칼 호수에서 백두산으로 이동합니다. 이 경우에도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 그리고 미륵님(하늘신의 아바타)이 출현하는 땅에 대해 미리 가 있기 위해서입니다. 이동하는 와중에 이 무리는 여러 부족들이 합쳐진 것이기에 필연적으로 우두머리 다툼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패해서 떨어져나간 한 무리가 중국의 황제 헌원씨의 선조가 되었다고 아까 설명했습니다.
환웅이 백두산에 도착해서, 우리가 아는 데로 토착부족 중 하나였던 곰부족의 처녀와 결혼하여 단군왕검을 낳습니다. 이 사람이 현재 유명한, 호는 IJ요 이름은 LSH입니다. 왕검이 유니트M을 재식장한 것이지요. 인간말로 치면 환생입니다.
이때가 단군조선으로 청동기문명을 세계에 전파시킵니다. 서역과 유럽으로 간 청동문명은 백두산에 정착한 단군조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왕검의 현생은, 대한민국사람이라면 다 어지간히 알 정도로 이미 매스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앙골모아는 다릅니다. 전혀 매스컴에 정보가 없습니다. 즉, 당사자 스스로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걸까요?
단군왕검(언비리커리 케이블 끊어짐/유니트M 18단계에서 멈춤)은
일본 열도와 한반도, 만주, 중국의 동부지역을
삼한관경지도라는 이름으로 3개의 조선(삼조선, 三朝鮮)이 다스리게 합니다.
한반도와 탐라, 우산국, 일본열도는 마조선.
만주땅 지역은 진조선.
중국동부지역과 요동지방은 번조선.
이렇게 3개의 조선(마조선, 진조선, 번조선)이 다스렸습니다.
삼조선(三朝鮮)은 후에 (마조선 진조선 번조선)→(마한 진한 번한)삼한(三韓)으로 바뀝니다. 그 이름들이 널리 알려져, 우리가 강원도지방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마한지방, 진한지방, 번한지방으로 불리게 됩니다.
고조선이 그동안은 철기문명으로 고대중국의 침입을 격퇴합니다만, 서역에서부터 불안의 조심이 보입니다. 바로 고조선 외에 강철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 것입니다.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고조선은 이제 서서히 위기에 노출됩니다.
철은 구리나 주석과는 달리 사철(砂鐵)/ 운철(隕鐵: 隕石)/ 광석의 형태로서 지표상 도처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최초로 사용되었던 것은 별똥별이 떨어진 운석, 바로 운철입니다.
이집트 제4왕조나 오스만 튀르크의 아라자 유구(遺丘:청동기시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운철을 사용한 장신구, 드물게 보이는 단검류는 BC 3000년대 이래 제작되기는 하였으나 소량이었습니다.
고온의 노(爐)가 없었던 것과 원료의 양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량생산은 불가능했고, 또 가격도 황금의 몇 배 이상 되는 귀금속이었습니다. 또 철광을 제련하여 얻은 괴철(塊鐵)에서 소량의 연철(鍊鐵)을 얻었으나 연철은 약해서 청동보다도 사용가치가 뒤졌습니다.
그 후 목탄(木炭)과 접촉시키면서 가열하고 작은 망치로 두드리면서 탄소와 화합시켜 강인한 철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이 기술은 BC 15세기경 아르메니아 지역과 소아시아 서부지역에서 개발되어 미타니 인(人)과 히타이트인(人)에게 전해졌고, BC 13세기경에는 당시 진행 중이던 민족이동 경로를 따라 각지에 보급됩니다.
강철은 무기/농구의 재료로 청동보다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어서(지구상 매장량이 많음), 이 기술이 전파된 곳에서는 도처에서 철기시대가 열렸습니다. 즉 메소포타미아에는 BC 13세기, 이집트에는 BC 12세기, 인도에는 BC 10세기경에 보급되어 철주(鐵柱)가 제작되었고, BC 9세기경에는 이탈리아에서도 초기 철기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인도에 보급된 강철문명은, 곧 고대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그때까지 강철기병을 거느린 치우천황에게 공포스런 감정을 갖고 있던 한나라는 빠르게 서역의 철기로 재무장 합니다. 청동발톱의 저글링들이 이제는 강철저글링으로 공격력 업(UP)이 된 것입니다. 이제 고조선의 프로토스로서의 우위는 사라져 갑니다.
중국은 인도로부터 들어온 서역의 철기테크닉을 익혀서 전국시대(戰國時代)인 BC 4세기 초부터 이기(利器), 특히 무기가 철로 제작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한(前漢)시대에는 보편화되었습니다.
곧 한漢나라는 한 번 더 저글렁 러쉬를 시도합니다. 이번엔 역시나 같은 철기였기에 프로토스 고조선도 힘겨워합니다. 품질은 여전히 고조선 쪽이 월등했지만, 질보단 양이죠.
♠1대의 이족보행 모빌슈츠보단, 15대의 전차 쪽이 더 신뢰가 갑니다. ^^; 안정적 운영도 가능하고. 분산방어력이 됩니다. 전투초반부터 모빌슈츠 다리 한쪽 파괴되면 우찌하란 말입니까~♥
질럿이 한기한기 격파당하면서, 고조선은 멸망의 조짐이 보입니다. 1년 전쟁 이후(건담이냐? ^-^;) 국력이 쇠퇴한 고조선은 끝장이 나고(BC 238년), 열국으로 분열됩니다.
최씨낙랑국
남쪽의 삼한
부여(북부여, 동부여)
한사군
동예
옥저
비류국, 황룡국, 고리국, 개마국 같은 소국들도 등장합니다.
이 나라들 중, 열국분열시대를 대표하는 나라는 최씨낙랑국, 남삼한, 북부여, 동옥저입니다.
부여와 최씨낙랑국 동예 옥저는 후에 고구려에게 점령되고(드라마 주몽입니다), 남삼한은 백제 12가야 1사로국(신라)으로 발전합니다.
열국분열시대가 끝난 후에는 고구려, 신라, 가야, 백제가 사국시대(四國時代)를 맞이하게 됩니다.
고조선이 멸망하면서, 철기문명을 가진 지배층이 유민을 거느리고 한반도 남부로 이동합니다. 이곳에 있던 청동기문명인 부족국가들을 흡수하여 12가야를 만듭니다. 포항 쪽으로 간 유민들은 사로국(신라)이 세웁니다. 신라가 약했던 걸 보면 김해 가락국의 수로왕의 철기기술이 가장 뛰어났고, 사로국 쪽은 제철력이 떨어졌던 걸로 보입니다.
이 시기에 인도의 서역강철 기술이 뱃길을 타고 김수로왕에게 흡수됩니다. 바로 허황옥이었지요.
총몽에 보면 다마스커스 강철이 나옵니다.
고조선의 강철기술에 서역의 강철기술이 합쳐졌으니 그 품질은 가히 최강이었습니다. 가야국의 철을 중국과 일본에서 앞 다투어 사갔습니다.
가야의 힘이 실로 막강하여 400년경엔 신라의 구원을 위해,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5만의 대군을 이끌고 가야를 쳐들어온다고 했습니다.
고구려는 고분벽화에서 보다시피 중무장 철갑기병을 볼 수 있는데 가야도 중무장 철갑기병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그들의 철제투구, 갑주, 마구 등의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수준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수양제와 500 영화 찍은 개마무사보다도 더욱 강한, 중갑기병입니다. 가야가 보유한 기마병은 세계 최강의 철갑기병이었습니다. 그러니 광개토대왕의 5만 대군도 물리쳤지요.
고구려의 철갑기병이 질럿이라면, 가야 철기병은 닥템(다크템플러)입니다. 그리고 대규모 기병을 운용하기 힘든 분지형 지형에서의 격돌이었기에 숫자가 적었던 가야 쪽도 싸울 만 했지요. 고구려는 꽤나 쓴맛을 봅니다. 물론 절대적 병력 열세가 있었던 가야 쪽도 손실은 컸습니다.
고대 중국 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서 삼한을 차지 못한 이유도, 전쟁으로 입은 타격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고조선 측에 비하면 병사들을 무장시킨 철의 품질은 안 좋았고, 그래서 물량전으로 밀고나갔습니다만, 승리 후 결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조선 유민들이 세운 나라 12가야에 대해선 유화정책을 폅니다. 더 이상 무력으로 붙어봤자 이로울 점이 없다는 것(나라의 국력소모)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냥, 무역정책을 통해 고품질의 철괴를 사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야장을 자국으로 흡수하려고 시도합니다. 아주 적은 수의 강철야장들이 중국으로 건너가서 지배층에 편입됩니다.
313년에 고구려는 서북한에서 중국을 내쫓았습니다. 한과 유대관계로서 연결되어있던 가야국들로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고구려는 그 얼마 후, 신라의 구원요청을 받습니다. 가야와 주국인 가야를 돕는 일부 왜의 연합군에게 위기를 당한 것입니다. 이 시기 일본열도는 중앙집권적인 국가는 나타나지 않고 여러 개의 소국들로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가야를 임나로서 섬기는 일본소국들이 가야와 함께 신라를 침략하게 된 것입니다.
서기 400년 경 광개토대왕도 5만의 병력으로 12가야를 쳐들어옵니다. 고구려는 ‘임나가라’(김해, 고령)의 성을 빼앗고, ‘안라(함안)군’을 격파했습니다. 이제 남부의 가야는 쇠약해집니다. 광개토대왕 쪽도 한(漢)과 마찬가지로 그의 정예 병사들을 소모시켰습니다. 그래서 끝장을 내지를 못했습니다. 방어한 가야측도 동일합니다. 가야 쪽은 그 당시 최고품질의 동서양기술 총아로 무장시켰다하지만 귀중한 무사들의 사망이나 부상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철기는 다시 제작해서 보충된다 하더라도, 바로바로 메꿀수 없는 인적 자원의 손실은 국력선 큰 후유증입니다. 12가야는 이렇게 일부는 망하고, 나머지는 서서히 약해져갑니다. 이제는 좌우로 있는 백제와 신라의 힘에 짓눌리지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질럿을 능가했던, 가야의 다크템플러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져갔습니다.
12가야와 1사로국.
이 배경이 바로 앙골모아 대왕의 전생이 태어날 직전이었습니다.
격암유록에서 서신, 금신(쇠기운의 신명/철신)이라고 불리는 앙골모아. 노스트라다무스의 또다른 예언시에선 ‘빛을 잃은 달의 형제’, ‘상처입은 자로서 철빛을 띈 자’라고 했습니다. 그의 전생 또한 쇠기운에 얽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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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깊은 어둠 속에서 빛을 잃고,
그 형제는 철 빛을 띠게 되리라:
오랫동안 암흑 속에 감추어진 위대한 것은
따스한 철이 피어린 상처 속에 있으리라.
<백시선 I> 4행시 84.
(2006년 머리를 나부끼는 별 맥노트 혜성과 함께, 앙골모아의 각성[6단계 마스터]에 도달하여 지상의 신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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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이 오고 난후, 얼마 뒤에 상제님의 부름을 받고 동으로 배를 타고 떠난 공주를 따라 갈 결심을 굳힌 인도의 제철집단이 생깁니다.
‘동쪽 가락국은 대체 뭣하는 나라인가?’
호기심과 어떤 문화를 지닌 나라인지 알고 싶어 하는 자들이었습니다. 마침, 만들어진 철기들을 무역을 통해 팔아야 했기에 중국을 거쳐서 가락국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들이 바로 석탈해 무리이며, 한반도 지금의 포항에 태어나게 되는 앙골모아의 전생에 큰 영향을 주는 제철집단입니다.
타밀어로 ‘석탈해’라는 것은 대장장이 우두머리입니다.
석탈해는 자신이 “숯과 숫돌을 사용하는 대장장이 집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석탈해의 성(姓)인 ‘석(Sok)’은 당시 타밀어로 ‘대장장이’를 뜻하는 ‘석갈린감(Sokalingam)’의 줄인 말로 성과 집안 직업이 그대로 일치합니다. ‘석갈린감’, ‘석’, ‘석가(Soka)’등은 영어의 Blacksmith, Goldsmith나 Smith처럼 대장장이 집안의 이름으로 통용됐으며 지금도 타밀인의 남자이름에 남아 있습니다. 영어의 블랙스미스는 숯검뎅이 얼룩의 옷을 표현합니다. 서양 쪽에서도 철에 탄소를 흡수시켜야 하기에 목탄검뎅이 옷에 묻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바로 주몽의 작업복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제철집단이기에 상류층이며, 지배층에 속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로국으로 온 석탈해는 자신이 왕자라고 했습니다.
탈해(Talhe)’는 타밀어로 ‘머리, 우두머리, 꼭대기’를 의미하는 ‘탈에(Tale)’나 ‘탈아이(Talai)’와 거의 일치합니다. 또한 석탈해는 ‘대장간 도구’를 ‘단야구’(鍛冶具)라고 불렀는데 당시 타밀어의 단야구(Dhanyaku)와 그 발음 및 뜻이 완전히 일치합니다.
가야 초대 왕비 허왕후(許王侯·서기 32~189년)의 고향 아유타(阿喩陀)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의 아요디야 쿠빰(Ayodhya Kuppam)으로 보입니다.
석탈해는 같은 인도사람으로 사로국의 4대왕이 됩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석탈해의 출신국은 다파나국(多婆那國) 또는 용성국(龍城國)이라고 합니다. 이 지명을 추적해보지요.
다파나는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타밀어로 태양을 뜻하는 다파나(Tapana) 또는 다파난(Tapanan)과 일치합니다.
‘다파나국’, 즉 ‘태양국(太陽國)’은 당시 타밀인 나라, 촐라 왕국의 별명입니다.
이 시기의 킹덤 촐라(Chola Kingdom)가 속한 인도 남부지역은 당대 세계 최고 품질인 우츠(Wootz)강철의 원산지인 철의 선진국으로 동서양에 철을 수출하던 ‘철의 실크로드’중심지였습니다.
캄보디아의 푸난 (Funan 扶南, 서기 1~6세기) 왕국 및 베트남의 참파(Champa 占婆, 서기 2~17세기) 왕국 등 철기를 사용하는 동남아 힌두교 왕국의 유물과 유적에서 당시 타밀인 들의 활발한 해외진출 증거가 고고역사학적으로 드러나고 있음과 일치합니다.
삼국유사에서 말하는 석탈해의 고향, 용성국(龍城國)의 용성(龍城)은, 당시 촐라 왕국의 도시 가운데 대장간과 철기제작으로 잘 알려진 항구도시 나가파티남(Nagappattinam)을 말합니다.
타밀어로 나가(Naga)는 본래 ‘코브라’를 뜻하지만 힌두교도에겐 코브라가 용으로 전화되어 숭배대상이 됐기 때문에 ‘용’으로도 불립니다. 파티남(pattinam)은 ‘도시’를 뜻해 ‘나가파티남’은 ‘용성’(City of Dragon-영화제목이냐? ^^)을 의미합니다.
즉, 신라4대왕이 되는 석탈해는 촐라왕국의 나가파티남에 위치한 제철집단 중 한 무리였습니다. 나가파티남엔 대장장이를 뜻하는 ‘석’(‘석갈린감’의 줄인 말)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대거 거주했습니다. 동시에 그곳은 타밀인의 해외 진출 전진기지였던 만큼 대장장이 가문인 석탈해의 무리가 이곳에서 허황옥 공주의 이야기를 따라 동아시아를 향해 떠났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어쨌든 동쪽 해 뜨는 나라로 간 공주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낀 석탈해 집단은 철기도 팔아볼겸 무역을 겸해서 그녀의 전설을 따라 동쪽으로 해상 길을 떠납니다.
‘상제님의 명령을 받고 공주를 알지도 못하는 동쪽의 이국나라로 보내다니, 다들 제정신인가?’
석탈해 제철집단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과 중국 남부지역 등을 거쳐 타이완(臺灣) 위쪽에 흐르는 흑조(黑潮,쿠로시오)난류를 타고 일본에까지 도착합니다.
다분히 처음엔 이 사기성이 농후한 공주 원정시집에 대해서 불신감을 품고 있었는데 중국을 거쳐서 일본에 도착하여서 한반도 남부에 위치한 가야국들에 대해 듣게 됩니다.
‘설마…’
이 시기의 일본열도는 삼한의 유민들이 건너와서 갈대밭을 개척하고 개간하며 농사도 지었고 멸망한 고조선, 고구려 유민들도 들어와서 부족들의 소국이 많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원령공주의 그런 목책 두른 마을의 부족국가? ^^
1세기 후반 저술된 ‘한서(漢書)’지리지에 따르면 기원전 현재의 규슈지역을 중심으로 “왜에는 100여 개의 소국이 있으며 통역관에 의해 한(漢)나라와 의사소통이 되는 곳이 30나라”라고 하였습니다.
다시금 일본열도를 출발한 석탈해 무리는 가락국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미 고조선의 철기술과 허황옥이 데려온 강철장인의 기술을 융합시킨 수로왕의 제철집단세력에 견제를 당합니다. 그래서 가락국엔 정착하지 못하고 배를 타고 포항시 쪽 사로국으로 이동합니다.
포항시의 위치는 옛 사로국(신라)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를 연해주를 할퀴는 범의 형상으로 본다면 꼬리에 해당됩니다.
허왕후가 파사석탑과 함께 데려온 철기장인 몇과는 달리 석탈해집단은 그 자체가 제철집단이어서 사람이 많았습니다.
수로세력은 그런 외부에서 온 인도 삼족오(제철) 집단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견제했을 겁니다. 이때 당시의 제철집단이라는 것은, 곧 지배층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요. 그래서 밀려난 석탈해집단은 어쩔 수 없이 배를 타고, 약한 나라인 사로국으로 이동합니다. 호미 곶을 건너 아진포로 도착합니다. 이곳이 현재의 영일만입니다.
< 석탈해 설화 >
신라 남해왕 때 가락국 앞바다에 배 한 척이 와 닿았다. 수로왕(首露王)이 신하와 백성들을 이끌고 북을 치며 맞이하려 하였더니, 배는 곧 달아나 버렸다. 그리고 배는 신라 동쪽 아진포 앞바다에 닿았다. - 호미 곶으로 보입니다.
갯가에 사는 한 노파가, 바닷가에 있는 어떤 배 위에 난데없는 까치들이 모여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그 곳으로 가 보니 배 안에 궤 하나가 놓여 있었다. 노파가 궤를 열어 보니, 단정하게 생긴 한 남자 아이가 노비들과 함께 들어 있었다. 노파는 그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까치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야장들이 숯검뎅이 얼룩의 검은 옷들을 입고 있었기에 특이하게 보았을 것입니다. 제철집단 무리를 의미합니다.
아이는 동해 용왕의 아들이었다. - 용성국. 촐라 왕국의 나가파티남(시티 오브 드래곤).
용성국 왕이 적녀국 공주를 맞아 7년 만에 큰 알을 하나 낳았는데
사람이 알을 낳은 것은 불길한 조짐이라 여겨 알을 버리게 하였다.
- 왕위 세력다툼에 밀려난 왕자의 세력이 아닐까 하는 가설도 있습니다.
그 알에서 나온 사람이 석탈해다.
- 주몽, 수로왕, 박혁거세 등 지배자들은 모두 알에서의 탄강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달걀노른자에서 태어났다고 우기는 거죠. ^^;
야철 도가니 속의 황금빛을 띤 용융된 쇳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석탈해도 마찬가지로 제철집단의 우두머리로서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네요.
역사학자들도 석탈해가 철을 다루는 기술을 가진 집단 출신이라고 합니다.
철기를 바탕으로 한 무력을 발판 삼아 신라의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석탈해는 자신이 갖고 있던 보석들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이를 들은 신라의 남해왕(신라 제 2 대왕 박혁거세와 알영부인의 아들)이 사위로 삼았고 훗날 신라 제 4대 탈해왕이 되었다.
<다른 쪽 설화로선, >
배는 신라 동쪽 "아진포"에 닿았으며 "아진의선"이란 노파에 의해 발견되었다.
(아진포는 영일만-포항시 옆으로 돌출된 호미곶 안)
"아진의선"을 어머니로 모시고 자랐으면 키는 9척에 기풍은 당당했으며
지혜로웠다 전한다.
탈해는 토함산에 올라 서라벌 도성의 명당 터를 발견하였는데 그 곳에는 이미 호공(瓠公)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탈해는 그 집을 기어이 차지하기 위하여 꾀를 내었다. 즉, 그는 호공의 집 곁에다 몰래 숫돌과 숯부스러기를 묻어 두고 호공을 찾아가 이 집은 자기 조상이 살던 집이라며 우기며 비켜 달라고 하였다. - ^0^ 뻔뻔하다.
호공과 탈해는 서로 자기 집이라 주장하여 관가에다 판결을 부탁하였다.
관가에서 탈해는,
"우리 집은 원래 대장장이였는데, 얼마 동안 이웃 마을에 나가 있다 돌아와 보니 저 사람이 차지해 살고 있는 겁니다. 그 집 둘레의 땅을 파헤쳐 보면 아실 거예요."
관원이 탈해의 말에 따라 호공의 집 둘레를 파헤쳐 보았다. 과연 숫돌과 숯부스러기가 나와 그 곳이 지난날 대장간 터로 보였다. 마침내 탈해는 호공의 집을 차지하고 살게 되었다.
남해왕은 탈해가 지략가(智略家)임을 알고서 맏공주를 시집보내어 그를 사위로 맞았다. 뒷날 그는 신라의 왕위에까지 올랐다.
- 이 부분의 집 차지 설화에 대해서, 사로국에 있던 기존의 제철집단과 탈해가 데리고 온 제철집단이 서로 간에 충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힘겨루기를 하여, 탈해쪽이 이긴 것을 우화적인 설화로 변했으리라 보입니다.
가락국에선 수로제철집단에 패하였지만,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신라쪽 제철집단에겐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겁니다. 소규모로 운용되던 신라제철집단으로선 기술과 규모면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려웠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호공에 대해선 석탈해와 같은 타밀인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호공이란 사람은 그 족속과 성을 자세히 모른다. 본래 왜인으로 박을 허리에 차고 바다를 건너온 까닭에 호공이라고 일컫는다.”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는 호공에 대한 최초의 장면이자 그의 정체에 대한 설명의 전부인데, 박을 허리에 차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이란 인도나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타밀인은 기원전부터 뜨거운 날씨 때문에 목을 축이기 위해 허리에 표주박을 차고 다니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허황옥과 함께 온 철기기술자 중 한명으로, 사로국 여인과 결혼한 후에 포항 쪽으로 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를 바다 건너엔 왜밖에 없다고 알고 있던 그 지방 사람들이 인도가 아니라 열도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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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섬♥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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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리도리와 까꿍의 연원에 대해 설명해드렸을 겁니다.
석탈해 설화는 계집아이들이 가끔 부르는 이 노래, ‘두껍아~’노래에 담겨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강철야장은 삼족오(세발 까마귀), 그리고 금와(쇠두꺼비)로 불렸습니다. 드라마 주몽에서도 유화부인을 안 놓아주는 금와왕이 있었지요?
제철집단의 수장이 곧 왕이 되는 그 시기에 있어서 쇳덩어리, 철괴는 귀중한 물품이었습니다. 초기엔 금보다도 더 비쌌습니다. 철덩어리는 두꺼비를 연상시킵니다.
석탈해와 기존제철세력인 호공이 서로 맞붙은 것이 위 설화로 와전되었고, 집싸움에 대해서의 내용이 오늘날의 이런 노래로 잔향이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앙골모아의 전생 영향 때문에, 현대한국 포항에 제철소가 세워졌다면, 동일한 1등급 신명인 석탈해의 경우에도 그 빛의 영향이 남아있을 겁니다. 그것이 위와 같은 두꺼비 노래입니다.
현존하는 석탈해 왕릉에서도 신비로운 일이 일어나는데, 바로 나무들이 왕릉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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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탈해 왕릉이 있는 뒷산은 북쪽 소금강산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백률사 절에서 동쪽으로 200미터 옆에 표암(瓢岩)근처에 있습니다. 원형봉토분으로 산기슭에 아담합니다. 신라 4대왕이며. 재위 중 가야와 황산진구에서 싸웠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습니다.
석씨 계 최초의 왕입니다. 삼국사기 기록에 원래 성 북쪽 양정구(壤井丘)에 묻었다고 하였으나, 오직 城의 북쪽이라 한 점 만이 현 위치와 비슷합니다.
조선 광무 2년 1898년 월성 안에 세웠던 숭신전을, 이 능이 석탈해 릉이라고 정해지자 최근 이곳으로 옮겨지었습니다. 숭신전은 탈해왕의 제향을 받드는 제전입니다.
이 릉 주위엔 노송들이 높이 솟아, 우선 찾는 이들을 압도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왕릉 주위 소나무 숲 가지들이, 꼭 탈해왕릉을 향해 굽어져 절을 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연들을 접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꼭 이 곳에 와서 자세히 살펴보면 그 점을 수긍할 수 있을 겁니다.
왕릉 주변 사방 소나무들 가지들은, 꼭 릉 쪽으로 가지를 뻗고, 소나무의 푸른 가지 얼굴로 미풍에 절하는 듯 살랑거립니다. 탈해왕은 사후에도 이렇듯 여러 노송들을 신하로써 거느리며 절을 받고 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아예 동쪽 소나무 가지는, 잔디 위로 가지를 늘어뜨리며 큰절을 하고 있습니다.
약간 주변에서 떨어진 소나무는, 서남쪽 해를 향해 일제히 자라고 있어, 릉 주변 소나무와 방향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불가능한 조화가 펼쳐지고 있어 차라리 신비함이라고 표현함이 옳을 듯합니다.
경주에 오실 기회가 있을 시, 이곳에 들리어 노송과 탈해왕릉을 함께 감상하시는 편이 좋으실 겁니다. 2천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신라 왕 기운이 넘치는 이곳에 서서 氣기를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 정광산인 글돋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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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M 6단계 마스터면 ‘지상의 신명’이라고 합니다. 즉 가까이에 유니트를 식장하지 않은 천상계의 신명이 있어도 그 기척을 느낄 수 있지요. 그래서 조금 놀랄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어제 저녁 도장 수련실에서, 제 왼쪽 어깨를 짚으니… ‘웃, 왜이래?’했지요. 갑자기 왠 친한 척? ^^ 으흐흐 흐흐.
석탈해의 기(氣)는 빛을 의미하고,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도 탈해왕이 사로국(신라)에 온 후 그 기운의 영향이 천년고도 경주에 잔잔히 남아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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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 어깨를 만진 신명이 유니트S를 식장했을 때가, 인류가 말하는 아틀란티스인 입니다. 나디아를 보면 레드노아 방주에 누워있는 거인 나오지요? 인간을 만들기 위해 처음엔 어설퍼서 큰 몸체였다고.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전시된 세계미스터리 고고학 유물전에 여러 오파츠들이 디스 되었습니다. 보신 분들 꽤나 되실 겁니다. 아시아 최초로 2008년 1월 1일 - 2008년 6월 15일까지 한국에서 열리지요.
‘투덜투덜, 입장료가 비짰쪄~’
‘레이싱걸 구지성양의 설명을 듣지 못해서 실망했쪄~’ -0-/
‘예쁜 레이싱걸들 나레이터로 마니 좀 섭외해라, 해라!’ ^^/
일부 남자관람객들의 불만사항은 옆에 접어두고, ^^;;
전시물품에 집중해보지요.
3억5천만 년 전 멸종한 삼엽충을 밟은 신발자국.
석회암 속에서 발견된 1억4천만 년 전 공룡시대의 유물로 밝혀진 텍사스 쇠망치.
-인류 역사상 가장 기이한 유물에 속하는 것으로 1934년 6월 미국 런던텍사스에서 발견.
인류는 수백만 년 전의 유인원류로부터 진화하였다는 진화론에 비추어 볼 때 있을 수 없는 유물
에콰도르에서 출토된 거인의 이빨은, 유니트S가 유용될 당시 7.5m에 달하는 직립보행이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생명의 미스터리 주제관에 전시된 ‘화석화된 손들’은 1억~1억 3천만년 사이의 지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진화론에 따르면 5~7백만 년 전에 비로소 원숭이와 인간의 길이 갈라졌기에 현대인류에겐 이해불능의 오파츠(out of place artifacts)이지요.
공룡시대의 손가락 화석.
4억 년 전 인간의 손바닥 자국 화석.
텍사스의 파럭시 강의 강바닥에서 디노사우르스 공룡의 발자국과 함께 찍힌 인간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던 점. 이것은 발자국이 발견될 때부터 큰 논쟁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3개의 발가락이 있는 디노사우루스 공룡의 발자국과 인간의 발자국이 한곳에 있다는 것은 전통적인 지질학자들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입소문에 의하면 N2폭뢰로 파괴한 대서양 에어리어쪽 섬에선, 유니트S를 식장한 거인 아틀란티스인 이 공룡들에게 고삐를 매고 타고 다녔다네요. ㅡ.ㅡ 타조냐?! (아틀란티스의 적용범위는 지구 전체 환경육성입니다/유니트M 창조 전의 무대 마련)
세계 도처에 깔아둔 그 육중한 공룡들의 역할이 땅다지기용 생체 중장비(불도저, 포크레인, 쿵쾅트럭)였다고 하니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신명의 세계입니다. 그때 당시 땅이 좀 푸석푸석했나봐용? ^^ 그랜드캐년처럼 말이죠. 찰지고 기름진 옥토 만들기.
고고학적 유물들로 추적해보면 초기 신명들이 식장한 유니트S 1.0버젼은 무척 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공룡 카우보이들 ㅡ.ㅡ;;
‘고생물학이나 고고학적으로 그 시대에 존재할 수 없었던 유물’이라는 오파츠도 실제론 이렇듯 신명문명인 아틀란티스(고조선 이전)의 잔재이기에 미스테리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런 신명들이 이제는 유니트M을 식장한 것이, 김수로왕과 석탈해 왕입니다. 오늘날에도 무지 국내에 많은 김해 김씨의 조상 김수로왕 +_+;; 서울 남산에서 돌 던지면 대부분 ‘김’씨가 맞는 데죠? 하하하하. 우리가 역사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신명의 정체입니다.
지금 당신의 집 창문너머로 보이는, 저 옆집 아가씨가 신명일지도 ^^~
자, 그럼 머리 좀 식히셨지요? ^~^ 다시 돌입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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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8년. 신라 2대 남해(南解)의 사위가 된 석탈해는 2년 뒤 국무총리격인 대보(大輔)라는 중책을 맡게 됩니다. ‘대보’는 남자 신 데반(Devan) 및 여자 신 데비(Devi)에서 온 말입니다. 타밀어에서 “신의 다음 자리, 막강한 사람” 즉,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입니다.
제 3대 유리왕(儒理王)이 죽어, 서기 57년 석탈해가 왕위에 오르자 같은 타밀출신인 호공(瓠公)을 대보로 발탁합니다. 이 부분을 보면 설화에 나오는 집싸움을 했던 호공도 강철야장 출신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석탈해가 한반도에 처음으로 도입한 동물의 뼈로 만든 술잔인 각배(角杯)가 이때 등장합니다. 고구려나 백제에는 발견되지 않고 오직 신라와 가야지역에서만 발굴되고 있다는 사실은 허왕후의 무리와 석탈해 집단이 12가야 1사로국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
석탈해의 최초 근거지는 아마 토함산 지역과 호공에게서 빼앗았다고 전해지는 월성 부근이었을 것입니다.
영일만 포구를 통해서 사로 땅에 접근한 탈해는 토함산에 올라가 사로국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삼국유사에는 토함산에 올라가 그곳에 돌무덤을 만들고 이렛 동안 머물렀다고 합니다. 가락국에서 쓴맛을 본적이 있는 그로선, 사로국에 도착해선 신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석탈해는 사로국의 백성들이 서라벌에 일찍 터전을 잡고 있을 때 비록 외국인이었지만 제철집단이라는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지배층에 군림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철칼, 철제 농기구 등 인도 남부의 강력한 선진 철기제작능력을 갖춘 그의 집단은 사로국의 토착세력과 맞서 능히 왕권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석탈해가 지닌 제철집단의 위력은, 제 2대왕 남해(南解) 차차웅(次次雄)의 후임 자리를 놓고, 노례(努禮) 왕자가 장자 상속의 기득권을 포기할 정도였습니다. 노례왕자는 매부인 석탈해에게 왕위를 양보했습니다.
석탈해의 제안에 의하여 석씨가 왕권을 이은 유리왕(儒理王)부터 왕의 호칭을 니사금(尼師今)이라고 했습니다. ‘니사, 이사’는 “최고”의 뜻이고, ‘금’은 일본말로 가미“神”라하며 한국말에도 신을 ‘검’혹은 ‘거무’라고도 합니다. 이 니사금(Nisagum)은 타밀어로 “대왕”또는 “황제”를 뜻합니다.
그리고 석탈해는 스스로를 다파나국의 함달파(含達婆)왕의 왕자라고 했는데, 함달은 함달파가 줄여진 말로 ‘함달’은 타밀인 들이 숭배하는 신 한다파(Handappa)를 말합니다. 줄여서 한단(Handan)이라고 합니다. 한다파는 힌두교 삼대 신의 하나인 시바(Shiva)의 둘째 아들 이름으로 타밀 사람들이 으뜸으로 섬기는 신인지라 남성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탈해라는 이름은 몽골어 /타르한/ “야장왕”, /달하치/ “軍主”와도 일치합니다.
이처럼 신라 제 4대왕 석탈해는 인도의 남방 타밀 지역에서, 오늘날의 감포 즉 옛 아진포로 항해하여 서라벌에 이주한 후, 선진 철기문화의 위력을 가지고 왕위에까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자자, 그렇다면 이런 배경이 되는 포항시, 영일만은 동서양의 철기문명이 융합을 이루어졌습니다. 고조선의 철기문화와 서양에서 발전된 강철 문명이 하나로 합친 곳이 가락국과 사로국이었지요.
일본의 신사는 가야문화입니다. ^^ 즉, 가락국과 사로국의 영향입니다. 그렇다면 앙골모아의 전생은 이 두 나라 중에 있겠군요.
2부. 강철야장 연오랑
아진포.
영일만이라고 부르며 오늘날의 포항시입니다. 이 영일만의 끝부분을 보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미곶이 있습니다. 밭을 가는 호미가 아니라, 호랑이 꼬리의 호미입니다.
고산자 김정호는 이곳을 일곱 번이나 답사한 뒤,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소두무족을 알려주는 격암 남사고는 '산수비경'에서, 이 호미 곶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 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며 천하의 명당이라 하였습니다.
호랑이는 꼬리의 힘으로 달리며 꼬리로 무리를 지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미는 국운상승과 국태민안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개벽년도 88년 올림픽 마스코트가 호돌이인 이유도 그럴지도 ^^.
일제는 이곳 호미 곶에 쇠말뚝을 박아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으려고 했습니다.
해마다 1월1일 새벽이면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으며, 심지어는 전날 밤부터 사람들이 모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일만의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합니다.
포항에서 호미 곶을 돌아 구룡포에 이르는 해안도로.
이곳은 적당한 굴곡이 있으며,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품에 안을 수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환상의 코스라 불립니다.
해안의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파도.
고글 쓰고 글라이딩 하는 갈매기.
진 청색물감 바다의 상쾌한 바닷바람.
이 호미 곶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각종 물고기의 회유지입니다.
오징어, 꽁치, 고등어, 김, 미역, 전복, 성게 등이 풍부한 맑은 바다.
이곳 호미 곶에선 최고의 일출을 볼 수 있으며, 서쪽으로 지는 해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동서양의 최고철기문명이 서로 합류한 곳.
융합된 곳.
격암 남사고까지 천하의 명당이라 부른 이곳.
최고의 강철문명이 있었다면, 킬빌에 나오는 우마 서먼이 가진 일본도의 원류는 이곳에서 건너간 것이겠지요? ^^
서신(金神-쇠기운의 신명)으로 불리우는 앙골모아의 전생이라면 역시나 강철야장입니다. 호미 곶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남자를 찾으면 되겠군요.
오호, 눈치 채셨습니까?
바로 ‘연오랑’
일본건국신화와 컴퓨터게임시디에도 등장하는 ‘스사노오 미코토’입니다.
빛의 여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호미 곶 해맞이 장소엔 연오랑, 세오녀 설화 동상이 있습니다.
♠♥ 연오랑세오녀설화 (신라 설화) [延烏郞細烏女說話]
신라 때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일본으로 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으나 세오녀가 짠 비단으로 하늘에 제사를 드렸더니 다시 밝아졌다는 이야기.
원래〈수이전 殊異傳 〉에 실려 있었으며, 고려 때 〈삼국유사〉에 채록되어 전합니다.
탈해 이사금(脫解尼師今)은 기원전 19년 - 80년까지 살았습니다. 사로국의 왕이 된 것은 재위 57년 - 80년이라 기록되어 있네요. 신라(사로국)의 제4대 왕으로, 첫 번째 석씨(昔氏) 왕이었습니다.
석탈해가 죽고, 그가 데리고 온 인도야장 무리들도 신라인과 혼혈이 되었습니다. 강철기술도 고조선과 서역기술이 융합되어 세련되게 변모하였습니다.
이즈음 호미 곶의 한 마을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납니다.
그가 바로 앙골모아의 전생, 연오랑으로 추후 일본의 왕이 될 남자입니다.
하기는 설화의 내용입니다.
♥ 설화 1.
157년(아달라 4년) 동해안에 살던 연오랑은 바닷가에서 해조를 따다가 갑자기 바위가 움직이는 바람에 일본에 건너갔다.
이를 본 왜인들은 연오랑을 비상한 사람으로 여겨 왕으로 삼았다.
세오녀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그를 찾아 나섰는데 남편의 신이 바위 위에 있었다. 바위에 올라갔더니 바위가 움직여 세오녀도 일본에 가게 되었다.
이에 부부는 다시 만나고 세오녀는 귀비(貴妃)가 되었다.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는데, 일관(日官)은 우리나라에 있던 해와 달의 정기(精氣)가 일본으로 가버려서 생긴 괴변이라 했다.
왕이 일본에 사자(使者)를 보냈더니 연오랑은 세오녀가 짠 고운 비단을 주며 이것으로 하늘에 제사를 드리면 된다고 했다. 신라에서 그 말대로 했더니 해와 달이 빛을 찾았다.
이에 왕은 그 비단을 국보로 삼고 비단을 넣어둔 임금의 창고를 귀비고(貴妃庫), 하늘에 제사 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했다.
이 설화는 그 내용을 비롯하여 주인공의 이름과 지명 등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태양신화라 할 수 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영일만, 즉 '해맞이'라는 뜻의 지명 속에 남아 있다. 연오는 태양 속에 까마귀가 산다는 〈양오(陽烏)전설〉의 변음으로, 세오도 쇠오, 즉 금오(金烏)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니혼쇼키 日本書紀〉의 〈천일창설화 天日槍說話〉도 태양신화인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동남해안과 일본의 이즈모[出雲] 지방이 문화의 전승로였음을 알 수 있다.
♥ 설화 2.
옛날 신라땅 동해 바닷가 조그마한 어촌에 연오랑과 세오녀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 연오랑은 가난하지만 부지런한 어부였고, 아내 세오녀는 밭을 매거나 베를 짜는 일을 했다. 이렇게 연오랑과 세오녀는 오손도손 정답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연오랑은 해변을 거닐며 낚시하기에 알맞은 곳을 찾다가 거북처럼 엎드려 있는 바위 하나를 발견하여 신을 벗어 놓고 그리로 올라가 낚싯대를 드리웠다.
이날따라 한 참을 있어도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해가 중천에 올 무렵 갑자기 몸이 갸우뚱하여 놀란 나머지 주위를 살펴보니 바위가 바다로 두둥실 떠가고 있었다. 연오랑을 태운 바위는 동쪽으로 계속 떠내려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황금빛으로 빛나는 태양이 연오랑의 머리 위에 바짝 붙어 따라 오고 있는 것이었다.
점심을 차려놓고 남편을 기다리던 세오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연오랑이 오지를 않자 바다로 나갔다.
세오녀는 남편이 자주 가는 바위가 있는 해변가로 갔다. 여기 저기 남편을 찾다가 어떤 바위 아래서 남편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였다. 그 바위는 생긴 게 꼭 거북이 등과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였다.
세오녀는 신을 벗어 놓고 그 바위에 올라갔다. 이번에도 바위가 둥둥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세오녀를 태운 바위는 점점 빨라지면서 동쪽으로 흘러갔다.
한편 머리에 해를 이고 동으로 흘러갔던 연오랑은 이윽고 어떤 섬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일본의 서쪽 해안이었다. 당시 일본은 나라를 이루지 못해 부락 단위로 싸움이 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사람은 이를 보고는 말하기를 "이는 비상한 사람이다" 하고 그를 세워 왕으로 삼았다.
일본사람들의 간절한 부탁에 못 이겨 임금이 된 연오랑은 마음이 무거웠다. 신라에 두고 온 아내가 그리웠기 때문이다. 그러고 있을 때 세오녀를 태운 바위가 이 일본에 도착했다. 이 이상한 사실에 대한 신하의 보고를 듣고 연오랑이 나가보니 놀랍게도 그것은 세오녀였다.
그리하여 세오녀는 일본의 왕비가 되었다.
연오랑이 일본을 다스리게 되면서 일본에는 태평세월이 계속되었다. 이때에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는데 일관(점술가)이 아뢰기를,
"해와 달의 정(精)이 우리나라에 있었는데 이제 일본(日本)으로 가 버렸기 때문에 이런 괴변이 있게 된 것입니다" 하였다.
이에 신라왕은 일본에 사신을 보내 두 사람에게 돌아오기를 청하니 연오랑이 말하기를 "내가 이 나라에 도착하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인데 지금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그러나 짐(朕)의 비(妃)가 짜놓은 가는 비단이 있으니, 이로써 하늘에 제사를 지내면 될 것이다"하고는 그 비단을 주었다.
사신이 와 아뢰자 그 말에 따라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해와 달이 예전처럼 되었다. 해와 달을 되찾은 신라 사람들은 제사에 쓰였던 비단을 御庫(어고 -왕궁 내에 중요물품을 넣어 두던 창고)에 간직하여 국보로 삼고, 그 창고 이름을 貴妃高(귀비고)라고 하였으며, 제사지낸 곳을 그 뒤로 동 영일현(迎日縣) 혹은 도기야(都祈野)라고 했다.
지금의 영일군 오천면 도구동이 그곳이라고 하며, 그곳에 가면 연오랑과 세오녀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이때는 신라 제8대 아달라왕(阿達羅王) 즉위 4년 정유(A.D 157)년이다.
당시 일본은 완전한 통일국가 체제가 아니라, 지역단위의 국가나 부족이 수백여 개 열립하여 있던 시기이다.
* * *
연오랑은 현재까지도, 일본 황실이 모시는 한국의 신(韓神)입니다.
고려 충열 왕 11년(서기1285년)에 중 一然(일연)이 펴낸 <삼국유사>에는 대충 다음과 같은 記事(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의 서기 157년에 지금의 포항 근처에 있는 延日(연일)을 본관으로 하는 吳(오)씨 성을 가진 사내 즉 <연오랑>이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시마네 현(島根縣)에 이르러 그 고장의 왕이 되었다.”
<고사기>와 <일본서기>는 일본에 당도한 이후의 <연오랑>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시마네 현에 당도한 <연오랑=스사노오>는 그곳 주민들로부터 매년 추수 때만 되면 <오로촌=고구려사람>들이 곡식을 약탈해 가기 때문에 심한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북쪽 추운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독한 술을 즐겨 마신다. 그러므로 <스사노오> 즉 <연오랑>은 주민들의 하소연을 듣고 주민들에게 매우 독한 술을 준비 시켰다.
얼마 지나자 <오로촌=고구려사람>들이 또 다시 곡식을 빼앗으러 왔다. 그들은 그들이 무엇보다 좋아 하는 술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만히 놔뒀을 리 만무 했다. 그들은 <연오랑>의 짐작대로 그 독주를 있는 대로 퍼 마셨다. <오로촌>무리가 독주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졌음을 확인한 <연오랑>은 그들을 손쉽게 참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연오랑>의 칼이 <오로촌>이 차고 있던 칼에 부딪치자 저들의 칼에는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았는데 <연오랑>의 칼은 무뎌지고 말았던 것이다.
숫자로는 별로 많지 않았던 <오로촌>이지만 일본 땅에서 5-6世代 동안이나 큰 세력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연유에서 였다. 이때 <연오랑>이 도착한 곳은 지금도 일본말로 <이나사노 하마>라고 불리는데 그것은 <이라사> 즉 <이르러신=오신> <하마=해변>를 뜻하는데 시마네 현 이즈모시의 해변에 있으며 그 근처에는 일본 황실이 모시는 큰 신사(神社)가 있으며 거기에는 바로 <연오랑> 즉 일본에서 부르는 <스사노오>가 모셔져 있다.
♠ 참고로 추운 지방에 사는 <오로촌>이 곡식을 빼앗으러 온다는 이야기는 일본 고대사인 <이와쯔후미=上記>에도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
<연오랑>에게는 別名(별명)도 적지 않다. 그 첫째로는 <스사노오 미코토>인데 이는 <제일 첫 번째 吳(오)나라 왕>이란 뜻이다. 그 다음으로는 <오오나무치>인데 이는 <吳나라 임금>이라는 뜻이며 한자(漢子)로 吳國王(오국왕)이라고 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번 이름은 <야찌호꼬(八千矛)> 神(신)이다. 이는 전쟁을 많이 겪은 사람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임에 틀림없다.
일본 황실은 매년 봄가을 두 차례 한신제(韓神祭)를 치르고 있는데, 일본어(日本語) 사전에는 이때에 모시는 신(神)은 바로 <연오랑>(일본이름으론<오-나무치>)이라고 풀이 돼 있다. 이 역시 吳國王(오국왕)이라는 뜻임은 물론이다. 즉 <오->는<吳> 그리고 <나>는 <나라(那)>이며 <무치>는 <귀한사람> 즉 왕(王)을 뜻한다.
- 박병식 사학자
- 한민족문화연구원 학술고문
연오랑세오녀상은 호미 곶 해맞이 광장에 우뚝 솟아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호미 곶 마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해와 달을 소재로 한 연오랑세오녀 설화와 '해가 뜨는 호랑이 마을'로 일컬어지는 호미 곶마을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높이 8m로 청동을 이용해서 조각한 연오랑과 세오녀 상은 두 사람이 정답게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중심으로, 조각상 좌대는 두 사람을 일본에 싣고 간 바위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또 바닥 조형물은 영일만과 동해의 물결(파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원형의 둥근 조형물은 이 땅을 밝게 비추는 해와 달을 상징하며, 원형 조형물 중앙의 검은 부분은 일본에 전파한 선진문물인 비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 * *
환웅이 곰과 호랑이를 만나 마늘과 쑥을 주어서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버티게 했다는 단군신화처럼, 연오랑세오녀 설화도 주맥은 정확하겠지만 세부적인 이파리들은 삑사리(고사리~)가 있을 겁니다.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아이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즉, 신혼부부라고 할 수 있지요. 연오와 세오 모두 이름자에 까마귀 오가 들어갑니다.
도가니에 쇳물이 벌겋게, 누렇게 녹아 있을 때 위에서 내려다보면 동그란 도가니 속의 녹은 쇳물[熔湯]은 시각적으로 태양과 흡사합니다. 거기에 표면온도 변화에 의해 용탕의 표면에 시커먼 얼룩들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것은 태양 속에 까마귀가 생겼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신비로운 현상처럼 보입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보이는 세발까마귀(삼족오三足烏)는 태양신, 강철야장 지배층을 상징합니다. - 3은 삼위일체, 3개의 여의주, 구천계의 세개의 빛. 천상계의 법리가 지상계로 내려온 것입니다.
포항제철 근무 철강전문가에 따르면, 연오와 세오는 제철집단의 신진 지도자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오는 시점의 고대에는, 제철기술을 가진 집단이 우수한 무기와 농기제조 및 무역으로 세력을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김수로왕이 그랬고, 석탈해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신라를 떠나 열도로 가버리자 "해와 달의 빛[日月之精]"을 잃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당시 신라로서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A.D. 400년경까지도 신라는 가야의 국력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철강기술은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니 고구려를 등에 업을 생각을 했겠지요.
광개토대왕이 5만 대군으로 가야를 공격합니다만, 그들을 능가하는 중갑 철기병을 가진 가야군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전투는 역사상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만, 고조선의 강철기술을 전승한 고구려와, 고조선+서역 강철기술을 융합한 가야의 철능력간의 기술 격돌입니다. 군대의 규모로 볼 때, 가야의 철강력은 서역인도의 기술을 흡수하여 고구려의 수준을 월등히 앞선다는 것 말입니다.
그다지 쌈을 해본 적 없는 풋내기 가야군이, 산전수전 다 겪은 고구려 대군에 방범 당하지 않았다는 것은 장비 빨입니다. ^^; - 리니지2 사교도 신전에선 템이 좋아야 됩니다. 템 안좋으면 팟 안시켜줘여. 가야 유저들 방어구, 공격무기 아템 좋았습니다.^^
연오랑과 세오녀는 주몽과 마찬가지로, 숯으로 야철(冶鐵)을 했기 때문에 이들은 대체로 옷이며 외모가 평소 일을 할 때는 검었습니다. 잘 빨아 입었겠지만 얼룩은 그대로였겠지요.
연오랑의 '펼/늘일 연(延)'자는 단조, 즉 두드려 펴는 것을 뜻하고 세오녀의 '가늘 세(細)'자는 가늘게 단조하는 정밀단조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연오랑은 칼이나 농기구를 만들고, 그의 색시 세오녀는 금은동철을 가지고 악세사리/장신구를 만드는 역할을 했겠지요? 정밀한 소품 같은 건 세오녀의 몫이었을 겁니다.
일월이란 말은 음양의 개념으로 야철(冶鐵)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태양광은 밝고 뜨겁고 도가니에서 벌겋게 녹은 쇳물을 은유하고, 열간단조(熱間鍛造)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월광은 차가운 빛이므로 냉간단조(冷間鍛造)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즉, 연오랑이 하는 일은 철광석 산지를 조사하고 일꾼들을 부려서 그것을 캐와서 도가니에서 용융시키는 일. 그리고 가열한 쇳덩이가 식기 전에 압연이나 단조 등의 가공을 했다고 여겨집니다. 세오녀는 신랑이 1차 적으로 가공한 쇠를 담금질(찬물에 넣어 식히기)을 하여 강력한 성질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는 설입니다.
삼국사기 지리지를 보면 영일현의 고지명이 근오지현(斤烏支縣)입니다. 역시 까마귀 '烏'자가 들어 있습니다.
뜻으로 풀어보면 근'斤'은 '큰'의 이두고, 지(支)는 고어로 '시[支]'로도 읽어 요즘의 사이시옷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之'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큰 까마귀의 현"이란 뜻입니다. 까마귀'烏'란 제철집단을 상징하므로 커다란 규모의 제철집단이 있었던 곳의 이름답다고 하겠습니다. 영일현에 큰 제철집단이라, 바로 석탈해 왕의 제철세력입니다.
연오랑의 시기에는 제철집단이 이제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안정화된 시기였을 겁니다. 규모는 더욱 커져나가 있고 말입니다.
연오랑이 서신(西神)으로서, 금(金)의 기운을 가진 앙골모아 대왕의 전생이라면 그는 야철에 있어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을 겁니다. 쇠를 다루는 재주가 뛰어났을 터인즉 그때 당시의 원시적인 방식에서,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들을 연거푸 발견해내고, 적용시켰을 겁니다. 세오녀는 이런 남편의 기술을 곁에서 보고 배웠을 겁니다.
그렇다면 일월지정이 빛을 잃었다고 표현한 것은, 뛰어난 기술을 지닌 수장 두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으로 인해 제철집단내에 혼란이 인 것으로 보입니다.
도가니의 사용이나 쇳물을 부리는 타이밍, 그밖에 여러 야철 기술은 그 귀중함 상 수장들만이 보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질 좋은 강철을 만들어내던 영일현에서 이 사태는 국가적으로 큰 손실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보내준 비단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아마도 그 붓글씨로 여러가지 철강의 비전을 적어담은 비단천이었을 겁니다.
‘…사신이 와 아뢰자 그 말에 따라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해와 달이 예전처럼 되었다. 해와 달을 되찾은 신라 사람들은 제사에 쓰였던 비단을 御庫(어고 -왕궁 내에 중요물품을 넣어 두던 창고)에 간직하여 국보로 삼고, 그 창고 이름을 貴妃高(귀비고)라고 하였으며, 제사지낸 곳을 그 뒤로 동 영일현(迎日縣) 혹은 도기야(都祈野)라고 했다.’
설화상의 위 대목을 보면, 비단은 어고에 넣어 국보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연오랑이 보내준 철강 노하우가 적힌 비단으로, 야철을 개시하자 이제 제대로 강철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해와 달이 예전처럼 되었다는 것은 제철소의 정상 가동을 의미합니다.
제사 지낸 곳이 동영일현 혹은 도기야라고 했다는 것은, 제철집단이 위치한 곳입니다.
도기야(都祈野)라는 지명도 야철(冶鐵)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두표기로 "도가니가 설치된 땅"이라는 뜻입니다. 제철소죠.
이번엔 바다 건너의 일본열도쪽 역사 자료를 한번 살펴보지요.
무려 7000여 년 전의 환웅에 대한 기록이 어느 정도는 제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처럼 일본 쪽에도 데이타는 있을 겁니다.
환웅이란, 사람 이름이 아니고 ‘수장의 자리’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연오랑도 그 자신의 이름은 아니고, 석탈해의 제철집단이 정착 발전되면서 수장의 자리에 오른 젊은 남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텐무 천황(재위 673∼686)은 히에다노아레에게 일본열도에 떠도는 일본사를 암기하라고 명한 바 있었습니다.
히에다노아레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완벽하게 암기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으며, 그 대부분은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록에는 여러 설이 있었고, 그 가운데는 허위인 것도 있었습니다. 오노야스마로는 그 기록을 편집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입니다. 야스마로는 멸망한 백제의 왕족으로서, 도일하여 건너간 자입니다. 그래서 백제의 역사서 3권을 가져갔다고 합니다. 이 세권의 틀에 일본에 전승되어오는 설화, 이야기들을 모아서 짜집기하여 백제왕족들이 일본 천황가를 이룬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연오랑의 후손+멸망한 백제의 왕가후손들이 결합한 것이 오늘날 일본의 천황가계입니다.
일본의 창세신화는 12가야 1사로의 신화를 베낀 것입니다. 신사문명도 그렇고.
또한 열도엔 가야의 지명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게 많습니다.
에가미는, 야마토 조정의 현저한 현상이던 도래인 및 귀화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
"대화조정 국가가 왕실, 즉 천황씨를 중핵으로한 여러 호족은 정치적, 군사적 연합체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조선 반도인은 여러 사정으로 개인적으로 일본에 건너와서 이미 정착한 사람도 옛날부터 많았지만, 5세기 초 이후에는 집단 이민의 형식으로 계속 건너와서 귀화한 사람이 주체가 된 것은 확실하다.”
일본에 정착한 그들의 기술과 지식으로 고대 일본문화와 경제발전에 크게 공헌한 것은 주목할 일입니다. 그들은 많은 경우 본국의 통솔자들과 함께 특이한 집단으로 거주하였는데, 그들보다 먼저 일본에 건너와 야마토 조정에서 이미 상당한 지위를 얻은 자들을 우두머리로 삼았다고 하며, 집단은 각지에 분화, 분산해서 여러 호족에 속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5세기부터 7세기에 걸쳐서 계속 일본으로 건너 왔습니다.
그 전체적인 규모와 숫자들을 살펴보면, 815년에 편찬된 신찬성씨록엔,
(지배층을 형성한 성씨, 즉 중앙정부에서 인정한 정치적 자격을 갖춘 가문의 일람표입니다)
전체 1,059개의 성씨 가운데 조선에서 건너온 것이 324개로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쿄(中京)대학의 히라다는 백제로부터 각 분야의 학자들이 일본에 초청되어 간 사실을 기재하고, "6세기 초 일본 천황의 주변은 귀화한 지식인들이 차지했다. 대담한 추측을 해보면 천황가도 도일계 씨족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기술했습니다.
12가야 1신라, 백제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에 의해, 일본열도는 정치사상, 국사의 기록, 양잠, 기직, 토목, 농업, 토기 제작 등 모든 기술이 장족으로 진보하였습니다.
야마오의 저서 '일본국가의 형성'과 그의 논문 '일본 고대 왕권과 도래인'에는
"이전의 귀화인, 도래인은 일본왕권의 봉사자였다는 정도가 아니고, 도래인이 중심이 되어 일본 고대국가의 형성에 큰 역할을 하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인류학자 하니하라는 야요이 시대부터 나라시대에 이르는 약 천년 동안에, 대륙으로부터 일본에 건너간 사람이 약 1백만 명이라는 측정 통계보고서를 발표해서 대량집단이 이주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조상 중에 한인이 많다는 것은 오늘날 일본인의 24퍼센트가 한인계라는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의 유전자 연구 설명으로까지 확인됩니다.
일본의 작가 시바 료타로가 1985년 방한하여 "일본이 아직 미개했던 야요이 문화 후기에 한인에 의하여 쌀농사문화를 중심으로 한 대륙문화가 북규슈에 들어와 대변화가 일어났다. 백제로부터 도래한 한인 20만 명이 일본 율령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조상은 한국인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 1차적으로 이미 고품질의 강철기술을 지닌 12가야 1사로국의 영향으로 일본은 변화하였고(연오랑이 주도)
❉ 2차적으로 가야국이 멸망하여 유민들이 일본으로 대거 이주했습니다. 그 후 100년 뒤, 백제도 멸망해서 2차 유민으로 대한해협을 건너갑니다.
고사기 1권이 신들의 역사라면,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는 이 1권의 내용에 있을 것입니다. 헌데 책 자체가 여기저기 전승들을 짜집기한 것이니 삑사리가 아주 심합니다. 한단고기 저리가라 할 정도입니다.
일본서기를 보면,
일본 이즈모 지방으로 건너온 신라신 스사노오 미코토(연오랑)의 신화가 있습니다.
“스사노오는 ➊‘하늘나라 고천원’에서 살다가 ➋‘신라땅 우두산’으로 내려갔다. 스사노오는 신라 땅에서 배를 만들어 바다 건너 일본 땅으로 건너왔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➊ 옛날 일본인은 세계가, 신들이 사는 고천원(高天原)과 인간과 생물들이 사는 나캇쿠니(中っ國), 그리고 악령이 사는 요미노크니(死見の國)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늘나라 고천원이 의미하는 것은, 천상계에서 가장 높은 하늘인 ‘천신계’ 하늘신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1만2천 최상급 신명에 속하는 앙골모아의 본체는 이곳에 있습니다. 서양 일부 종교인이 말하는 대천사 역을 하고 있으니 가장 높은 하늘에서 땅으로 현신한 것을 말합니다.
➋ 흥미롭게도 소머리의 산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연오랑이 살던 곳이 소머리 형상이었다고 하는데, 호미 곶의 형상과 일치합니다. 아직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때이니 이 지대가 호랑이 꼬리인지 소머리인지 판단하자면 현지에 살고 있던 이들에게는 후자가 더 직관적일 겁니다.
‘일본의 신령님을 아는 사전’(日本の神樣を知る事典, 2002) 감수자인 고쿠가쿠인대학 아베 마사미치(阿部正路)교수는 이 사전에서 “우두천왕(牛頭天王)은 스사노오와 동일인”이라고 합니다. 소시모리는 한국어로 소의 머리(우두, 牛頭)라고 합니다.
격암유록에도 소두무족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소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
天鷄之中有一鳳에 어느聖이 眞聖인고 眞聖一人 알려거든
천계지중유일봉 성 진성 진성일인
牛聲入中 찾아들소.
우성입중
….
- 천 마리의 닭중에 한 마리의 봉황이 있으니 어느 성인이 진정한 미륵인가.
진짜 미륵님을 알려거든, 소울음 소리가 있는 곳을 찾아들소.
….
英雄豪傑賢人君子 大官大爵富貴者야 都賣金에 넘어가리
영웅호걸현인군자 대관대작부귀자 도매금
自下達上理致로써 牛鳴者가 先來로다
자하달상이치 우명자 선래
….
영웅호걸과 현인군자 대관대작 부귀자는 도매금에 넘어가리니,
아래에서 위로 구원이 미치는 이치로써(유니트M 1단계부터-34단계까지 상승)
소울음 소리를 내는 자가 ‘선래’로다.
♠선래(先來) : 외국에 갔던 사신이 돌아올 때 앞서서 돌아오는 역관(譯官). ♥
‘외국에 갔던 사신’이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던 연오랑이 현대 한국에 다시금 나타남을 얘기합니다.
‘앞서서 돌아오는 역관’이라면, 그 연오랑이 곧 앙골모아로 나타남을 알려주는 ‘통역을 하는 관리’입니다.
으흐, 이 예언으로 보면 역관은 바로 ^^;; ME를 지칭하는 군요.
전생 연오랑이었던 앙골모아가 곧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됨을 알려주는 ‘천상계 말을 지상계 말로 옮겨 적어서 글로 알려주는(통역) 관리’로군요.
오호. 으흠, 갑자기 뜨끔했음. 으흠, 내가 출현하게 될 줄을 오백여년전 조선시대에 벌써 알고 있었다니 대. 단. 하다고 말할 줄 알았죠?!
아닙니닷!!
ㅡㅡ^ 이건 프라이버시 침해얏!! 사생활 침해 모르삼? 버럭버럭!! 크아악!!
격암 아찌 이시대 살았으면 나한테 바로 고소당했어요. ^^*
미국에선 사생활 물어보면 바로 소(고소) 들어옵니다.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요~ 뭘 모르시네. ^.^
우짠지, 앙골모아가 보통사람으로 살아갈려고 2000년경에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버린 이유를 조금은 알겠삼. 오.호.호.호.호. ^^~
이를테면 말이죠, 서태지가 보통사람처럼 변장하고 서울에서 평범하게 가정꾸리고 살아버리는 겁니다. 만일, 그가 그렇게 안하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할 겁니다.
….
文章豪傑英雄之才 不遇歲月 잠깰 때요 入山訪道 저 君子들
문장호걸영웅지재 불우세월 입산방도 군자
山門열일何歲月고 阿彌陀佛念佛僧道 避凶推吉下山時라
산문열일하세월 아미타불염불승도 피흉추길하산시
時物文理 잘 살펴서 生死보아 去來하소 天文地理達士들도
시물문리 생사 거래 천문지리달사
時言不知非達士요 各國遊覽博識哲人 時至不知非哲이요
시언불지비달사 각국유람박식철인 시지부지비철
英雄豪傑 제자랑도 方農時를 不知하면 農事力이 不足이라
영웅호걸 방농시 부지 농사력 부족
愚夫愚女珉蟲人도 知時來而英雄이요 高官大爵豪傑들도
우부우녀민충인 지시래이영웅 고관대작호걸
知時來而傑士라네 春情에 잠을 들어 一夢을 깨어드니
지시래이걸사 춘정 일몽
牛鳴聲이 浪藉로다
우명성 낭자
….
-문장호걸과 영웅의 재사들은 불우한 세월에 잠을 깰 때요
입산하여 도를 구하는 저 군자들이여!
산문이 어느 세월에 열릴런고
아미타불을 염불하는 스님들이여 흉함을 피하고 길함을 얻으려면 하산을 해야 할 때이니, 그 때의 물정과 문리를 살펴서 생사를 보아 거래하도록 하소.
천문 지리에 통달한 선비들도 때를 당한 말을 알지 못하면 달사가 아니요,
각국을 유람하여 널리 아는 철인들도 때가 온 것을 알지 못하면 철인이 아니요,
영웅호걸이 제 자랑을 하나 농사 때를 모르면 농사지을 힘이 부족하게 되리라.
우매한 사내와 우매한 여인들도 때가 온 것을 알게 되면 영웅이요,
고관대작 호걸들도 때가 온 것을 알면 걸사라네
춘정에 잠이 들어 한 꿈을 깨들이니
소울음소리가 낭자하더라.
…
소울음소리는 역관(譯官;통역관)인 저를 의미하는군요. 이것참, ㅡㅡ+ 난감.
어쩐지 어머니에게 웬 신선이 나타나서 황소를 줬다는 태몽부터가 범상치 않았어염~
아, 스타나 하러가야 겠다. 잠시 기분전환 ~_~; 미네랄 캐야지.
관리면, 녹봉이나 좀 조바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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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 캐고 있삼♥ 기인(奇人) 남사고(南師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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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프라이버시를 오백 년전부터 징글몸써리 나게 푸셨으면, 아저씨 프라이버시도 푸셔야징? ^^* 안 그렇습니까? 누굴 보고 소라는 거야~ 이 아저씨가 주책이얌~ ^^~
* * *
남사고(南師古)는 조선 명종 때(서기 1509∼1571년) 천문지리(天文地理)에 능통한 사람이었다. 본관이 영양(英陽)이고 호는 격암(格庵)이다. 효행과 청렴으로 이름이 났으며, 소학(小學)을 즐겨 읽었던 그는 일종의 천문학교수인 종6품의 관상감(觀象監)이란 벼슬을 하였다.
그는 역학(易學)·풍수, 관상, 복서(卜筮)·상법(相法)·천문(天文) 등의 비결에 도통하여 많은 예언을 하였는데 꼭 들어맞았다고 한다.
명종 말년에는 동서분당(선조 8년, 1575년)을 예언했고, 명종 19년에는 '내년에 필연코 태산을 봉하리라'했는데, 이듬해 문정왕후가 죽어 태릉에 장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는 또 임진왜란을 예언했는데 '살기가 심히 악하여 임진년에 왜적이 크게 쳐들어올 터이니 부디 조심하라'고 다른 사람한테 말했는데 과연 그 해 임진왜란이 터졌다.
특히 그는 풍수지리학에 조예가 깊어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많은 일화를 남겼다. 문집에는 격암일고(格庵逸槁)가 있다. 남사고가 묘결(妙訣)을 얻은 데는 진위를 가릴 수 없는 많은 일화가 전해져 온다.
그가 어린 시절 서당에 다닐 때 이유 없이 자꾸 야위어 갔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훈장이 까닭을 물어보니 서당에 올 때마다 여우목 고개에 예쁜 여자가 나타나 입맞춤을 하자면서 자신을 희롱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묘령의 여자는 입맞춤을 할 때마다 입 속에 구슬을 가지고 논다고 하였다.
훈장은 여우가 여자로 둔갑한 것임을 알고 다시 입맞춤을 할 때 여자 입 속의 구슬을 빼앗아 삼키고 도망치라고 일러주었다.
다음날 서당에 오는데 또 예쁜 여자가 입맞춤을 하자면서 따라오자 남사고는 스승이 시킨 대로 얼른 여자의 입 속에 있는 구슬을 삼키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처녀가 구슬을 내놓으라고 뒤쫓아 오자, 어린 남사고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땅에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처녀는 늙은 여우로 변하면서 슬피 울다가 되돌아갔다.
허겁지겁 서당에 온 남사고를 보고 훈장은 넘어질 때 어디를 제일 먼저 보았냐고 묻자 땅을 제일 먼저 보았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훈장은 탄식을 하면서 ‘아깝도다! 넘어질 때 하늘을 먼저 보았으면 천문에 능했을 텐데 땅을 보아 지관에 머물겠구나’하였다 한다.
남사고가 젊었을 때. 경북 울진 불영사를 가던 길에 승려를 만났다.
둘은 같이 유람하다가 소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었는데 중은 갑자기 소리를 내지르더니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다.
한참 만에 모습을 드러낸 승려는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고, 남사고는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태연히 대답하였다. 그러자 승려는 ‘그대는 능히 두려워하지 않으니 내가 가르칠 수 있다. 그대는 범상한 인물이 아니니 힘써 보라’하면서 비결을 주고 사라져 버렸다.
남사고는 이로부터 명지관이 되었고 세상일을 정확하게 예언을 하여 지금도 ‘남사고결록’, ‘격암유록’등이 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책이 실재로 남사고가 쓴 책인지 아니면 후세에 누군가 남사고의 이름을 도용하여 쓴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천하의 유명한 남사고가 세상일을 정확하게 예언했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 묘 하나도 제대로 명당에 묻지 못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명당을 구해 장사 지냈는데 다음에 와서 보니 명당이 아니었다. 다시 명당을 구해 이장하고 다음에 와보면 역시 명당이 아니었다.
이러기를 아홉 차례나 반복하였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비룡상천형(飛龍上天形) 대지를 구해 어머니 유골을 안장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는데, 밭을 갈던 한 농부가 노래를 부르면서 말하기를.
‘아홉 번을 옮기고 열 번째 장사한 구천십장(九遷十葬) 남사고(南師古)야! 용이 하늘을 날듯이 올라가는 형국인 비룡상천(飛龍上天) 좋아하지 마라. 죽은 뱀을 나무에 걸쳐놓은 형국인 고사괘수(枯蛇掛樹)가 아닌가 하거늘.’
남사고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산형(山形)을 자세히 보니 과연 사룡(死龍)이었다.
급히 밭을 갈던 농부를 찾으니 그는 홀연히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남사고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대지(大地)는 필히 그 주인이 있는 법이니 평소 덕을 쌓지 않은 어머니를 억지로 명당에 모시려고 해도 아무나 얻는 것은 아니구나.’
하면서 욕심을 버리고 무해지지(無害之地)를 찾아 이장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명당 대지는 천장지비(天藏地秘)하는 것으로 유덕지인(有德之人)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이기에, 천하의 남사고도 자신의 어머니를 명당에 모실 수가 없었다.
♠천장지비-파묻혀서 세상에 드러나지 않음. ♥
♠격암 남사고의 현생은 현재 서울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름은 ○○○입니다.
결혼도 했고, 자녀도 있습니다.
현신(顯身)을 보면 전생을 안다고, 조선시대 때도 저런 성격이었나…. 고개가 절래 절래 흔들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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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속이 시원하다. 캐리어로 밀어버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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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의 진영 압도했삼 ♥ 현 한반도에서의 앙골모아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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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았다!
방금 스타 때리다가,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현 사우스코리아의 스타크래프트 열풍은 앙골모아 때문이더군요.
미륵님이 좋아하셨던 게 축구. 11인. 2002년 월드컵 4강. (2003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앙골모아가 좋아하는 게 전략과 전술. - 마르스(군국주의)의 지배자, 군주라면 병법가입니다.
그럼 당근 동양체스 초한 장기도 좋아하겠죠? 단, 그건 너무나 간단해서 소두무족 세력과 싸움에 있어 부족함을 느낄 겁니다. 컴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기.
이거이거 방금 제가 한 스타크래프트!
복잡한 수가 많이 있는 전략/전술겜으로써 무척 좋아하겠는데요? 장기기보처럼, 프로게이머 기보 보는 것도 좋아할 것 같은데요? ^^허헛, 어때요? 꽤나 신빙성 있죠?
앙골모아가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고, 그 기운의 영향으로 현재 남한에 스타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설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블리자드가 한국스타열풍을 불가사의하다고 했지요?
세계전역에 퍼져있는 소두무족 세력과의 싸움에서, 일본국민+일본군+스타크래프트로 육성한 한국남녀 군무원, 군인^^;; 장기간의 전쟁준비를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전쟁이란 게 꼭 군복 입고 전방에서 싸우는 이들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닙니다. 후방의 통신, 병참, 정보, 건설, 사무, 병원, 적세력에 삐라 살포, 적 중앙부 침투하여 내부 이간질 007 등~ 비군복을 입은 요원들의 숫자가 실제군인보다도 더 많을 겁니다.
한국 피시방에서 열심히 스타 하는 초딩들도 실은, 앙골모아 군세의 예비군무원들이었다는 실로 무서운 얘기였습니다. 으으음, 정녕 그럴까요?
오오, 초딩 무서워 ~^-^~
으흠, 스타가 그런 거였구나. 끄덕끄덕. (^^)
그렇다면 TV에서 프로게이머 스타대전 해주는데, 방청석을 찍는데 그 카메라들에 혹 앙골모아가 포착되어있지 않을까요? 오호, 꽤나 신빙성 있는 추측입니다.
그럼 이제 님들은, 스타겜 방송 할 때 방청객들 유심히 보시길. 혹시 압니까? 앙골모아가 있을지.
‘당신 옆에 있는 인물이 앙골모아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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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관 : 암호를 풀 수 있는 자.
천상계에서 내려온 예언(天語)을 땅의 언어(地語)로 번역할 수 있는 자.
서역쪽 알림글. <노스트라다무스>
동양쪽 천손민족(유니트M 주맥)에 알림글. <남사고>
스사노오 미코토가 연오랑이라면, 이제 국내에 남아있는 전승을 살펴보지요. 여러 정황상, 석탈해 제철집단의 후계자가 된 연오랑입니다. 그런데, 민간설화에선 왜 바닷가에서 해초를 따서 생활하던 가난한 어부라고 했을까요?
아마도 연오랑은 고조선의 후예로서, 사로국에 정착해 살던 가난한 어부의 아들이었을 겁니다.
김, 미역, 전복, 성게 등이 풍부한 해변에서, 어릴 적 소년 연오랑은 돌미역을 따거나 고동, 해삼, 게를 잡아서 부식으로 하거나 보리나 채소로 바꾸어 먹었을 겁니다.
이렇게 바다에서 살아온 연오랑이라면 헤엄에 능숙함은 당연지사입니다.
➀ 바닷수영을 아주 잘한다.
첫 번째 사항을 알아냈네요. 앙골모아와 연오랑이 공통적으로 가진 능력입니다. 이창호9단의 경우처럼.
그가 살던 곳 우두(소머리곶), 즉 호미 곶은 해변을 따라 기암괴석이 즐비했고, 구리 광석은 지상에 잘 노출됩니다. 어릴 적부터 이런 암석들을 보고 만지며 자랐을 것입니다. 연오랑도 앙골모아와 마찬가지로 금기운을 지녔기에 돌과 친화력이 강했을 겁니다. 오행 상 금(金)은 수(水)를 아주 좋아합니다. 물과 친숙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비를 좋아하겠군요.
연오랑이 해변마을에 태어난 것처럼, 앙골모아도 전라도 해안마을에서 출생했을 겁니다.
➁ 비를 좋아한다.
➂ 두사람다 해안마을에서 탄생. 앙골모아는 현재의 전라도. 연오랑은 과거의 경상도(일본과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음)
격암유록에 따르면 미륵님(하늘신)이 현신하시는 곳은 전라도입니다.
한자로 전라도(全羅道).
이것을 파자해보면, ‘전(全)’자는 ‘입’(入-들어오다)과 ‘왕’(王-천상의 임금). ‘라’(羅)자는 (벌리다, 펼치다), ‘도’는 (道-유니트M 34단계/빛의 길)입니다.
전라도는 북도와 남도가 있는데, 미륵님은 태초의 음에 속하니 북의 전라북도에서 현신합니다. 동신으로 목(木)이니 나무에 물을 주는 형상입니다.
고을로는 전주.
전주(全州)를 파자해보면, ‘입’(入-들어오다), ‘왕’(王-천상의 임금)의 고을(州)입니다.
미륵님의 탄생년도는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시 1행에 보면 ‘1900, 90의 9년 7의 달’이란 퍼즐에 있습니다.
이것은 3=1+1+1의 골격을 가지고 있으니, 1900+9×7=1963년 입니다.
그렇다면 이 미륵님에 의해 소생하게 되는 앙골모아는 최소한 이보다 더 뒤에 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 본체가 하늘신의 최측근 1등급 신명이었으며, ‘소생’을 받아야한다는 것은 그 이전에 어떠한 조치(어린 시절 유니트M 18단계 이상까지 상승했음)를 받았다는 겁니다. 그럼 같은 전라도에서 태어날 것이며, 연오랑처럼 해안마을입니다.
…옛날 신라땅 동해 바닷가 조그마한 어촌에 연오랑과 세오녀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 연오랑은 가난하지만 부지런한 어부였고, 아내 세오녀는 밭을 매거나 베를 짜는 일을 했다. 이렇게 연오랑과 세오녀는 오손도손 정답게 살고 있었다….
설화의 성격상, 아이들에게 교육용의 목적도 있으니 ‘부지런하다’느니 하는 말을 덧붙입니다. 예언 상으로 벌써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알려져야 할 앙골모아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는 것은, 그가 일단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을 그렇게 했겠지요.
부지런한 사람은 책임감이 강합니다. 결코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내팽개치지 않아요. 결론은 연오랑은 ‘부지런하지 않다, 게으르다’입니다.
천신계의 궁주들인 1만2천 최상급신명(도통군자)들은, 영생불멸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시중을 드는 선녀, 선남, 장수, 병사, 신하들이 무수히 많지요. 천신계의 인구가 지배층 1만2천 신명에 3등급이 수백만 명, 4등급이 수천만 명입니다.
당연히 그 본체 일부의 빛을 떼어내서 지상계에 현신하게 되면, 그 특성이 유지될 것입니다. 불성실하고 게으르다는 겁니다. 잡다한 일들은 다 수하와 궁도들이 해주었을 텐데요, 그 여파는 그대로 현신(顯身)체에게까지 영향을 줍니다.
미륵님이 말씀하신, ‘신명은 게으르다’라는 것은 이 1만2천 최상급 신명들이 현신했을 때의 특성을 말합니다. 인간답지 않은 게으름.
1등급 게으름뱅이 2천명, 2등급 게으름뱅이 1만 명이 사우스코리아에 있다는 겁니다.
ㅡ_ㅡ 쿠쿠쿵. 시대는 게으른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타이밍인가 봅니다.
다시 연오랑으로 돌아가서, 금(金)의 기운은 ‘지혜’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굳이 모델 상을 끌어다본다면, 연오랑과 앙골모아는 얀 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 소설 ‘은하영웅전설’에서 이젤론을 함락시키고, 불패의 명장으로 칭송받는 병법의 천재말입니다. 게으르죠. ㅡ_ㅡ 집 청소, 요리 등은 율리안이라는 아주 똑소리나게 믿음직한 소년이 해줍니다.
연오랑이 일본으로 건너가니 일월지정이 빛을 잃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지닌바 야철 기술은 독보적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냥저냥한 실력자였다면 굳이 그가 사라졌다해도 큰 변화는 없었을 테니까요.
설화에 보면 사신에게 비단을 건네주었다는 것처럼, 그의 새색시 세오녀는 야철 기술과 함께 누에를 치는 기술도 갖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베틀을 짠다는 것은 세오녀가 부지런함을 말합니다. 남편은 탱자탱자 잘 놀고^^;(머리는 비상하지만), 근면성실함은 그녀가 가진 점으로 보입니다.
➃ 연오랑은 게으르다. 2000-2001년 의무를 저버린 앙골모아도 게으른 성격.
삼국사기는 고려시대 김부식이 편찬한 기전체의 역사서이며,
삼국유사는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한국사와 더불어 고대설화를 실어놓은 역사서입니다.
연오랑에 대해서 천년이상이나 후대에 기록하는 것이기에 오류는 많습니다.
아래 설화의 대목을 보지요.
…어느 날 연오랑은 해변을 거닐며 낚시하기에 알맞은 곳을 찾다가 거북처럼 엎드려 있는 바위 하나를 발견하여 신을 벗어 놓고 그리로 올라가 낚싯대를 드리웠다.
이날따라 한참을 있어도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해가 중천에 올 무렵 갑자기 몸이 갸우뚱하여 놀란 나머지 주위를 살펴보니 바위가 바다로 두둥실 떠가고 있었다….
‘낚시’라고 합니다만, 이건 연오랑의 게으른 성격과 맞지 않습니다.
게으르다와 느긋하다를 혼동할 수 있는데, ‘게으르다’는 것은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성미와 버릇이 있다’는 것이며, ‘느긋하다’는 ‘마음에 여유가 있고, 조급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로 틀린 말입니다.
연오랑은 쇠기운을 타고난 자이기에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습니다. 즉, 조급한 성격입니다. 게으르고 조급한 성격. 그런데, 장기간 끈질기게 기다리고 있어야하는 낚시질이 성미에 맞을 리 없습니다. 암요, 그렇고말고요.
어린 시절 호미 곶에서 해산물을 채취했다는 것에서 보면, 물속에 잠수해서까지 해삼이나 소라, 게, 돌미역을 뜯었으리라 보입니다. 해녀가 낚시질한다? 왠지 안어울리죠?
즉, 낚시는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결과가 빨리빨리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➄ 조급한 성격이고, 빨리 결과를 알려고 한다. 낚시는 싫어함. (연오랑/앙골모아 모두)
그러면, 거북처럼 엎드려있는 바위란 뭘 뜻하는 걸까요?
바로 거대한 바다거북과의 조우를 말하리라 봅니다.
제철집단에서 일에만 신경 쓰다, 이제 한가롭게 휴일이 되어서 해변으로 혼자 놀러왔습니다. 신혼일 텐데 홀로 왔다는 것은, 그 성격상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자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호랑이는 단독생활을 하죠.
연오랑이란 이름처럼 제철집단의 신진 수장일 텐데 돌뎅이랑, 거북껍딱을 오인했을리 없습니다.
연오랑 : ㅡㅡ^ 바보냐?
광석을 그렇게 많이 다뤘을텐데, 돌 전문가죠. 당연히 ‘빅사이즈 바다거북’인 줄 알고 올라탄 겁니다.
평상시 연오랑은, 제철소의 채석광 일꾼들에게 적당한 철광석 캘 곳을 지시했을 정도로 암석에 일가견이 있었을 겁니다.
거북은 영물입니다. 현상계(물질계)인 지구권 동물 중 유일하게 ‘내단’을 지닌 두종류 중 하나입니다. 바로 거북이와 두꺼비지요.
아무리 커다란 거북이라도 등에 어른 장정 한명을 올려놓고 모래 위를 걷지는 못했을 겁니다. 저어기 먼 나라에 산다는 코끼리같이 생긴 육지거북 말고요. 얕은 바다까지 올라왔을 겁니다.
연오랑은 생전 처음 보는 큰 바다거북이, 얕은 물에까지 와서 얌전히 엎드려 있는 걸 보고는 신기해했을 겁니다.
‘오호, 요놈 봐라?’
흥미로워하며 연오랑은 냉큼 신발을 벗고는 그 위에 잽싸게 올라탑니다.
“끼럇! 으하하하.”
거북이는 느릿느릿 움직이며 물 위를 유영합니다. 신기하게도 이 큰 바다거북은 잠수를 하지 않고, 연오랑의 몸이 젖지 않은 상태로 바다를 헤엄칩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 곳 해안가에서 자라온 그에게 두려움은 없습니다.
그렇게 해변에서 멀쩍히 떨어지니깐 슬슬 재미를 느끼는 연오랑이라도 생각을 다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음, 이거 너무 멀리 온 거 아닌가? 신기하긴 해도 이젠 다시 되돌아가야 하지 않나?’
바닷가마을에서 어릴 적부터 해초를 뜯을 정도로 자맥질을 해봤다면, 몸이 뜬다는 걸 알겁니다. 헤엄치다가 힘들면 잠깐 누운 자세를 취하면 둥실둥실 떠서 호흡을 하며 쉴 수 있습니다. 파고가 높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이 상태에서 물에 익숙한 자라면 꽤나 먼 거리도 이처럼 중간 중간 몸을 바다에 내어맡긴 채 잠자듯 오랫동안 두둥실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민물에서도 어느 정도 통용됩니다.
그런데 막, 연오랑이 거북이 등에서 뛰어내리려는 찰나에 광채 나는 빛덩어리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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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의 대목>
…연오랑을 태운 바위는 동쪽으로 계속 떠내려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황금빛으로 빛나는 태양이 연오랑의 머리 위에 바짝 붙어 따라 오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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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 이거 뭐야?!’
이 신기한 현상에 주춤해버리는 연오랑. 이것은 ‘파티마 현상’으로 부를 수 있으며 신명이 직접적으로 지상의 인간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티마 예언에 대해서>
1917년 5월 13일 포르투갈의 빈촌 ‘파티마’에 성모 마리아가 눈부신 흰 빛을 뿜으며 출현합니다. 그녀는 이 마을에 사는 세 어린이 -「루치아(10세), 야신타(7세), 프란시스코(9세)」- 에게 나타나 인류 운명과 직결된 세 가지의 대 예언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매월 13일에 여섯 번을 계속하여 나타났다고 하는데, 눈보다 하얀 옷을 발끝까지 내려뜨린 영롱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이 세 소녀뿐 만 아니라 약 7만 명가량 되었다고 한다.
그 목격담 중에 신기한 것이 있는데, 태양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이적을 보았다는 것이다.
매감씨 가만히 있는 해가 밑으로 떨어지는 기적이라~
연오랑이 본 것도 그 해 스타일일 것입니다. 1~2세기경의 사람에게 이러한 신비로운 현상은 능히 신령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요.
이렇게 움찔하는 사이에 거북이는 대한해협을 유유히 건너갑니다.
연오랑 : 아, 이제 되돌아가지도 못하겠다.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이제는 연오랑도 포기.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이정도 거리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나마, 황금빛 덩어리가 계속 그의 머리 위쪽으로 따라오기에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어쩐지 따뜻하고도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연오랑 : 좋아, 좋타고. 그럼 어디,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보자고~
다행히 해협의 날씨는 화창하여 파도는 잔잔하였습니다. 거북이는 ‘꼬북꼬북’거리며 일본 열도까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갑니다.
일본서기에선 연오랑(스사노오 미코토)이 ‘신라 땅에서 배를 만들어 바다 건너 일본 땅으로 건너왔다’고 합니다만, 그러면 고서기에 실린 오로촌과의 전투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호미 곶 영일현의 제철집단 수장이었을 그가, 만일 배를 타고 갔다면 맨몸으로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최소한 호신용 강철검 정도는 가져가야지요.
하지만 일본설화에서는, 맨몸으로 온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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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촌> 무리가 독주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졌음을 확인한 <연오랑>은 그들을 손쉽게 참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연오랑>의 칼이 <오로촌>이 차고 있던 칼에 부딪치자 저들의 칼에는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았는데 <연오랑>의 칼은 무뎌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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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모국에 도착한 연오랑은, 수중에 철검을 갖고 있지 않아서 그들의 청동기제품 칼을 빌려 사용했을 겁니다. 즉, 한국설화와 일본설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난데없이 호미곶을 출발하여 대한해협을 건넌 것으로 보입니다. 거대한 바다거북을 타고 말이죠.
바다거북을 타고 깊은 바다로 나간 것은, 연오랑이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 자신이 바닷수영에 뛰어난 면모가 있다고는 하지만, 모험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걸 감수하고 커다란 바다거북에게 꼬였다는 것은 의외로 호기심이 많은 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⑥ 호기심이 많타.
…한편 머리에 해를 이고 동으로 흘러갔던 연오랑은 이윽고 어떤 섬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일본의 서쪽 해안이었다. 당시 일본은 나라를 이루지 못해 부락 단위로 싸움이 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사람은 이를 보고는 말하기를 "이는 비상한 사람이다" 하고 그를 세워 왕으로 삼았다…
연오랑이 도착한 곳은 일본 열도 시마네 현(이즈모)으로 보입니다.
앞서 일본에 석탈해와 연오랑이 도착했을 때의 사정을 얘기한 적 있을 겁니다.
…이 시기의 일본열도는 삼한의 유민들이 건너와서 갈대밭을 개척하고 개간하며 쌀농사도 지었고 멸망한 고조선, 고구려 유민들도 들어와서 부족들의 소국이 많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원령공주의 그런 목책 두른 마을의 부족국가?! ^^
1세기 후반 저술된 ‘한서(漢書)’지리지에 따르면 기원전 현재의 규슈지역을 중심으로 “왜에는 100여 개의 소국이 있으며 통역관에 의해 한(漢)나라와 의사소통이 되는 곳이 30나라”라고 하였습니다….
석탈해(B.C. 19년-A.D. 80년)가 일본을 거쳐 간 지 백여 년 뒤에 도착한 연오랑입니다.
설화 상으론 일본은 부락 단위, 소국 단위로 싸움이 심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일단 식량문제가 컸을 겁니다. 강철 농기구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숲을 개간하는 것은 어렵거든요. 나무 곡괭이는 앞을 불로 달궈서 약간 단단하게 해서 쓴다 쳐도 강철 곡괭이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그래서 쌀이 유입되긴 했겠습니다만, 대중화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나마 좀 낫다는 청동제 농기구도 잘 구부러졌을 겁니다.
연오랑의 강철야장으로서의 기술은, 이런 원시적인 청동기문명와 철기초입에 막 걸쳐져 있는 일본전역으로의 철기 대중화를 가능케 합니다.
벼농사를 보급화 시키고, 세오녀를 통해 누에치기를 일본여성들에게 가르치고, 가야의 문화(신사, 창세신화, 지명 등)들이 들어왔을 겁니다. 신라는 12가야 1사로로서, 원래 가야와 일맥인데, 끈질기게 살아남음으로 인해 주목받았지만, 가야 쪽은 사람들에게 무관심 당해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00여개의 소국이 있는 일본 땅. 여기에 난데없이 옷한벌 달랑 걸친 바다를 건너온 남자. 특이하게도 커다란 바다거북을 타고왔다라…. 아무리 그래도 이즈모 소국에도 기존 지배층이 있을 터인데 그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난데없이 출신도 불분명한 남자를 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은 부자연스럽습니다.
이즈모 인들 : 존네 비범하다!
연오랑 : ^ㅡ^;; 그보단 물이랑 밥부터 좀….
소국 이즈모에선 노림수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연오랑의 출현을 이용해 먹는 거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이 시기는 수확이 곧 다가오니 고구려 유민들이-오로촌- 또다시 침략을 해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즈모 인들에겐 불안하고도 어수선한 상황이었죠.
고대 청동기사회인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리 일부라 하여도 겨울을 날 수 있는 식량을 약탈당한다는 것은, 곧 굶어죽는 주민들이 생긴다는 의미였습니다. 다음 수확 때까지 견디려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오로촌 사람들은 식량뿐만이 아니라 반반한 이즈모 여성들도 납치해가니 더욱 공포스럽습니다.
연오랑(스사노오) 전설 중에, 뱀에 위협받는 쿠시나다 공주를 구해주는 설화가 있습니다.
* 뱀을 물리친 스사노오 *
한편 신들에 의해 다카마가하라에서 추방된 스사노오가 지상으로 내려온 곳은 이즈모(出雲)의 히노카하(肥河) 상류 오늘날의 토리카미(鳥髮) 근처였다.
이 때 강물에 젓가락이 흘러 내려와 이를 이상하게 여긴 스사노오가 올라가서 보니 노인과 노파가 소녀를 사이에 두고 울고 있었다.
스사노오가 그 연유를 묻자 노인이 대답하기를 "저는 이곳의 국신(國神)으로 제 딸의 이름은 쿠시나다히메(櫛名田比賣)입니다. 원래 저에게는 여덟 명의 딸이 있었는데, 머리가 여덟인 구렁이(八岐大蛇)가 해마다 와서 다 잡아 먹어 버렸습니다. 지금 다시 그 구렁이가 오는 때입니다. 그래서 우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스사노오는 노인에게 독한 술을 빚어 여덟 개의 항아리에 담아 놓으라고 하였다. 이윽고 뱀이 나타나 여덟 항아리에 머리 하나씩을 넣고 그 술을 모두 마시고는 취해 잠들어 버렸다. 이 때 스사노오가 나타나 구렁이를 베었는데, 그 몸에서 진기한 칼 한 자루가 나왔다. 스사노오는 이 칼을 아마테라스에게 헌상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천황가의 삼종 신기 가운데 하나인 구사나기노쓰루기이다. ♠ 린2 츠루기? ♥
뱀을 물리친 스사노오는 적당한 곳을 찾다가 스가(須賀)에 궁을 세우고 쿠시나다 공주와 결혼하여 여러 신들을 낳았는데, 스사노오의 6세손이 바로 이즈모 국을 세운 오호쿠니누시노카미(大國主神)이다.
* * *
머리가 여덟 개 달린 뱀에게 독한 술을 먹이고, 그 놈이 취해 잠들어 있을 때 구렁이를 베었다는 대목. 그리고 그 구렁이의 몸에서 진기한 칼 한 자루가 나옴.
이것은 일본설화쪽에서 오로촌 사람들을 참살한 연오랑의 이야기와 문맥이 비슷합니다.
청동제 무기를 지닌 이즈모인들은, 철제무기를 지닌 오로촌들을 머리가 여러 개 달린 뱀처럼 무서워했습니다. 꾸준히 약탈당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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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자 <오로촌=고구려 사람>들이 또 다시 곡식을 빼앗으러 왔다. 그들은 그들이 무엇보다 좋아 하는 술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만히 놔뒀을 리 만무 했다. 그들은 <연오랑>의 짐작대로 그 독주를 있는 대로 퍼 마셨다. <오로촌>무리가 독주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졌음을 확인한 <연오랑>은 그들을 손쉽게 참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연오랑>의 칼이 <오로촌>이 차고 있던 칼에 부딪치자 저들의 칼에는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았는데 <연오랑>의 칼은 무뎌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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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한 칼’이란, 이즈모인들에겐 신비한 강철검이었을 겁니다. 연오랑이 약탈자들을 죽이고 얻은 철검 말입니다.
위처럼 쿠시나다 공주와 결혼한 것은 오로촌들을 격파한 이후로 보입니다. 바닷거북을 타고 왔다고 해서 왕처럼 떠받들었다면, 왜 당장 이즈모 왕이 그의 딸을 주지 않았을까요? 이것은 이즈모 왕은, 연오랑의 출현을 처음엔 이용해먹으려고만 했던 것이란 증거입니다.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왕으로 추대했다면, 첨부터 공주를 줬어야죠. 왜 일 다 끝나고 나서야 줍니까? -0- 시방 장난해요? ㅡㅡ+
연오랑 : 음, 맞아 맞아. (ㅡㅡ) (__) (ㅡㅡ) (__)
이즈모는 뒤숭숭했고, 추수가 곧 끝날 터이니 오로촌이 철검 들고 공격해 올 것이니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겁니다. 이런 때에, 하늘이 보우하사 난데없이 커다란 바다거북을 타고 온 남자가 있습니다.
이즈음 이즈모 상황을 보지요. 오로촌의 거듭된 약탈은, 청동기 씨족사회들을 통합시킵니다. 강력한 적을 가지고 있는 부락들은 합심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게 부족장들의 연합체인 상태에서 연오랑이 출현한 것입니다.
이즈모 왕 : ‘음, 당장 써먹을 수 있겠어!’
수장이었던 그는, 연오랑이 이즈모 인들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힐 아이템으로 보였을 겁니다. 냉큼 허수아비 왕으로 추대하여 민심안정을 꾀하는 거지요. 어디까지나 연오랑은 신비롭게 등장하였고, 그 광경을 본 이즈모 인들은 다른 주민들에게 알려주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입니다. 이런 입소문은 금방 퍼지기 마련.
이즈모 왕은 당장 연합회의를 소집하여 부족장들과 원로들을 부릅니다. 통합된 씨족부락들의 연장자가 장로와 부족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원로회와 같은 이 연합회의는 다섯 개의 부족이 합쳐진 것입니다. 가장 규모가 작은 부족은 인원이 적어서, 부락 수준이었습니다. 이즈모 왕은 가장 규모가 큰 부락의 부족장으로서, 우두머리 자리에 추대된 것입니다. 그래서 딱히 이즈모 왕이라 해도 독단적으로 사항을 결정할 만큼 지배력이 강했던 건 아니라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다섯 부족의 통합체니까요. 그냥 강력한 부족장 정도의 권위를 지녔다랄까 그 정도 수준이었을 겁니다. 고대국가가 이루어지기 전입니다.
연합회의에서 연오랑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왕설래합니다.
그래도 가장 발언권이 가장 센 이즈모 왕이 여러 족장들과 원로들을 설득합니다.
이즈모 왕 : 모두들 보시오!! 이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왕을 내려 보낸 것입니다.
거북을 타고 대양을 건너온 자요! 우리 이즈모를 보호하시려고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란 말이오!!
‘이 남자는 비상하다’, ‘오로촌 사람들과 대적하려는 이번 년도에 있어서 큰 역할을 다할 것이다’, 그를 왕으로 추대하면 현재 이즈모에 깔린 불안 심리를 제거할 수 있다하며, 자신의 계획을 말합니다.
족장 A : 하지만, 이즈모왕. 그럼 당신은 생판 모르는 저자에게 왕위를 양도하겠단 말이오?
이즈모 왕 : 하하! 뭐 그게 대수겠습니까. 내 우리 이즈모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
원로 B : 그, 그렇게까지 한다면야….
족장 C : 하지만 그에게 진짜로 왕의 권력을 주겠다는 겁니까?
이즈모 왕 : 하하, 설마요.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우리가 원하는 건 단지 민심의 동요를 안정시킬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나랏일이야 계속 우리가 해오던 그대로 하고 단지 그자를 꼭두각시로만 세운다는 겁니다.
원로 B : 허수아비 왕으로 말입니까?
이즈모 왕 : 그렇지요. 현재 우리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 잔혹한 오로촌 무리들이 곧 쳐들어 올 것입니다. 이번엔 식량과 여자들을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가 합심하여 나라를 만들긴 했지만 여전히 이즈모인들은 공포감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족장 A : 왕의 말은 거북을 타고 온 그자를 이용해 민심의 불안을 없애자
그 말이군요.
이즈모 왕 : 네, 맞습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 합니다.
좌중은 잠시 말이 없어지고, 각자 골몰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확실히 유효한 방법으로 보였다. 그리고 곧 하나둘 이즈모 왕의 의견에 찬성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신중해지자며 우려를 표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졌습니다. 난데없이 나타난 외지인을 거북 타고 왔다고 왕에 책봉한다는 이것에, 못마땅했던 일부 인사들은 어쩔 수 없이 대세가 기울었음을 받아들입니다. 이즈모 왕의 입술엔 미소가 걸렸습니다.
원로 D : 그런데 정녕 오로촌 악귀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요?
연오랑 일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던 마른 체구에 날카로운 눈빛의 원로 한명이 불편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이즈모 왕 : 물리쳐야지요. 아니, 물리쳐야만 합니다!
(좌중을 돌아보는, 그의 눈빛은 이글이글거렸다)
전, 두 딸을 그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여러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식량부족으로 저번 겨울에도 각 부족에서 굶어죽는 자들이 나왔을 겁니다.
그 추운 겨울날 그런 고통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됩니다.
(주먹을 불끈 쥐어 자신에게 가슴팍에 다짐하며 말한다)
더 이상 그들에게 굴복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말입니다!!
원로 D : (부르르 몸을 떨며) 하지만 정녕 오로촌 악귀들은 공포스럽습니다.
이즈모 왕 : 이겨내야지요. 이겨내야만 합니다!
고구려의 유민인 그들은 북방민족의 특성상 유목을 해왔는데 육고기 섭취량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즈음 일본인보다 월등히 체구도 컸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오다보니 성격도 많이 거칠었습니다.
이즈모 민중들과 마찬가지로, 족장과 원로들도 비록 여러 부족이 합심하긴 했지만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곧 다가오는 추수 후, 그들의 공격을 떠올리자 공포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미신이라도 무언가 심리적으로 믿을만한게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즈모왕의 제안이 솔깃합니다.
연합회의는 반대의견 없이 마감되었습니다. 왕과 원로들은 거북을 타고 대양을 건너온 연오랑에 대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는데 합의했습니다. 그것을 과장하여 그를 하늘이 자신들에게 내려준 왕으로 홍보하여, 상징적인 자리에 앉히는데 찬동합니다.
이즈모에 짙게 깔린 불안을 걷어내고, 앞으로 다가올 오로촌과의 전투에 있어 이즈모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들 자신 스스로에게도 말입니다.
이때의 연오랑은 목책으로 둘러싸인 이즈모 성내, 별채로 안내되어 하녀들이 가져다준 음식을 허겁지겁 먹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벌컥벌컥 물 마시고는 보리밥, 구운 생선, 과일로 배를 채웁니다. 워낙 급히 먹느라, 켁켁 목이 메어 명치 두들기면서 급히 물도 들이킵니다. 하녀들을 부렸던 중년의 여자가 그런 모습을 보곤 조용히 밖으로 나갑니다. 이제 방안엔 그 혼자만 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나니 슬슬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으아아~ 잘 먹었다.”
참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난 것이라 더욱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배도 두둑하겠다, 뒤로 벌러덩 드러눕는 연오랑. 그의 눈동자에 천장이 비칩니다. 고향집과는 확실히 다른 방식입니다. 고개를 옆으로 둘러서 주위를 둘러봐도, 처음 보는 건축양식의 집안입니다.
‘확실히 다른 나라군.’
이국의 정취와 차이가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한 연오랑은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바로 파티마 현상입니다.
‘그 빛덩어리는 대체 뭘까? 왜 날 계속 따라왔지? 마치 내가 이곳에 오기를 바라 는 것 같지 않은가?’
호기심 많은 그에게, 그 신비로운 현상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거북을 타고 도일한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거북건도 그랬습니다. 한낱 짐승이 아무리 몸집이 크다해도 어른 장정을 태우고, 그것도 중간에 잠수하지도 않고 마치 나룻배처럼 이곳까지 데려다줬다는 것도 신묘한 일입니다.
‘뭐야, 도대체? 녀석의 정체는? 바다의 용왕인가?’
바다왕 이야기는 그도 어린 시절 듣기는 했지만, 설화가 진짜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으음, 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연오랑. 나름대로 이곳이 바다건너 왜라는 것을 짐작한 그는, 점차 눈꺼풀이 내려져 옴을 느낍니다. 해풍을 맞으며 장시간 항해한 피로에 그는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연합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별채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즈모 왕 : 이곳에 있단 말이냐?
무사 A : 예, 하녀의 말로는 현재 잠들어 있다고 합니다. 깨울까요?
왕은 뒤에 있는 수뇌부들의 얼굴을 보며 눈빛으로 의견을 물었다. 족장, 원로들 모두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궁금해서 오긴 했지만, 거북을 타고 바다를 건너와 녹초가 된 자를 깨우는 건 현명치 못하다고 판단해서였습니다. 이즈모 왕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즈모 왕 : 아니 됐다, 내버려둬.
그리곤 그는 선임 무사에게 내일 아침에 그 자가 눈을 뜨면 목욕을 시키고, 깨끗한 옷을 입혀서 밥을 먹이고 연합회의에 데려오라고 명했습니다.
* * *
다음날 아침 햇살이 비추이고, 우리의 연오랑은 달디단 꿀잠을 끝냈습니다.
연오랑 : 우갸갸갸갸^0^/ 아웅, 잘 잤다~
음냐냐 거리며, 손으로 반대편 옆구리를 긁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런데 곧 방문이 스르륵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하녀 : (공손히 인사드리며, 열도말로) 잘 주무셨습니까, 목욕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연오랑 : 으잉, 뭐라는 거야?
갸웃거리는 찰나에 하녀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왔습니다. 그리곤 어리둥절한 그를 끌다시피 부축하여 어디론가 데려갔습니다. 거기엔 따뜻한 물이 담겨있는 나무목욕통으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연오랑 : 우앗! 우앗우앗! 어푸어푸, 우와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하녀 중에 둘은 가히 여자치곤 덩치가 큰 편이라 꼼짝없이 아침 댓바람에 목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한반도 기후완 달리 습하였기 때문에 목욕문화가 발달하였습니다.
그렇게 난데없이 때 벗기고, 광낸 연오랑은 깨끗한 옷을 입고는 깔끔하게 정돈된 방에서 아침식사를 기다렸습니다.
연오랑 : (볼이 반질반질) ‘이 사람들이 지나치게 나한테 잘해주는데…, 뭔가 바라는 게 있나?’
연오랑은 무언가 의심쩍었습니다. 몸에 걸친 옷을 보니 꽤나 이곳에서는 고급품에 속하는 듯 했습니다. ‘거북을 타고 와서 용왕의 손님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라고 나름대로 타당한 생각도 해봤습니다. 어쨌든 아침상이 들어오는데, 어제보다 좋았습니다.
‘일단 먹고 보자.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테니~’
* * *
식사를 마치고 별채 앞을 나가보니, 검을 찬 무사 셋이 그를 노려보았습니다.
연오랑 : ‘욱! 뭐야. 왜 째려보는 건데? ㅡㅡ^ 기분나뽀.’
뭔가 그들이 자신을 경계한다는 걸 느끼긴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연오랑 : '거기다가 청동 검이라… 정말 특이하네.’
철검을 만들어오고, 청동 검은 본적이 없는 연오랑에게 과거에 얘기로만 들어오던 구리로 만든 검을 보자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연오랑 : ‘강도는 얼마나 될까? 강철 검이랑 부딪치면 어떻게 되지?’
주석을 넣고 합금했다지만, 무른 구리로썬 얼마나 버텨낼지 의문이었습니다. 직업적인 호기심으로 여러 가지 가정과 상상을 해봅니다. 그래도 야장전문가였기에 그 정도는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약하겠군…’연오랑은 그 나름대로 짐작치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렇게 주변의 나무들을 구경하면서 어슬렁어슬렁 마당을 산책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밖의 풍경도 볼 수 있을까 하여 나가려고 하니, 역시나 바로 제지가 들어왔습니다.
무사 B : (일본어) 더 이상 나갈 수 없습니다!
연오랑 : ㅡㅡ;
말은 안통해도 얼굴 표정 보니 자신은 지금 연금 비슷한 상태란 걸 알게 된 연오랑.
그때, 저 멀리 한 무사가 잽싼 걸음으로 뛰어왔습니다.
무사 D : 연합회에서 이자를 데려오라 합니다.
선임 무사 : 알았다.
선임 무사는 동료들에게 뭐라 말을 하곤, 연오랑을 데리고 원로원으로 향합니다. 무사들은 연오랑의 주위를 포진하여 혹 그가 도망이라도 치지 않을까 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연오랑 : ‘이건 또 무슨 도깨비장난이야?’
자신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건 알겠는데, 자신에 대한 대우가 당최 아리송합니다. 가는 와중에 보니, 이 목책의 성은 청동기문명으로 만든지라, 쇠도끼로 튼튼한 나무를 베어서 방벽을 만든게 아니었습니다. 군데군데 엉성함이 있는 조악한 품질의 성채였습니다. 나무 울타리 곳곳엔 가시덤불을 키워서 적의 공격을 방어하려고 했는데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을는지 의문스러웠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저쪽 멀리 공터에서 젊은 남자들이 웃통을 벗은 채 청동 검을 휘두르며 군사훈련을 쌓고 있었습니다.
연오랑 : ‘호오, 특이한 사람들이네. 그리고 얼굴 표정을 보니 어디 곧 전쟁이라도 벌어지 나?’
풍겨오는 분위기가 그랬고, 사람들의 얼굴엔 딱딱함과 경직됨이 있어 보였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고 연오랑은 눈을 가늘게 떠봅니다.
강철도구가 없음으로 인해 집을 만드는 재목도 썩 시원찮아 보였습니다. 이즈모 전체의 모습은 철기문명으로 들어선 신라에 비해 많이 뒤떨어졌습니다.
‘흐음.’
나름대로 이곳의 문명수준을 가늠해보는 연오랑이었습니다.
연합회에 도착한 연오랑에게 반가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가야 어를 알고 있는 원로가 있었던 겁니다. 그는 여러 가지를 묻습니다.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이름이 무어냐? 무슨 일을 하던 자냐?
연오랑은 나름대로 이곳까지 오면서, 이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중요한 사항은 숨기기로 했습니다. 바로 자신이 강철야장이었다는 것 말입니다.
연오랑 : ‘자칫 잘못하면 이들에게 붙들려 노예처럼 한평생 여기서 철검만 만들고 있을지 도 몰라.’
아내와 부모님이 있는 고향에 다시금 돌아가지 못할 수 있으니, 위험한 사항은 밝히지 않기로 했습니다.
청동기에서 철기가 도래하는 시기에 제철기술자가 지배층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었지만, 거북을 타고 외딴 나라에 홀로 온 연오랑의 경우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제대로 말도 안통하고, 그리고 이 나라 상황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이기에, 그가 지니고 있는 동서양 강철의 총아가, 그의 신변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지요.
연오랑은 자신의 핵심은 숨기기로 합니다. 강호를 살아가는데 세 푼은 숨기라 잖습니까?
일반적인 사항은 사실대로 말합니다.
신라 사람이며 고향은 소머리 마을이고(우두마을/오늘날의 호미 곶), 해변에서 해초를 뜯던 자라고 소개합니다.
연오랑에게 있어서 비범한 점들 중 한 가지가 바로, 팔뚝까지 올라오는 덧장갑을 사용한 점입니다. 불똥을 막아주는 이 장갑을 사용한 그에게 대장장이들에게 흔한 화상 자국이 없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연오랑이 두각을 나타낸 부분은 철광석 산지를 조사하여 발견하고, 제련로를 다루는 것이었기에 직접 망치질을 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힘쓰는 일이야, 다른 사람을 시켜도 되었으니 그는 여러 노하우를 알아내고, 철의 용해, 붓는 타이밍 등 결정적이고 머리 쓰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하였습니다.
단조기법과 열처리 법도 알고 있었겠지만, 게으른 그의 성격상 장시간 두들기고 만드는 그런 노가다는 무료해서 싫어했을 겁니다. 대신 해줄 사람이 있다면야, 당연히 안합니다.
(ㅡㅡ); 앙골모아가, 앙골모아이기를 거부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와 동등한 능력자가 1999명이나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경에. 비록 그중에는 아직도 기동하지 못해서 0단계인 자들도 있고, 유니트M 6단계 마스터 이상인 자는 일부분 이었겠습니다만, 일단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요. ‘나 없어도 대신할 사람 있군. ^^’그럼 당연히 맘 편히 먹고 자기 놀자판 되는 겁니다. 핫핫핫.
마찬가지로 2천년 전의 연오랑도 금속을 다루는 재능은 탁월하여, 그가 손대면 훌륭한 명검이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개수가 늘어나면 그는 질려버렸습니다. 제철집단내에 대신해줄 사람이 있으면 작업은 그에게 맡기지요. 단,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 될 부분은 물론 스스로 했습니다.
연오랑 : ‘좀 더 알아보고 이들에 대해 정보를 모아보자.’
그는 신중해지기로 합니다. 강철야장은 그만큼 그 시대에서는 뜨거운 감자였으니까요. 현재 신라 내에서도 문제가 되는 게, 과도기였던 겁니다. 주몽 때와는 달리, 이제는 점차 왕권도 강화되니 강철장인이라고 해서 쉽게 지배층에 편입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시기는 약해져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신라왕에겐 ‘버릴 수도 없고, 보듬을 수도 없는 그런 세력’이 제철집단이었습니다. 계륵도 아니고 뜨거운 달걀이었습니다. 자신의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으니까요. 탈해 이사금이 그 경우였습니다.
연오랑은 또한 나름대로 이곳 회의장에 오는 동안, 본 마을수준으로 볼 때, 청동기를 만드는 이곳 대장간엔 강력한 화력을 내는 노(爐)가 없을 것이라 확신하였습니다.
구리와 달리 철은 강력한 온도가 필요했고, 품질 좋은 토기를 굽는 고온의 가마기술이 필요했는데, 식사 때 보니 목기를 사용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원시적인 면이 큰 사회였습니다.
또한 철광석은 땅속을 파 들어가서 광석을 꾸준히 채굴해야만 하는데, 이렇게 전쟁기운이 감도는 이 나라에서, 언제 그렇게 광산 발견하고 파고, 용광로, 송풍관, 도가니 만들고, 강철제품 생산하겠습니까!
연오랑으로선, 현재 자신이 가진 기술이 이곳 문명에서는 곧바로 적용이 힘들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잘 됐지 뭐. 음, 난 이들관 상관없는 사람이야. 암암.’
나름대로 자기 자신에게 합리성을 부여하는 연오랑입니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 거슬린 게, 몇몇의 표정엔 노골적으로 자신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습니다. 비록 대세가 기울어 찬성하긴 했지만, 마지못해 이 계책에 승낙한 일단의 수뇌부들은 외지에서 온 연오랑이 달갑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그 감정이 그대로 연오랑에게 전해져 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북을 타고 대한해협을 건너온 그는 졸지에 이즈모의 왕노릇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성채 중앙광장엔 이즈모인들로 가득 찼습니다. 나무로 만든 연단엔 좋은 옷과 악세사리를 달아 치장한 연오랑이 서있고 그 옆에서 옛 이즈모왕이 연설을 하였습니다. 연오랑은 허수아비 왕이 되었습니다.
이즈모의 옛왕은 연오랑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오로촌 사람들의 공격이 있을 때까지 든든한 심리적 방패가 됨을 확신했습니다. 실제로, 연단 아래 광장에는 군중들이 삼삼오오 수군수군 거리고 있었습니다.
연오랑이 바다거북 위에 타고 온 모습을 목격한 일단의 주민들이 사람들 사이에 더욱 입소문을 확장시킵니다. 옛왕은 그 모습을 보고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렇게 왕위취임식을 끝내고, 연합회에서 결정된 데로 곳간을 풀어서 잔치를 벌였습니다. 이즈모인들은 음식과 술을 먹으며 새왕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연단 밑에 차려진 잔칫상에 앉아서 연오랑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게 대체 뭔짓이야….’
그렇게 우여곡절, 왁자지껄한 새왕 취임식을 끝내고 다음날, 가야어를 알고 있던 장로가 옵니다. 연오랑은 그를 황동석(黃銅石)의 ‘황’자를 써서 ‘황’장로라 불렀습니다. 얼굴이 꽤나 노랬기 때문입니다.
연합회의에서는 연오랑이 딴 맘을 품지 못하게 여자를 안겨줄 생각이었습니다. 오로촌의 약탈로 인해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여자나, 하녀로 팔린 여자들을 여럿 데려가서 그에게 고르게 합니다. 일단 젊은 남자는 여자를 붙여주면 말썽을 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왕이 되었다곤 하지만 연오랑은 이즈모 애왕의 저택 옆 별채에 구금 생활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허수아비 왕으로 갑갑해 할 것인즉, 그것을 위해서였습니다.
연오랑은 ‘어차피 시중 들어줄 여자를 선택하는 거라면, 잠깐 동안은 봐야 되는거 아닙니까?’하면서 여자들은 별채만 벗어나지 말고 자유롭게 있으라 합니다. 그리고는 황장로를 이끌고 별채 뒤를 거닐며 정보를 캐내려 합니다. 장로와 단둘이 얘길 나누면서 연오랑은 이곳 이즈모의 사정을 많이 알게 됩니다. 특히나 황장로는 오로촌의 공격에 아들부부를 잃고 손자 하나만 있었습니다.
말이 통하는 자와 대화를 나눠서 감이 잡혀오자 연오랑은 초초해졌습니다. 아무리 신비한 일을 겪었다 하더라도 고향 우두마을에 두고 온 아내, 부모님. 그리고 자신이 이끌어갈 제철집단이 있는데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은 곧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여기서 뭘 하겠단 말인가?’
말 그대로 허수아비 왕이 되어서 오로촌과 이들의 전쟁 사이에 끼어서 애꿎게 목숨만 잃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넌지시, 자신을 고향으로 돌려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만 택도 없는 소리라고 장로는 단호히 잘라버렸습니다. 왕은 이제 더 이상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니 그럼 고향의 내 아내와 가족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건 얼떨결에 거북타고 온 죄로 인질이 되어버린 거 아닌가!’
연오랑은 한탄스러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할 여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황장로는 재차 그에게 혹여나 탈출은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 많은 이즈모인들을 버리는 야멸찬 행위라고 말입니다.
‘우리 가족한테도 그 소리 좀 해줘. ㅡㅡ^ ’
연오랑은 억울했지만, 사태는 이미 그가 손댈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있었습니다. 낙담하는 그의 모습에 황장로는 잠시 눈빛을 누그러뜨리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하며 그를 달래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연오랑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이, 나중에 신라 땅에서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였습니다.
‘이 전쟁터로 가족을 데려오란 말입니까?’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른 그 말을 꿀꺽 삼키고는, 억지로 웃은 연오랑은 고맙다고 합니다.
장로는 여전히 의심 쩍어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혹시 연오랑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탈출시도를 하는 게 아닐까 말이죠. 그러면 비록 붙잡았다 하더라도 소문이 밖으로 나가면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닙니다. 오로촌의 공격에 사기진작을 위해 왕으로 추대했는데, 그런 왕이 도망 치려했다면 실로 그 파급은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이런 장로의 속마음도 모르고 연오랑은 연오랑 나름대로 혼자만의 입장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견해, 입장차이가 그만큼 컸던 것입니다.
이곳에 있다간 멋도 모르고 전쟁통에 죽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연오랑.
새 왕에게서 의심스런 구석을 발견한 황장로. 그리고 그것이 소름끼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걸 새삼 깨달은 장로. 부르르, 그는 젊은왕이 눈치 채지 못하게 몸을 떨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내 서로 속마음을 결코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알면 정말 큰일이니까요.
장로의 속도 모르고 연오랑은, 괜히 그의 경계를 살만한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하하, 웃으며 여자들을 보러가겠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탈출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 의심 사는 행동을 그만해야겠음을 느낀 것이었습니다.
시치미 뚝 떼고는, 여러 여자들을 흥미롭게 자세히 살펴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그 중 제일 예쁜 아가씨를 골랐습니다.
‘일단 저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요. 그래야 나도 도망칠 기회가 생기지 않겠소? 하매(세오녀의 애칭), 당신껜 나름 비밀이요.’
나름대로 합리화를 해보는 연오랑 이였습니다. 하지만, 왜 그럼 제일 맘에 드는 처녀를 고른 건데?? ㅡㅡ+
그의 이런 고뇌스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1시간도 채 못돼서 누군가 연오랑의 앞에 당도해 왔습니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눈썹이 송충이 같은 게 한마디로 나 ‘무사’요, 하는 단련된 몸동작의 청년이었습니다.
“카게츠입니다. 왕을 호위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항상 왕의 곁에 있겠습니다!”
절도 있는 목소리. 황장로는 곧바로 자신의 손자를 보내온 것이었습니다. 왕의 호위로 말입니다. 지금 있는 4명의 호위병 말고도 신규 무사가 한명 더 추가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청년의 눈빛엔 조부로부터 ‘왕이 혹 탈출할 듯 싶구나’라는 염려를 들은 것처럼 젊은 새 왕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했습니다.
‘능구렁이 영감 같으니라구!’
어제부로, 낯선 땅, 낯선 나라에서 스사노오 미코토 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된 그였습니다.
* * *
어떻게 이곳을 탈출해 볼 수 없을까 하루하루 모색하는 연오랑과는 달리 이즈모인들은 추수가 가까워올수록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졌습니다.
연오랑은 연오랑 나름대로, 구금생활 비슷한 곳에서 벗어나려고 애썼습니다. 가끔 주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면서 사람들 모인 곳에 나가서 한 손 들어주고 웃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열광하는 이즈모인들을 보고 연오랑은 한숨을 쉽니다. ‘이게 뭔짓이야’ 하고 말이죠.
탈출을 위해, ‘왕이 검도 없냐고~’하면서, 자신에게도 호신용 칼을 달라고 했습니다. 호위무사들은 자신들이 지켜주니깐 상관없다고 했고, 연합회에서도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했습니다. 하지만 줄기차게 ‘오로촌이 쳐들어와서 전쟁이 일어날 것인데, 왕이 빈 몸으로 다녀야쓰겠냐! 이즈모인들에게 전투의식을 고취시키려면 왕도 나름대로 무장을 하고 있어야 한다’ 라는 주장을 피력하며, 기어이 청동검을 받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안선 녀석이었죠. 밋밋한 칼날을 만지며, 연오랑은 투덜대었습니다. ‘이건 사과도 못 깎겠군. 장난해?’ 그는 무척이나 열불이 올랐습니다.
“이 인간들 괘씸해! 전혀 상관없는 사람 붙들어서 자기들 전쟁에 이용해 먹고는 이따위 처산가!! 흥흥!”
연오랑은 더욱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곧 긍정적, 긍정적, 항상 위기에 처해도 좋게 생각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가라 앉혔습니다. ‘화내봤자 나만 손해닷!’ 날선 실검이면 연습하다 다칠 수도 있으니 우선 이거로라도 좋다고 자신을 토닥이는 연오랑. 호위무사단의 선임이 된 카게츠를 졸랐습니다.
연오랑 : 카게츠! 나 검술 보여조! ㅡㅡ
카게츠 : ㅡㅡ^
연오랑 : 뭐야~ 왕의 명령 씹는 거야? ㅡ_ㅡ+
나름대로 강하게 나가보는 연오랑이었습니다. ‘니들이 멋대로 왕으로 추대해서 목숨 걸게 해놓고는 그 정도도 못해주냐?’ 라는 식으로 막나가보는 그였습니다.
그 억지에 떨떠름한 표정입니다만, 카게츠는 ‘어디 맛좀봐라’ 하는 식으로 자신의 최고 기량을 발휘해서 검 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흐음, 하며 연오랑은 그 동작들을 다 보고 나선 수중의 청동검을 휘둘러봅니다.
다음날 아침 연오랑은 팔 어깨, 상체가 아파서 누워 있습니다. 하녀가 그런 그의 어깨와 팔을 주무르고 있었지요.
‘끙끙~ 아이고 되게 아프네. 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애~. 히이잉, 허리도 아퍼. ㅠ_ㅠ’
꼼짝을 못할 정도로, 온몸이 쑤셔왔습니다. 갑자기 무리한 훈련을 하여 탈이 난 것이었습니다. 사지가 뻑적지근한 게 장난이 아닙니다. 전투훈련을 받아보지 않았던 그가 첫날부터 너무 많은 시간을 해서 몸살이 난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 온종일을 맛사지 받아가며, 연오랑은 생각을 정리합니다.
‘어느 세월에 할까나……. ’
연오랑은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볼려고 해도, 성문 바깥으론 엄두도 못내고, 혹여 나갔다 하더라도 이 이국땅에서 어찌 다시 신라로 갈 수 있는 배편을 구하겠습니까? 말도 안통하고, 수중에 돈도 없고. 막상 도망친다 해도 금세 잡힐 거라는 건 명명백백했습니다. 제대로 신라로 갈 수 있다는 기약조차 없었습니다.
검술을 하루아침에 느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오로촌에 이기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가…’ 나름 생각을 해보았지만, 적이 무서워서 다섯 부족이 이렇게 연합하여 성채를 세웠는데, 쉽게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중에는 나도 끼어있을려나?’ 피식 연오랑은 웃었습니다. 강철검을 든 오로촌과 청동검을 든 이즈모인들의 격돌이 얼마나 큰 격차를 불러올지 뻔해 보였습니다. 나긋나긋한 안마에 통증이 사그라듬을 느끼고 연오랑은 하녀의 이마에 새겨진 땀방울들을 보았습니다.
“그만해라. 쉬었다가 해.”
비록 말은 안 통했지만, 표정이나 몸짓으로 설득시킨 연오랑. 그녀는 생긋 웃으며, 손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곤 엎드려있는 연오랑의 등에 기대면서 그를 껴안아왔습니다. ‘이 여자도 오로촌인들에게 끌려가는 걸까?’ 연오랑은 의외로 자신이, 자기혼자만을 생각해 왔음을 알아챕니다.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겠다. 난 나대로 여기가 평화로워지면 고향으로 떠날 수 있지 않은가. 오로촌인들은 철검이야. 정면대결해선 승산이 없다. 혹 인원으로 압도한다해도 큰 피해를 볼 것이야. 그렇다면, 그들의 예봉을 피하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문득 연오랑은 게를 잡던 생각이 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바닷가에서 자맥질을 해서 게를 쫓아가다보면 이놈이 옆걸음으로 후다닥 튀어선, 돌덩이 밑으로 숨어버립니다. 바닷물 속이라 부력이 있어서, 능히 그 큰 돌이라 할지라도 옮길 순 있지만, 그럼 또 튀어버립니다. 그래서 바닥에 붙을 정도로 몸을 바싹 엎드려서는, 돌 옮김 없이 잡아야 했습니다. 연오랑이 장갑을 쓰는 것은, 나름대로 이 게한테 물리면 무척이나 손가락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는 헝겊을 어머니를 졸라서 세 손가락의 장갑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게사냥을 했습니다. 나중에 제철소에 들어가서는 그 경험 때문에 일할 때 장갑을 만들어 썼고, 세밀한 손바느질에도 일가견이 있던 세오녀가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런 연유도 있고 하여 젊은 남녀는 친밀해졌던 것입니다.
장갑을 낀 채로, 바위 밑에 배를 깔고서 도사린 게를 잡으려면 정면으로 손을 뻗어서는 안되었습니다. 양 옆으로 슬그머니 게가 달아날 곳을 차단하고 살살살 자연스럽게 간격을 좁혀야 했습니다. 녀석은 움찔하며 어느 한쪽으로 튀려고 하면 미리 그쪽을 차단해서 다른 쪽을 보게 합니다. 그렇게 탁구 치듯 살살 범위를 조여 줘야 했습니다. 게의 마음이 어느쪽에 더 가있는지 느껴보면서 마음이 많이 가는 쪽엔 원천봉쇄한다는 의지의 손을 보여주고, 갈팡질팡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혼돈에 빠지게 됩니다.
‘후후, 착하지 착하지.’
혼란에 빠진 녀석은 꼼짝도 못하고 그 사이에 서서히 양손을 좁혀 갑니다. 그렇게 집게발 예봉을 피해서 옆으로 조여 잡아야 됩니다. 집게발 팔꿈치를 몸통에 붙여버리거나 손가락으로 펴서 조여 버리면 녀석이 아무리 따각따각 공격을 해와도 무용지물이지요.
‘신난다! 밥반찬 ^^ 게딱지에 밥 말아먹어야지~’
이제는 하도 입신에 가까워, 자연스럽게 손 뻗으면 자연스럽게 게가 잡혀있는 경지였습니다. ‘마음 가는데 게있다~’
적의 예봉을 피해서 측면을 공격하는 것은 전술의 백미라 할 수 있으며, 수많은 동서고금의 장수들이 이 기법을 이용하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연오랑에겐 게의 집게발 공격을 피한 사냥이었지요. 이런 걸 자연 속에서 배운다고 합니다. ^^; 자연경이죠.
물이 차가워지는 계절이 되면, 자맥질을 할 수 없었기에 잠수사냥채취를 할 수 있는 기간이란 1년에 한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했기에 시장에 내다팔거나 보리랑 바꾸기 위해서는 여름엔 아침부터 거의 어두워질 때까지 물속에서 살았습니다. 밥 먹을 때와 체온이 너무 내려가서 잠시 햇볕에 열 보충하고, 낮잠 잠깐 자는 거 말고는 뭍으로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바다 속에서 살았습니다. 다행히 게으른 그는, 물속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최소한의 힘만으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기에 맘에 들고 편했습니다. 오히려 어그적어그적 물줄기 흘러내리며 밖에 나와서 중력에 몸을 실어야 된다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난 물 밖에 나오면 힘빠져^^~’ 바다의 왕자 트립톤이었지요. ♠일본만화♥
그렇게 엄청난 양의 게를 잡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생존을 위해 연마된 이 손기술은 그가 제철소에서 일을 하면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해주었습니다. 연오랑이 손재주를 본 이전 수장 털보아저씨가, ‘저 녀석은 몸은 굼뜬데, 손기술이 예술이야~ 이제껏 저렇게 자연스러운 녀석을 처음 봤어!’라고 극찬을 할 정도였습니다.
어깨, 팔꿈치와 손목과 손바닥, 손가락을 나긋나긋하게 사용하는 그 기법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왕궁에 납품되는 금은 장신구도 만드는 제철소 최고의 재녀인, 세오녀의 정밀함조차도 능가하였습니다. 쇠의 기운을 타고 났기에, 금속을 다룸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똑같은 형상을 만들어도, 그가 만든 제품은 무언가가 달라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쇠의 마음을 볼 수 있을 정도였지요. 같은 쇳조각이란 없습니다. 망치로 한번 때려보면 그 제각각의 성질, 특성이 달랐습니다. 손에 전해져오는 느낌, 틀려진 형상 정도, 안에 포함된 다른 물질, 탄소의 정도에 따라 다 달라 보였습니다. 일반인에겐 그 쇳덩이가 그 쇳덩이 같지만, 연오랑은 그런 여러 가지 정보를 일순간에 파악하고 직감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 때려보면 알어. ㅡ_ㅡ’ 이런 천부적인 강철장인이 필(Feel)을 느끼고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만들게 되는 칼이 명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단, ‘근면성’이 없어서 악세사리 몇 번 만들곤 때려치운 연오랑이었습니다. 아주 가끔 만들기만 할 뿐이었지요. 다행히 세오녀가 있었기에 그에게 강요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연오랑은 장신구 쪽보단 철기 쪽 여러 방면으로 꼭 필요한 인재였기에 할 일이 많았습니다.
“게사냥이로군.”
연오랑은 피식 웃었습니다. 그의 등에 안겨있는 하녀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다음날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해진 연오랑은, 카게츠를 살살 구워 삶습니다. 주민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그가 마을을 거닐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거듭거듭 강조합니다. 계속되는 그의 우김에, 카게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연합회의에 알렸고, 연오랑의 말에 타당성을 느낀 연합회에선 5명의 무사를 더 붙이는 조건으로 허락을 했습니다. 황장로는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내심 갑갑해서 미칠 지경이라고 바락바락 우긴 연오랑의 이유도 있었지요.
마침내 성문은 벗어나지 않는 조건으로 마을 내를 산책할 수 있었습니다.
조막막한 아이들이, 보건소 소독차 꽁무니 쫓듯이 달려들었습니다.
“와! 거북을 타고 온 왕이다!!”
“>o< 우와 우와!”
“거북왕이다~”
“거북알 주세요. ^o^”
‘뭐, 뭐냐 얘들은? ^-^;’
연오랑은 질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을의 소년소녀들은 갖가지 괴성, 기성을 지르며 연오랑의 무리를 졸졸 따라녔습니다. 그 호들갑에, 호위무사들이 정색을 하며 애들을 쫓아 보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연오랑은 그런 소란스런 쪽은 일별(一瞥)하곤 어제 생각했던 바를 떠올리며 목책과, 주변의 흙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허리를 굽혀 지면을 흙을 손가락으로 움켜쥐어 엄지와 검지 끝으로 비벼봅니다. 또한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집들의 배치, 사람들의 규모와 지닌바 청동제 무기를 보면서 나름대로 가늠을 합니다.
이즈음 황장로는 스사노오가 혹 도망치지나 않을까 염려도 하였기에, 자주 별채에 들렀습니다. 그럼 연오랑은 그에게 오로촌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요구했고, 이즈모인들의 말도 배우려고 노력을 꽤나 했습니다.
연오랑은 이즈모의 지형과, 방어기물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하나의 계략을 짜 봅니다. “카게츠! 가자” 하고는 황장로의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갑자기 왜 자신의 조부를 만나려 하는지 뜬금없었지만 어쨌든 별일은 아니기에 카게츠는 연오랑을 황장로와 만나게 해줍니다.
연오랑은 장로와 만나서는 곧장 자신의 할 말을 합니다. 첨엔 무표정하게 듣고 있던 황장로는 점차 입이 벌어집니다. 그리곤 후다닥 연오랑을 손을 잡아채더니 ‘나랑 같이 갑시다’ 일언반구 하더니만, 황망히 그를 데리곤 연합회의장으로 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비상소집을 거는 황장로.
뿌우 하는 뿔피리 소리가 이즈모 내에 울렸습니다.
어리둥절한 이즈모 옛왕과 다른 부족장, 장로들을 비상소집한 상태에서 황장로는 그 계책을 말해줍니다. 황장로는 군데군데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옆에 대동한 연오랑에게 묻고서, 다시 좌중에게 전해줬습니다. 모두 그 방법에 경악했습니다.
그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독한 술을 마을 주민들을 동원해서 대량으로 빚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연오랑이 조사한 마을 외곽 목책 쪽에 위치한 지역의 집 바닥을 팝니다. 이 집은 위치상 사각에 자리 잡았기에 다른 곳에서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토굴은 목책 아래를 지나서, 마을 밖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관통시켰습니다. 지하도를 만든 것이었지요.
* * *
추수가 곧 끝날 즈음에 커다란 토기에 담긴 술들은 독한 주향을 내뿜고 있었고, 일부식량을 뒷산 동굴로 옮겼습니다.
오로촌 근처와 이즈모로 오는 루트에 매복해있던 은신조들이 적들의 출발을 발견하였습니다. 곧 마을사람들을 미리 준비해두었던 곳으로 서둘러 피신시키고, 이즈모 성내는 텅 비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목책에 의지해서 저항을 해댈 것이라 기대하고 작정을 하고 온 철제무기 오로촌인들은 전혀 성내에 사람이 없자 어리둥절해졌습니다. 그래도 혹, 내부에서 기습을 하려고 도사리고 있나 하여 일견 조심 조심스럽게 들어가 보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것들이 다 튀었나! 잡히면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다 죽여 버리겠다!”
오로촌 두목은 화를 벌컥 내는데, 왕의 저택 창고를 뒤져본 수하들이 뛰어왔습니다. 곳간엔 일부가 없긴 하지만, 수확물이 어느 정도 있었고 저택 마당엔 음식과 고기들이 잔뜩 차려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독한 술항아리들이 넘쳐난다고 하였습니다. 오로촌 수장이 수하들을 이끌고 서둘러 가보니, 과연 부하의 말대로 잔칫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술독 일부는 뚜껑이 열려져있어 그 향이 사방에 진동하였습니다.
수장은 이즈모인들이 그리 멀리 피난해가지는 못했으리라 보고, 추적해가려 했지만 수하들 대부분은 이미 술과 음식에 군침을 동하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오로촌 두목인 그도, 이런 진수성찬을 두고 어디있을지도 모르게 짱박힌 이즈모인들을 찾으러 가기엔 좀 그랬습니다. 더군다나 그들도 그들나름대로 여자를 지키려고 무장하고 경계하고 있을 터인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쉬운 걸 놔두고 어려운 쪽을 선택하기란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데리고 온 부하들은 이미 마음이 술과 고기, 음식에 반쯤 넋이 나가 있어서 이런 녀석들을 데리고 나가봤자 제대로 지휘가 될지 못미더웠습니다.
“제기랄, 여자가 없잖아!!”
수장은 일이 어느 정도 글렀음을 알고는 투덜대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억지로 부하들을 독촉해서 밖을 뒤지러나간다면 마지못해 나가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이 우리가 오니깐 겁먹고, 술과 음식 잡수시고 식량 차지한 우리가 곱게 가시라는 수를 쓰고 있나 봅니다.”
심복부관이 냉큼 그의 마음을 긁어 주었습니다.
“잡으러 갈까?”
“마을이 여기 있는데 제깟 것들이 가면 얼마나 가겠습니까? 아마 이 근처 산속 동굴에 숨어있을 겁니다. 겁 잔뜩 먹은 두더지들처럼 말이죠. 흐흐흐, 두목. 그들에겐 우리가 얼마나 공포스러웠겠습니까? 이번엔 아마도 여자라도 지키려고 이런 수를 쓴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그냥 우리, 수하들이 술과 고기, 음식에 눈독들이고 있는데 일단 지금 먼 길 와서 지치고, 조금 쉬어줘야 제대로 힘 쓸 겁니다. 요거 다 먹어치우고 내일 날이 밝으면 찾으러 가죠. 으흐흐흐. 실컷 먹고 마셔서 몸보신 하고 여자를 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금상첨화입니다요. 흐흐.”
심복은 이즈모인들의 이번 태도에 분명 자신들을 극히 두려워해서 알아서 기는 거라고 수장을 안심시킵니다. ‘놈들의 얄팍한 수입니다’, ‘별거 없습니다’하면서, 아부를 합니다. 수장은 잔칫상과 술을 목격한 부하들의 열망이 담긴 눈들을 바라보며 오늘은 일이 글렀음을 알아챕니다. ‘어쩔 수 없군’속으로 입맛을 쩝 다시며 수하들에게 명령합니다.
“야 이 녀석들아! 그래도 독이 있는지 확인은 해보고 먹어라.”
이리저리 부산하게 음식이나 술이 안전한지 파악해본 후 오로촌 병사들이 우루루 달려듭니다. 두목은 그런 부하들의 한심스런 모습에 절래 고개를 저으며, 가장 좋은 잔칫상 앞에 마지못해 앉았습니다. 그 옆으로 부관이 바짝 붙어 앉습니다.
“대왕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놈들 금세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오랫동안 그를 보필한 수하는 오로촌 수장의 불만스런 마음을 달래줍니다. 한쪽 눈을 찡그리며, 여기저기서 질펀하게 헤벌쭉해서는 술과 음식 탐닉하기 바쁜 부하들의 모습이 오로촌 수장의 눈동자에 비추입니다. 모두들 연신 꿀꺽꿀꺽 먹고 마시고 하기에 바쁩니다.
“그렇겠지?”
“네, 그렇구말굽쇼.”
“그래도 성문에 경비는 세워라! 애들 보내서 문 확실히 닫고 제대로 지키라 그래.”
“여부가 있겠습니까! 오면서 보니 꽤나 견고하게 만들어두었더군요.”
혹시라도 부하들 대부분이 술에 떡이 되서 무력화된 상황에서 이즈모인들이 기습을 가해올 여지가 있어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했습니다. 비록 목책이긴 했지만, 가시넝쿨을 보강하고 여러 면으로 손질이 많이 되어 있어, 성내는 밖으로부터의 공격에 믿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비록 먹을 것에 팔렸다곤 해도, 혹시나 모를 사태는 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로촌의 수장은 마음속에 약간 의문점이 남아 있습니다.
‘이상하군. 이 정도 대비를 했다면 농성전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나 손쉽게 이즈모 성을 내준 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직전에, 우리와 싸우면 인적 자원을 잃으리라 생각해서 유화책을 쓴 거겠지.’
이미 소문을 통해, 이 근방 부락민들이 합심하여 모였다는 것을 안 그는, 이번엔 단단한 쓴맛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왔습니다. 하지만 김빠지게도 이즈모의 여러 부족장들이 막판에 의견조율이 맞지 않아서 큰 희생을 치르는 대항전을 피하고 이렇게 부드럽게 자신들을 돌려보내려 하는 거라 여겼습니다. ‘암 그렇구말구, 우리가 좀 쎄야 말이지. 핫핫핫!’ 수장은 은근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식량은 그런대로 여기 있는 걸로 괜찮타해도 여자들 없이 빈손으로 가는 건 말이 안 되지.’
수장은 슬그머니 웃음을 띄우며, 내일 날이 밝으면 반반한 여자들 사냥하러 갈 생각에 몸이 후끈 달아 올랐습니다.
“크하하하, 얘들아! 마셔라 마셔!”
기분 좋아진 오로촌 두목은 큰 소리로 외쳐댔습니다.
* * *
이즈모 성내가 내려다보이는 산중턱. 무사 다섯 명과 연오랑이 수풀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어떤가요?’ 연오랑이 묻자, 호위무사 중에 가장 시력이 좋은 자가 대답했습니다.
“횃불이 일렁이고 그들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이긴 하는데 다들 먹고 마시고 풀어져 있습니다”
“잘되었군요.”
연오랑은 그럼 예정대로, 안전한 곳에서 대기 중인 병사들에게 전령을 보냈습니다.
공격은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경입니다.
그러기에 미리 충분히 잠을 자둔 그들이 일어나 준비를 마친 후, 조심스럽게 이즈모 성으로 접근했습니다.
일단의 몸집이 작고, 잽싼 병사들이 토굴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공격대는 성문 보초병에게서 보이지 않는 사각까지 이동했습니다. 성내로 은밀히 잠입해 들어간 침투조가 무사히 들키지 않고 성문에 다가가 보초들을 기습으로 처치합니다. 그리곤 성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즈모 병사들은 청동검 손잡이를 불끈 움켜쥐며 성내로 진입하였습니다.
연오랑은 청동검은 믿지 못하여, 청동창두를 단 창을 중점적으로 훈련했습니다. 비록 나무지만, 창두 부분의 봉쪽에 구리판을 돌려 감아서 쉽게 잘리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전투경험이 없는 그였기에, 거리 면에서 유리한 창이 승산이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보자한텐, 검을 쓰는 것보다 창을 쓰는 게 더 빨리 익숙해지고 위력을 발휘하기 쉬웠습니다.
이즈모의 옛왕은 수하들을 이끌고 나가며, 연오랑에겐 다섯 호위들과 함께 성문을 지키도록 요청합니다. 전투훈련이 미천하고, 강철칼들을 만들긴 했지만 그걸로 사람을 죽여본 경험이 없는 연오랑으로선 후방에 남아있으라고 하는 것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곧 은밀히 연회장으로 다가간 이즈모인들은 술에 곯아떨어진 오로촌인들에게 들이닥쳤습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그들은 술에 곯아떨어져서 여기저기 어지러져있는 오로촌 무사들을 닥치는 대로 참살합니다. 일단의 오로촌병사들이 놀라 대항하려 하지만 알콜로 인해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 몸으로 수많은 청동검, 청동, 나무, 죽으로 된 수많은 창들이 찔러옵니다. 비명소리와 함께 연회장은 순식간에 피비내린내가 화악 끼칩니다. 아우성과 아비규환, 사방에 켜놓은 구리화로에 튀는 핏물과 일렁이는 화로 불길에 섞이는 검은 그림자들로 어지러웠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그 비명소리는 연오랑에게 자신이 전쟁터에 있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진짜 목숨을 건 싸움이로구나.’
오로촌 수장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수하들의 비명소리에 황급히 일어났지만 아직 술기운 때문에 몸이 비틀거렸습니다. 난데없이 들이닥친 이즈모인 장정들의 칼이 사정없이 그의 부하들을 도륙하고 있었습니다. ‘제기랄!! 모두 정신 차리고 대항해라!’ 몇몇은 그래도 강철검을 휘둘러 공격을 막아냈지만, 대부분은 몸을 가누기 힘들어서 큰 상처를 입고 쓰러집니다. 오로촌 수장은 좌우에서 달려드는 이즈모 병사들에게 자신의 애검을 휘두릅니다. 과연, 그의 검은 뛰어나서 청동검의 끝부분이 잘려나가고, 그대로 몸을 한 바퀴 회전하며 그어버립니다. 그의 공격에 이즈모청년은 으윽, 가슴이 갈라지며 쓰러집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공격을 막고 수하들에게 호통을 쳐서 사태를 수습하려 합니다.
‘건물!!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
이미 기세가 눌려있고, 알콜 기운에 비틀거림이 있는 살아남은 수하들을 독려하여 뭉친 그는, 왕의 전각 내로 들어갑니다. 이즈모 옛왕이 소리칩니다. ‘그만! 따라가지 마라.’ 그리곤 이즈모 병사들에게 추살한 시체의 철제무기로 칼을 바꾸라고 외칩니다.
헉헉대며, 건물 안에서 전열을 가다듬는 오로촌 수장은 절망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에 입술을 짓깨뭅니다.
밖의 이즈모 병사들도 술에 취한 적들을 기습했지만, 무기의 질적 차이로 인해 몇 명은 반격을 당해 죽임을 당했고, 일부는 중상을 입어 운신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계략과 기습으로 인해 적들은 몇 배의 희생을 치렀습니다.
오로촌 수장은 분노에 몸을 떨며 가까스로 살아남은 4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뒷문 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아차하며 이즈모 옛왕이 병사들을 이끌고 추격해왔습니다.
성문 위에서 오로촌 병사의 시체를 살펴보던 연오랑은, 멀리서 들려오는 고함에 허리를 폅니다. ‘이런!’ 한눈에 보아도 다급해 보이는 적의 살아남은 무리들이 미친 듯이 성문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뒤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간극으로 추격해오는 이즈모 옛왕과 병사들.
연오랑이 맡은 성문으론 그의 호위 무사 다섯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성문을 맡고 있던 적병의 철제무기는 연회장을 공격해간 주력병들이 가져갔기에 청동검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성문을 내려!’ 연오랑은 황급히 무사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뭐라구요?!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카게츠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다른 호위무사들도 뻥쪄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살아남은 적들의 무리 뒤로 아군의 주력병들이 쫓아오고 있는데 적들을 놓아주자니? 연오랑은 답답했습니다. 아직 한 번도 부딪쳐보지는 못했지만 적들은 강철검을 사용하는 자들. 인원은 비슷해 보이지만, 쉽사리 방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용하는 금속의 차이가 큰데, 숫자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었으니까요. 순식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게 불안감이었습니다. 그러려면 차라리 적의 예봉은 피하고 게 잡듯이 측면을 공격하는 게 나았습니다. 적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려야 승산이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당장 성문을 내려 버렸습니다. 카게츠가 버럭 화를 내며 막으려 했지만 간발의 차로 우두두 하면서 성문은 내려져 버립니다. 연오랑은 호위 무사들에게 소리칩니다. ‘막을 필욘 없다. 다리에만 상처 입혀!’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무는 법. 거기다가 저들은 궁지에 몰린 강철고양이가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청동검이었습니다. 그 강도는 전문가인 연오랑에게 강철과 대적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짐작가게 만들었습니다. 결사의 각오로 달려오던 오로촌 생존무리는, 성문 쪽에도 이즈모 병사들이 보이자 돌파할 각오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갑자기 성문이 내려지자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살 길이 보인다 싶어서 부리나케 도주에 주력했습니다. 집중해서 대적했다면 모를까 이미 마음이 분산되어 버린 패잔병들은 연오랑의 호위무사들에게 허벅지, 다리에 상처를 입습니다. 가뜩이나 술이 다 깨지 않은 상태였기에, 죽이려는 칼질이 아닌 측면에서 부상을 입히는 얕은 공격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 상태로 성문을 나가봤자, 곧 추격대에 잡히거나 안 잡히더라도 과다출혈로 죽을 거였습니다.
“이놈들!!”
오로촌 수장은 또 한 번 농락당하는 이 수에 분통을 터트리며, 강철검을 휘두릅니다. ‘으악!’비명과 함께 연오랑의 호위무사 한명의 팔이 잘려져 나갔습니다. 오로촌 우두머리의 칼의 날카로움은 실로 무서워서 사람의 팔이 단숨에 절단내었습니다. 비칠거리며 무력화된 수하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술기운이 깬 그는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수중의 철검으로 연오랑의 호위무사들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다행히 그가 술기운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렇지, 아니었다면 사망자가 여럿 나올 무서운 상황 이였습니다.
‘빨리 좀 와라!’ 연오랑은 몇 초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초조했습니다. 번뜩! 그럴 때 오로촌 수장은 연오랑에게 집중합니다. 흥분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제보니 연오랑은 옷은 무척 고급입니다. 이것은 이즈모의 옛왕이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그에게 멋진 복장을 입혔기 때문입니다. “이놈!! 죽인다!!” 눈동자가 까뒤집힌 오로촌 두목은 맹수처럼 달려 듭니다. 그 폭풍 같은 그 기세에 연오랑은 숨이 막혔습니다. 상대는 그동안 수많은 전투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밥 먹듯이 죽여온 자! 목숨 걸고 싸워본 경험이 없는 연오랑은 잠시지간 몸은 경직이 되었고, 그 순간 오로촌 수장의 철검이 창두를 잘랐습니다. ‘위험하다!’ 번개같이 허리춤의 칼을 뽑아서 몸을 갈라오는 저 칼을 막아내었습니다. 연오랑의 칼이 오로촌 수장의 칼과 부딪쳤습니다. 팍, 하는 소리와 중간부분이 2/3나 베어지는 청동검. 그 힘을 견딤에 경련을 일으키는 연오랑의 팔뚝.
“죽어라!” 시뻘겋게 핏발 선 눈의 적 수장의 더러운 입 냄새가 확 끼얹어옵니다.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하압!’ 누군가의 기합소리와 함께 적 수뇌의 어깨에서 피가 튀었습니다. 오로촌 무사들을 다 처리한 카게츠의 구원! 이놈이, 꿈틀대는 눈빛의 오로촌 수장이 칼을 뒤로 후려쳤습니다.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잘려져나가는 청동검 조각과 함께, 연오랑은 카게츠의 목줄기에서 핏물이 튀는 걸 봅니다. 오로촌 수장은 득의의 얼굴로 다시금 연오랑에게 고개를 돌리는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움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품안에 들어오다시피 바짝 붙어있는 연오랑을 내려다봅니다.
“이, 이런 개같은… ” 비틀 거리며 심장에 박한 쇠끗을 돌리자 슴베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연오랑을 그 나무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쥐고는 적 수장의 목 천돌을 가격했습니다. 비명을 토하며 뒤로 자빠지는 오로촌의 우두머리. 그런 그의 몸 위에 올라타서는 죽어라고 목을 후려치는 연오랑. 미친 듯이 그렇게 광분하며 적이 숨이 완전히 끊어진 뒤에도 여전히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피가 팍팍 튀었습니다.
성문 쪽을 경비하던 오로촌 병사 한명의 품속엔, 단검이라고 하기엔 어설프고 송곳 비슷한 쇠붙이를 갈아 만든 조악한 흉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쇠냄새를 맡을 수 있는 연오랑이 그것을 놓칠 리 만무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취했고, 이렇게 생사의 기로에서 찰나의 틈, 적 두목의 심장을 꿰뚫었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 전투경험은 실로 급박하고 끔찍하여 이성을 잃어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카게츠가 쓰러졌습니다.
보다 못한 이즈모병사들이 그런 그의 양 겨드랑이를 부여잡고 제지할 때까지 연오랑은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헉헉, 컥컥 탁한 숨소리를 내뿜으려 후들거리는 무릎. 그런 다리로 겨우 일어선 연오랑. 그는 그렇게 비틀거리며 황장로의 손자에게로 다가갑니다.
카게츠는 입에 피거품을 물면서도 아직도 흐릿한 눈빛으로 살아 있었습니다. ‘끄윽, 끅.’거리며 연오랑을 올려다보는 그 표정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지만 이미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숨조차 쉬기 어려웠습니다. 그 모습을 애처롭게 내려다보는 연오랑. 카게츠는 곧 숨을 거두었습니다. 다섯의 호위무사들이 모두 죽은 거였습니다. 성문을 지키던 자들 중에 생존자는 연오랑 뿐. 미우나 고우나 정이 든 자들이었는데, 모두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주먹에서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이것이 전쟁인가…’ 연오랑은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몸은 아직도 잘게 경련하고 있었습니다.
대승을 거뒀습니다.
비록 적들이 술에 취해 있었다 하더라도, 무기의 질 차이때문에 이즈모쪽에도 제법 사상자를 내긴했지만, 정상적인 격돌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밖은 떠들썩했지만, 건물 내부의 연오랑에겐 그 시끌벅적함이 딴나라 소리처럼 들려왔습니다. 망연히 서있는 그의 발치 앞쪽엔 천에 둘둘 말려진 카게츠가 누워 있었습니다.
연회장의 처참한 광경은 전쟁을 처음 경험해본 연오랑에겐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랫배가 찢어져서 창자가 흘러내는 시체도 있었고, 목이 잘린 자, 팔다리가 떨어지고 너덜거리는 자, 붉은 자상을 온몸에 지닌 자, 끈적끈적한 피가 바닥에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 강렬한 쇠냄새와 함께 횃불 아래의 사람의 몸뚱이들. 그 모든 이들이 이미 혼백이 떠나버린 , 땅바닥에 함부로 버려진 나무토막들 같았습니다. 그런 전쟁의 결과물을 본 연오랑은 착잡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전투도 경험해보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한 그에겐 좀 전에 일어났던 모든 것들이 한바탕의 꿈처럼 여겨 졌습니다.
‘이럴려고 날 거북에 태워서 여기로 보냈나? 태양도 따라오며?’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단순히 나 혼자만의 환상이었단 말인가?’ 신비로운 현상은 그저 자기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자문합니다.
한쪽 무릎을 꿇고는 조용히 카게츠의 얼굴을 쓰다듬어봅니다. ‘거북을 타고 온 댓가치고는 너무 값비싸구나…’ 연오랑은 자신이 이 땅에 있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었습니다.
삐걱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연오랑은 그래도 뒤돌아보지 않고, 여전히 자신을 대신해서 죽은 카게츠의 얼굴 윤곽을 만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체온이도 느껴지지 않은 그 싸늘함이 손가락을 통해 전해져 왔습니다.
“그 애가 맞는가?”
예상대로 그는 황장로였습니다, 연오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예, 어르신.”
잠시 그의 뒤에 서있던 장로는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그리곤 잠시 뒤에 눈을 뜨고는 물었습니다.
“어떻게 죽은건가?”
“절 구하다 죽었습니다.”
“그래? 그렇군….”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과연 내 손자다운 죽음이야.”
황장로는 그렇게 격정이 이는 가슴으로 비틀비틀 걸음을 옮겨왔습니다. 허허로운 두무릎. 털썩, 카게츠 앞에 쓰러지듯 주저앉는 노인. 늙은 두 팔이 그런 그를 겨우 지탱했습니다.
“모두 다 죽었군, 그들에게… 모두 다 죽었어. 허허, 이제는 이 늙은이 밖에 안남은건가… .”
푸념하듯 넋두리하는 그의 말엔 이미 생명력이 다 말라버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연오랑은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그가 문을 막 잡아 갈 때, 장로가 격앙스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스사노오 왕!”
연오랑은 뒤돌아섰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카게츠의 몫까지, …… 내 손자의 목숨이 헛되지 않게 해주시오.”
연오랑은 부르르 떠는 그의 어깨를 쳐다보았습니다. 황장로는 이 순간 십년은 더 늙어보였습니다.
“알겠습니다….”
마을 내는 살아남은 적이 있지 않을까하여, 어두운 와중에서도 횃불을 들고 성내 곳곳의 집을 들쑤시고 다니는 이즈모 무사들로 시끄러웠습니다. 연회장의 시체들도 모두 확인살해를 했습니다. 멀찍이 떨어진 산 계곡 동굴에 은신한 여자들과 노약자, 어린애들을 데려오기 전에 미리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했기에요.
이즈미의 옛왕은 대승에 기뻐하며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부하들을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연오랑이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어찌 할 것인가요?’ 무슨 소리냐는 표정의 그에게, 아침이 밝고 여자들을 다 데려오고 병사들을 휴식시킨 후, 일부 수비병력만 남기고 오로촌을 공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엔 잠깐 난감한 표정이었던 이즈모 옛왕도 곧 연오랑이 ‘이번 연합은 임시로 결성된 게 아닙니까? 적 약탈을 격퇴했으니 다들 자신들의 촌락으로 되돌아간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럼 제대로 방어가 안 될 겁니다. 차라리 지금 힘이 결집되어 있을 때 철제무기를 습득한 이 시점에서 그들의 근거지를 파괴해야 합니다. 주력이 여기서 몰살했으니 쉬울 겁니다’하며 설득하자 마음이 기웁니다. 연오랑은 이미 기호지세라 어설프게 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즈모 옛왕은 곧 연합회의를 소집해서 그들과 의논해보겠다고 합니다.
오로촌에 대한 공격 건은 한껏 고무된 그들이었기에 연합회에서 통과되었고, 소식을 전하러 무사가 달려온 후, 연오랑은 저택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오로촌을 공격하기 위해선 지금 억지로라도 휴식을 취해둬야 했습니다. ‘카게츠… . 그리고 모두들 미안하다… .’ 밖엔 새로운 호위병 넷이 저택을 지키고 있었고, 익숙한 얼굴의 옛호위들은 모두 죽었음이 새삼 실감이 나는 그였습니다.
연오랑이 눈을 감고 있는 그 사이에, 오로촌의 시체들은 다 치워지고, 아침이 되자 피신시킨 부녀자들이 다시금 성내로 복귀하였습니다.
모든 이즈모인들이 이 대승리의 기쁨에 겨워있는 그 즈음에, 연오랑은 일어나 밖으로 나갔습니다. 호위무사들을 대동하고 연합회에 간 그는, 오로촌 마을이 방어구조가 어떤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딱히 무서운 그들의 마을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이가 없었는데, 사람을 통해 주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예전에 그들에게 납치되어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여인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그녀의 입을 통해 안의 대략적인 구조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로촌인들을 참살하고 빼앗은 철제무기로 다들 무장을 하고, 화살엔 기름먹인 천을 돌돌 감아 불화살들을 여러 개 만듭니다.
그렇게 이즈모인들은 적의 근거지로 출발하고 다음날 저녁 오로촌 성채마을에 도착합니다.
철제도구를 사용해서 튼튼한 나무를 베어 만든 그곳은 한눈에 보아도 견고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연오랑은 처음의 계책이 실패하면 어쩔 수 없이 불화살을 써야했지만, 되도록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랬습니다.
충분히 어둑어둑해진 상태에서 오로촌인들의 복장을 한 이즈모인들이 짐을 잔뜩 실은 것처럼 위장한 수레들을 이끌고 목책에 다가가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별 의심 없이 문을 내려준 경비병들은 곧 돌변한 이즈모 무사들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미 대다수의 장정들은 이즈모로 공격나간 시점이었기에 마을에 남자들 수는 적었습니다. 진입로를 확보한 위장조에 의해 숲속에 숨어있던 대다수의 이즈모 병사들은 신속히 달려 들어갔습니다. 곧 여자들을 제외한 오로촌 남성들은 노소까지 불문하고 거의 다가, 밀려들어간 이즈모 병력들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즈모인들은 마을을 제압하고 나서야 여자들을 광장에 모았는데, 개중에 수년 전에 납치당한 가족을 발견하고 서로 얼싸안고 통곡하는 광경이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진입이 어려우면 불화살을 쏴서 목책을 태우고 돌입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첫 번째 계책이 잘 맞아서 수월히 끝났기에, 전투가 끝난 후 마을 내로 들어온 연오랑은 대장간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오로촌 쪽은 철광석을 녹여서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가야국에서 수입한 판상철부(板狀鐵斧)와 철정(鐵鋌)을 달구고 두드려서 원하는 철기를 만드는 정도였습니다. 대장간지기는 전투 시에 이즈모 병사들에게 죽음을 당했습니다. 벽에는 그래도 여러 가지 공구가 걸려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허리에 찬 검을 풀어 보았습니다. 오로촌인들이 가진 검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목숨을 앗아갈 뻔도 했으며, 카게츠와 호위무사들을 죽음으로 몬 검이었습니다. 적 수장의 실력도 있었지만 이 강력한 검에 희생된 이즈모인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즈모의 옛왕도 이것을 탐내는 눈치였지만, 사연 많은 이 칼을 그에게 주고픈 마음은 없었습니다. 연오랑은 비록 허수아비 왕이었지만, 이즈모 성에서의 적 격퇴로 그의 입지는 점차 실체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발언권은 변하였고, 그러하였기에 이즈모 왕도 어쩔 수 없이 검의 소유욕을 포기하였습니다.
연오랑은 이 칼이 맘에 안 들었습니다. 지금도 검신을 보니 수많은 피를 머금은 게 요사스러워 보였습니다. 마치 피를 더더, 라고 요구하는 미치광이처럼 보였습니다. 잠시 눈을 감은 연오랑은 오랫동안 상념에 빠졌습니다. 그리곤 곧 결심을 굳힌 얼굴로 눈을 뜨니, 그 두눈엔 신광이 번뜩였습니다.
호위무사들에게 송풍관 사용법을 알려주고,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를 살려낸 연오랑은 간만에 잡아보는 쇠망치에 온몸이 떨려왔습니다. 오로촌 수장의 검을 화로에 달구었습니다. 그리곤 집게로 꺼내서 후려쳤습니다. 어느덧 그의 귓가론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몰아지경이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즈모 옛왕은 뒤늦게 대장간으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온몸으로 땀을 흘리며 몰입에 빠진 연오랑을 보고는 눈을 빛냅니다.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로군!’ 이즈모 옛왕은 감탄했습니다. 거북을 타고 신비롭게 등장한 것, 그리고 병법에 능한 것, 게다가 야철장이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것보다도 더한 게 아닙니까.
서둘러 마을 광장으로 돌아온 그는, 기쁨에 겨워하는 이즈모 남녀들의 상봉을 축하하면서, 서둘러 공포합니다.
“이것은 하늘의 승리입니다! 모두 스사노오 왕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고천원(高天原;신들이 사는 세계)의 의지입니다. 이에 옛 이즈모왕이었던 저는, 악귀같은 오로촌을 물리친 우리의 왕에게 제 목숨보다도 소중한 저의 딸 쿠시나다를 바치겠습니다!”
다른 부족장들은 아차 했지만, 이즈모 옛왕은 그들보다 선수 쳐서 미리 포석을 깔아버렸습니다. 이즈모 군중들은 환호했고, 연합의 부족장들은 너구리같은 이즈모 옛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오랑은 광장의 함성도 들리지 않았고 오직 검을 달구고 두드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밤새도록 홀리듯 한 망치질.
동이 터올 무렵 새벽녘이 되어서야 점차 망치 소리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마지막 금속성을 끝으로 연오랑은 비단옷의 마지막 한 땀을 기운 처녀의 얼굴로 망치를 살그머니 내려놓았습니다. 두근두근 이는 마음은 그의 피를 흥분시켰습니다.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드디어 완성된 것! 마음속의 형상이 실체화하였습니다.
얼굴, 목, 어깨, 등 모두에서 또로록 또록 땀방울이 솟아나며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입술은 거칠게 부르텄고, 눈이 따가웠습니다만. 그러한 모든 피로조차도 완성된 검을 바라보는데는 하등 지장이 없었습니다.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매혹시키는 새 단장의 아리따운 철의 자태.
연오랑은 손가락으로 가만히 그녀를 쓰다듬어 봅니다.
미녀는 그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이제는 연오랑을 괴롭히던 진한 피냄새도, 역겨움도 한 점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태양과도 같은 불은 그 더러운 것들을 모조리 태워 버렸습니다. 그리고 일그러져있던 그녀의 얼굴도 원래대로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연오랑이 한 것은 검의 본래모습을 찾아준 것뿐이었습니다. 그의 입가엔 초승달의 꼬리가 걸렸습니다. 그리곤 천천히 쓰러져 버렸습니다. 놀란 호위무사들이 황급히 젊은 왕의 몸을 부축했습니다.
이 검이 일본 천황가의 삼종신기로 내려온다는 ‘구사나기노 쓰루기’입니다.
연오랑이 눈을 뜬 것은 꼬박 24시간이 지난 그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오로촌의 여자들은 어제 일단의 이즈모병사들과 함께 고향으로 출발했음을 알게 됩니다. 남아있는 이즈모 무사들은 오로촌의 물자를 실어갈 더 많은 수레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져갈 것을 모두 챙긴 오로촌 부락은 불을 놓았습니다. 곳곳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검은 용들이 생겨났습니다. 타들어가는 오로촌의 모습을 보며 연오랑은 이제 모든 게 끝났구나, 하면서 곧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이렇게 연오랑이 아직 이즈모로 돌아오기 전, 연합회의에서는 뜻밖에도 말싸움이 일어나 있었습니다. 옛 이즈모 왕이 자신의 딸 쿠시나다히메(櫛名田比賣)와 스사노오 왕을 결혼시키려 한 문제 때문입니다. 이제 공통의 적이 말살된 지금, 연합 부족장들은 분분히 들고 일어났습니다.
'창피한 줄 아시오! 당신은 스사노오 왕을 허수아비로만 세운 사람 아니오?'하면서 그의 부족세력인 장로 한사람만을 빼고는, 모두 결사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이즈모 옛 왕은 쉽사리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주장했습니다.
“그자는 강철야장입니다. 이건 하늘이 내린 기회입니다. 왜 이 일을 막는 겁니까! 그를 여기에 눌러 앉혀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부족들은 냉소했습니다.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요?! 당신의 딸을 붙여주면 동맹은 곧 당신이 다 장악하겠구려. 안 그렇소? 이번에 힘을 합친 것은 오로촌의 무력에 대항하기 위해서였소! 그런데, 그 정도로 큰 힘을 가진 자를 당신이 얻게 되면 다른 부족들은 모두 그 그늘에 살란 말이오?!”
“옳소! 이일은 결코 찬동할 수 없소!”
다른 부족장들의 거센 반발에, 이즈모 옛왕은 ‘이 늙은 것들이…’하면서 속으로 이를 갈았습니다. 연오랑을 왕으로 올린 것도 자신이고, 비록 이름뿐인 꼭두각시 역이었지만 자신의 왕위까지 이양해준 역할은 바로 자신이 아니었던가! 자신의 선견지명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주장했지만, 이제 강력한 적이 사라진 지금 연합은 그 말이 씨가 먹히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대상이 너무나 뜨거운 감자였기 때문입니다. 그의 거처에 따라 곧 향후 자신들의 부족 미래가 결정된다는 걸 알아차려버린 그들은 이즈모 옛왕 혼자만 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공통의 적이 사라진 지금, 이제는 새로운 갈등이 나타나 삐그덕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핵은 물론 신비롭게 나타나 이즈모를 구하고 오로촌을 멸망시켰으며 더군다나 강철야장으로 밝혀진 연오랑!
바로 이즈모의 새왕인 스사노오 미코토였습니다.
그가 이번 전쟁에서 보여준 눈부신 계책은 연오랑을 얻은 부족이 곧 최강의 세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뻔한 상황에서 쿠시나다 공주와의 정략결혼은 결사코 반대해야만 했습니다. 다른 부족장들은 이제 이즈모 옛왕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음날 연오랑은 이런 사정도 모르고, 이제는 평화로워진 이즈모의 모습에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젊은 왕의 일행을 성대해 환영했고,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연오랑은 피로함이 실로 커서, 따뜻한 목욕 후엔 거처에서 깊은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짹짹거리는 멧새소리와 살랑이는 나뭇잎의 그늘.
그 아래에서 연오랑은, 원래의 진면목을 되찾은 구사나기노 쓰루기를 들고 검술을 익히고 있었습니다.
팟! 갈대가 횡으로 그은 칼질에 동강이 났고, 다시금 치켜세운 강철검은 수직으로 내리쳐졌습니다. 남아있던 갈대의 몸통이 갈라졌습니다.
“훌륭하군요.”
땀에 젖어있고, 뜨거운 호흡을 내뿜던 연오랑은 익숙한 목소리에 몸을 돌렸습니다. 그리곤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습니다.
“오셨습니까, 어르신.”
“이제는 명실상부한 왕. 늙은이에게 지나친 격식을 차릴 필욘 없소이다.”
말에 뼈가 있었다.
“어찌 제가 그럴 수 있겠습니까.”
쓴웃음을 지으며 연오랑이 대답을 하는데, 황장로의 뒤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여인 하나가 있음을 보곤 이채를 발했습니다.
“그 소저는 누군지요?”
“이 늙은이의 손녀지요.”
연오랑은 일견 잠시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미 장로의 가족은 모두 오로촌에 죽은 걸 아는데, 갑자기 손녀라니?
“어릴 적 가족을 오로촌에게 잃은 걸, 내가 공부시키고 키웠습니다. 카게츠와 혼인시키려고 말입니다.”
“…… .”
연오랑으로선 할 말이 없었다. 장로의 귀한 손자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대신 죽지 않았던가.
“얘야, 인사 올리거라. 우리 이즈모를 구해주신 스사노오 왕이시다.”
황장로의 말에 처녀는 사뿐히 앞으로 다가와서는 그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렸습니다. 미색이 대단한 아가씨였습니다. 인사에 대한 답례를 하고는, 연오랑은 장로에게 무슨 연유인지 눈으로 물었습니다. 장로는 뜻밖의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 늙은 저는 가족이 아무도 남지 않았군요. 하나 남은 손자도 늙은 저보다 먼저 죽고 말입니다. (하늘을 잠시 쳐다보며 한숨을 내쉰다) 이 아이는 비록 친손녀는 아니지만 우리 가문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스사노오 왕, 이전에 늙은이가 드린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제 손자의 목숨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한 것 말입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잘되었군요. 그럼 이 늙은이가 혼자 외롭게 죽어가지 않아도 되겠군요. 이 아이로 우리 가문의 대를 잇게 해주십시오.”
“그, 그런!”
설마설마 마음 한켠으로 우려했던 것이 그대로 현실이 되어감에 연오랑은 크게 놀랐습니다. 하지만, 황장로는 그에게 생각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재차 다짐시키듯 말했습니다.
“제 손자의 목숨 값이 그것조차도 안 된다는 말씀입니까?”
“어르신!”
“(한쪽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여인을 가리키며)이 아이를 위해서도입니다. 아이 없이 한평생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자살하길 바라는 겁니까?”
황장로는 품속에서 청동단검을 하나 꺼내어선 그녀의 발치에 던졌습니다.
“아기야, 넌 우리 가문을 이을 후손을 얻지 못할 바에는 그냥 죽어버려라.”
끔찍한 소리를 다 한다고 연오랑이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사이에, 황장로는 할 말 다 했다는 듯이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습니다. 그 야멸찬 뒷모습에 허허, 연오랑은 입을 다물지 못하였습니다. 장로가 그렇게 휘적휘적 사라져버린 후, 여인과 단둘이 남은 연오랑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앞으로의 일이 쉽지 않겠구나.’
그녀에게 다가가 단검을 달라고 했지만, 처녀는 황급히 놀라서 등 뒤로 숨겨버렸습니다. 그 결의에 찬 눈동자를 보고 연오랑은 조금 무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좋습니다, 단검은 뺏지 않겠습니다.”
그리곤 얼굴에 미소를 잔뜩 띄워서는 그녀의 경계심을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내 손을 잡겠어요?”
마음을 정한 연오랑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는 그녀를 살살 달래었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일로 죽는다면 대체 삶의 의미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연오랑은 이 여인이 가여워졌습니다. 처녀는 머뭇머뭇 거리며 단검을 쥐지 않은 다른 손으로 천천히 그의 손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연오랑은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는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장로의 명에 의해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대화를 제대로 듣지 못했던 호위무사들 중 한명이 부리나케 이즈모 옛왕에게로 달려갔습니다.
“무엇이!!”
이즈모 옛왕은 호통 쳤습니다. 자신의 귀에만 살짝 가까이 이야기 한 심복무사의 얘기는 놀라웠습니다. 연합회의 다른 부족장, 원로들은 무슨 일인가 하며 그에게 집중했습니다. 이즈모 옛왕은 연오랑의 호위무사가 전해온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다들 분노하며 황장로의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배신입니다, 배신!’ 특히나 황장로가 데려온 부락민들은 워낙 열세라서 부족장으로 쳐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소부락인 그는 장로의 신분으로 연합회에서 왕따와 같은 위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약한 부족장이 재빠르게도 스사노오 왕에게 연을 만들었다는 것은 괘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찌나 세력이 약한지 이 회의에서 그가 참석 안했어도 별반 다들 신경을 쓰지 않은 분위기였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회의는 격분된 상태로 치닫는데 일순간 조용해집니다. 바로 규탄의 주인공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나타났으니까요.
“다들 나이 드신 분들이 이 무슨 체통입니까, 앉으시지요.”
조용한 그의 말에, 모두들 안색을 일그러뜨리고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터져 나오는 불만의 소리들.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며 타 부족장들은 그에게 따지듯 물었습니다. 이미 무사를 통해 알려진 일을 황장로는 그대로 시인해주었습니다. 회의는 또다시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아아, 다들 진정하십시요’ 이즈모 옛왕은 천연덕스러운 황장로의 얼굴을 보고 그가 무언가 노리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느 정도 높아졌던 언성이 잦아들자, 이즈모 옛왕은 장로에게 물었습니다.
“이건에 대해선 해명이 필요하군요. 자세히 말해 주시겠습니까?”
황장로는 그 물음을 듣고는 입가에 미소를 띠곤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모두 의아해하시겠지만, 이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모두를 위하다뇨? 이 모는 당최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며, 부족장 한사람이 불만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쿠시나다 공주를 스사노오 왕과 결혼시키는 문제 때문에 이제껏 싸웠을 거라 짐작합니다만?”
회의에 참가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어떤 말들이 오고갔을지 안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시큰둥한 목소리로, 기둥 앞쪽에 앉아있던 장로 한명이 말했다.
“스사노오 왕이 가진 힘은 뜨거운 감자지요. 어느 한쪽에 편중되선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는 게 아닙니까? 하지만 당신은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벌써 밖에서 일을 저지르고 나서 사후보고 하는 저의는 뭡니까?”
부족장들은 장로가 못마땅했습니다. 황장로는 빙그레 미소를 띠었습니다.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저와 같지요.”
“뭐라구요?”
“모든 부족들이 그와 혈연관계를 맺어버리는 겁니다.”
뜨악! 좌중은 뜻밖의 말을 듣고는 잠시 멈추어 버립니다. 황장로는 계속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말합니다.
“어차피 한 부족에 집중되면, 다른 부족들은 억눌리고 말 것입니다. 차라리 모두가 평등하게 그에게 각부족의 공주를 안겨주는 거지요.”
“자, 잠깐! 당신의 그 말은…”
“익히 그대롭니다.”
부족장들은 이즈모왕의 딸에게만 신경쓰다보니 미처 그 문제를 간과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즈모 옛왕은 속이 쓰렸지만, 이제 연합회는 어려운 문제에 끙끙 앓타가 비로소 실마리를 발견한 것처럼 조금씩 흥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편, 연오랑은 뜻하지 않게 처음 보는 여인과 동침을 하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곤히 자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살그머니 밖으로 나온 그.
공기를 휘감는 새의 지저귐과 하늘거리는 나뭇잎 사이로의 햇살이 눈을 따갑게 했습니다. 연오랑은 신라, 우두마을로 갈 결심을 합니다.
벌써 꽤나 많은 나날이 지났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세오녀,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제철집단이 지금 얼마나 혼란스러워하고 있을는지 눈에 선하였습니다. 이제 여기도 안정이 되었으니 당연히 자신을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리라 믿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야지.(건물 쪽을 바라보며) 저 여자도 데려가야 하겠지… .’
큰일이군, 하면서 연오랑은 뇌까렸습니다.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왜인 여자를 데려가면 세오녀의 손톱 할큄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부르르 그는 몸을 떨며, 장로가 원한 것은 대를 이를 자손이니 아이가 큰 뒤에 다시 여기로 보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그때 되면 자신이 그녀와 자신의 핏줄을 이은 자식을 여기로 보낼 수 있을는지 의문이긴 했지만, 아직 세오녀와 결혼한 지 얼마 안되었던 연오랑에게 아빠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지 짐작이 어려웠습니다.
어제와 이어 오늘아침에도 연장해서 열린 연합회의에선, 결국 황장로의 의견대로 연오랑에게 나머지 4부족의 여자들이 시집가는 것으로 되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리곤 당사자에겐 묻지도 않고 결혼식 준비에 바빴습니다. 사실 의사를 물을 이유가 없었지요. 이즈모의 구국영웅이요, 왕이었고, 옛 이즈모 왕도 공개적인 석상에서 자신의 딸 쿠시나다히메를 주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풍의 핵이 된 연오랑은, 이틀 뒤 쿠시나다 공주와 세 명의 아가씨들과의 합동결혼식이란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고, 그들에게 항의했지만 묵살 당했습니다.
이즈모 부족장들은 결코 연오랑을 놓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고향의 얘기도 하며, 부모님도 계신다, 젊은 아내도 있다, 가봐야 한다 하지만, ‘부모님을 여기로 모셔 오시지요.’, ‘왕의 아내도 이곳을 좋아하실 겁니다’는 둥 한술 더 떠서 자신들이 신라로 사람을 보내어 모셔오겠다고 성화였습니다. 연오랑으로선 끔찍한 전쟁을 겪어본 이즈모가, 평화로웠던 신라보다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하여 이곳에 정착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황장로는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사람들 속에서 그것을 간파하였습니다.
* * *
철썩, 해풍을 실은 파도가 절벽 밑동 바위들을 때렸습니다.
연오랑은 그 위에서 저 멀찍이 신라쪽, 고향 우두마을이 보이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호위무사들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생각에 잠기고 싶은 연오랑이 그들을 잠시 떼어 놓은 것입니다.
‘후우, 어렵구나, 어려워.’
특히나 마음이 동하여, 칼을 손보았던 것이 강철야장으로서의 정체를 드러냄이 되어 도저히 이들이 자신을 놓아줄 생각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족을 이곳으로 이주시켜 빼도 박도 못하게 하려 하지 않는가’, 기가 막혔습니다.
연오랑에겐 이곳 일본땅은 춘추전국시대로 위험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여러 개의 소국이 난립한 상태에서 식량의 부족은 약탈을 불러왔고, 척박한 땅을 개간하여 농지로 만들 수 없는 청동과 돌, 나무농기구로는 제대로 된 수확을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안정권에 접어든 고향 신라가 그리웠습니다.
상념에 접어든 그의 옆으로 어느새 황장로가 다가와 있었습니다.
“오셨습니까?”
“허허, 곤경에 처하셨군요.”
“그렇게 됐습니다.”
고소를 금치 못하는 연오랑.
장로는 연오랑이 보고 있던 방향으로 멀리 시선을 주었습니다.
“고향을 보고 계셨는지요?”
연오랑은 긍정했습니다. 철썩이는 파도와 끼룩 이는 갈매기가 평화로워보였다.
“스사노오 왕이시여, 이즈모가 맘에 안 드십니까?”
“…….”
“가족을 데려오기에 위험한 곳이라 여기십니까?”
과연 늙은 생각이 맵다고, 장로는 연오랑의 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신라는 12가야 1사로국에서 사로국이 점차 강해지면서 국호를 바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곳의 여러 나라와 대륙 쪽의 한, 북쪽의 고구려 강한 나라들이 많겠지요. 신라가 평화롭다곤 하지만, 주변 강국의 이해관계가 돌변하면 어느 날 갑자기 침공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씀은?”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히려 이렇게 바다 건너 있는 이 땅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단, 이즈모가 국력이 강해져야 겠지요. 주변 소국들이 넘볼 수 없도록. 여긴 한나라나 고구려같이 강대한 대국이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하지요. 철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으로 변모하는 오로촌이었습니다. 이즈모도 철기로 무장하게 되면 능히 제 한 몸 충분히 지킬 것입니다.”
연오랑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신라가 평화롭다고 하지만, 내일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 열도에서의 강력한 소국은 능히 천수를 누릴 만합니다. 왕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건 당연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보시지요.”
장로는 그렇게 말하곤 돌아갔습니다.
혼자 남은 연오랑은 과연 신라가 생각했던 것만큼 지속적으로 안정한 나라는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주변국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수동적인 평화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이즈모에선 능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청사진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재미로 거북을 타고 온 대가치고는 너무 값비싸지 않은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습니다. 이미 뒤따라오던 태양 비슷한 것은 자신의 착시로 판단한 연오랑에게, 더 이상 이곳에 있을 마음이 딱히 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의사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여러 여자들과 결혼시키려 한 행태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미 이즈모 주민들은 자신이 지나가면 열광하며 만세를 외쳤지만, 연오랑에겐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연오랑은 우두마을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향수병에 빠졌습니다.
* * *
부루퉁한 얼굴의 연오랑.
화려하게 차려입은 다섯 명의 여인. 이즈모인들은 축제에 휩싸여있었지만, 오직 한명. 주인공 연오랑은 기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패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떠밀려가는 식이라 여간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좋아하는 이즈모 주민들을 보니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연오랑은 속으로 한숨지었습니다.
스사노오 왕의 결혼식이 있는 이 날은 오직 한사람만 빼고는, 그토록 공포스럽던 오로촌도 멸망했고 그동안 납치된 여자들도 돌아와서 모두에게 기쁨이 넘치는 날이었습니다.
* * *
며칠 뒤, 황장로를 제외한 이즈모 옛왕과 부족장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회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연오랑이 이미 받아들인 황장로의 손녀만을 취하고 나머지 신부들에겐 손을 대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밖에 알려지면 이만저만한 망신이 아닙니다.”
이즈모 옛왕은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강제적으로 떠밀다시피한 혼례식이고, 자신의 딸 미모에 자신이 있었던 그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신랑이 이렇게 행동하니 주민들이 이일을 알게 되면 체면은 물론이요, 창피해서 도저히 얼굴을 들고다니기 힘들 것이었습니다. 다른 부족장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도대체 예쁜 처녀를 넷이나 더 얻었으면 동침해야 쓰거늘! 스사노오 왕은 대체 무슨 생각이란 말이오!”
“우리에게 물을 먹이려는 걸까요?”
“우리의 처사에 항의하는 거란 말입니까?”
일부에선 왕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유일하게 황장로만이 팔짱을 끼고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이미 장로의 손녀와만 동침한다고 알려진 현 상황에서 언쟁이 잦아들자 모두의 시선은 자연히 그에게 쏠리게 되었습니다.
“말해보시오. 이미 당신의 계책대로 모든 부족들이 그와 혈연관계를 맺었는데 신부의 몸에 전혀 손을 안 댄다면 아무 쓸모가 없지 않소?!”
이즈모 옛왕이 황장로에게 물었습니다. 딱히 장로로서도 스사노오 왕이 이처럼 의지가 확고할 줄은 몰랐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손녀와만 자손을 낳고, 쿠시나다히메를 포함한 네 신부들은 소박 아닌 소박을 맞은 과부신세가 되겠습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하녀들을 통해서 이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질지 몰랐습니다. 입단속은 철저히 하고 있지만 세상에 비밀이란 언제까지 통용될 리 만무.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달콤한 물가에 데려가긴 했지만, 억지로 먹일 수는 없지 않은가!
이미 조용히 손녀를 불러서 스사노오 왕이 여자를 싫어하는가 물어보았지만, 발그레하게 홍조된 얼굴로 더듬더듬 잠자리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니 극히 여자를 좋아하는 인물이 아니던가. 그녀를 여러 차례 괴롭힌 걸 보니 여색을 멀리하는 남자도 아니었다.
‘고집이 대단하군.’
장로는 스사노오 왕에 대해 ‘그런 성격이었나’하고 피식 속으로 웃었습니다. 꿈틀, 그 표정을 보고 이즈모 옛왕이 버럭 소릴 지르려다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당신은 논외라 이거지?’ 불만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습니다. 다른 부족장들도 이즈모 옛왕과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보며 황장로는 곤혹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이것 참 쉽지 않은 일이로고….’
그때 밖으로부터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곤, 연합회의에 급보를 전하러 왔다는 무사의 외침이 들렸습니다. 이즈모 왕은 장로에게 소리치려던 화를 그쪽으로 전가하며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무슨 일이냐!!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그 소리엔 잔뜩 짜증이 묻어나서, 밖의 무사는 일순 주춤거렸지만 반드시 전해야 할 사항이라 판단하여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또 거북을 타고 오는 인물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머리 위로 작은 태양 같은 빛이 눈부시게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회의장 안 모두의 얼굴은 집중되었습니다. 이 무슨 신비로운 일이란 말인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더군다나 더욱 신기한 현상을 동반한다고 하지 않은가.
“아, 안내해라.”
후다닥 밖으로 나온 수뇌부들은 무사를 재촉했습니다. 그들이 부리나케 해변까지 달리듯 가보니 이미 이즈모인들이 구름처럼 모여서 이 괴현상을 보고 있었습니다. ‘스사노오 왕도 있습니다’부족장 중 한명이 한쪽을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과연 그곳엔 그들의 왕이 뚫어져라 바다 위에 이목이 빼앗겨 있었습니다.
거북 위에 앉아있는 사람, 그리고 그 위에 작은 빛덩어리.
연오랑은 아랫입술을 깨물었습니다.
‘똑같다. 더군다나 저 태양은…… 내가 착각한 게 아니란 말인가? 더군다나 저 여인은… ’
오늘도 또 절벽위에 가서 신라 쪽을 바라보며 신세한탄을 하려 하는 발걸음이었는데, 중간에 무사가 달려와서 해변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알려왔습니다. 저 멀리서 거북을 타고 오는 인물이 있음을 전한 것입니다. 자신과 똑같은 사례자의 출현에 연오랑은 부리나케 이곳으로 왔고 자신의 옛 모습을 그대로 목격했습니다. 점점 가까이 오자, 연오랑은 그 여자가 자신의 아내처럼 보인다고 여겼는데, 뜻밖에도 진짜 세오녀였습니다!
세오녀는 세오녀대로 놀랐습니다. 저 해변에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신랑처럼 보이는 남자가 있었고, 거북이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것은 선명해지지 않는가!
연오랑은 그대로 물로 뛰었습니다. 물이 허벅지에까지 차오르는 수심까지 헤쳐 나갔습니다. 세오녀의 머리 위에 떠있는 눈부시지 않은 부드러운 태양은 여전히 그녀와 거북을 따라왔습니다. 연오랑 때에는 열도의 뭍이 보이자 사라져 버렸었는데 이번 작은 태양은 여전히 아직도 존재하여 모든 이즈모인들이 그 광경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이즈모 옛왕은 연오랑 때보다도 더욱 신비로운 인물의 출현에 크게 흥분했습니다.
“이거야말로 빛의 여신이 아닌가!”
다른 부족장들도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오로촌을 격파한 것도 모자라서 이번엔 더욱 큰 인물을 보내준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하늘이 정말 우리 이즈모를 각별히 살피시나 보다’, 수뇌부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세오녀를 태운 거북이 연오랑 앞에 다가오자 그녀가 와락 남편의 품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으아앙, 정랑!”
“하매!”
바닷물이 텀벙거렸습니다.
“무서웠어, 무서웠어!”
세오녀는 흑흑대며 연오랑의 품에 연신 얼굴, 뺨을 비벼대었습니다. 연오랑은 그렇게 울부짖는 아내를 부드럽게 안아주며,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안정을 시켰습니다.
“그래, 그래. 이제 다 끝났어. 내가 여기 있잖아. 안심해, 안심해. 하매. 내가 여기 있어.”
실로 생이별을 했던 두 남녀가 놓칠세라 서로를 깊이 끌어안았습니다.
“우아아앙!!”
“그래, 그래, 착하지, 착하지.”
격정적인 감정에 휘말린 그녀를 달래며 연오랑은 무슨 말부터 할까 고민했습니다. 세오녀는 그런 신랑이 이대로 또 사라져버리지나 않을까하여 손가락이 새파랗게 될 때까지 힘을 주었습니다. 손톱이 그런 연오랑의 등판을 파고들었습니다.
‘쪼금 아픈데;’
그렇지만 차마 그런 기색을 드러내진 못하고(사실을 말하자면 이 모든 게 연오랑의 호기심으로 일어난 사태들이 아닌가!)부드럽게 그녀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불편하게 보는 이도 있었습니다. ‘이건 또 뭔가?’ 이즈모 옛왕의 이마에 슬그머니 내 천(川)자가 그려졌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정신없이 포옹을 하고 있는 사이, 거북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었습니다.
연오랑은 문득 자신의 품안에 안겨있는 아내 세오녀의 떨리는 경련을 느꼈습니다. 그녀가 몹시도 지치고 쇠약해져 있었음을 파악합니다. 그리곤 서서히 등을 아프게 해오던 손톱의 압박이 사그라듬을 느꼈습니다. 세오녀는 정신을 잃어가는 것이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랑을 찾고 일순간 긴장이 사라져서였습니다. 연오랑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군,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남자인 그도 해협을 건너오며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여자의 몸인 세오녀가 해풍을 맞으며 장시간을 거북이 등에서 불편하게 온 것입니다. 얼마나 고된 일일지 짐작이 갔습니다. 연오랑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거북을 노려보았습니다.
‘저 녀석이!! ㅡㅡ^ ’
‘그때 그 거북이다!’ 라고 연오랑은 생각했습니다. 바로 자신을 여기로 냉큼 데려다주곤 나 몰라라 했던 그 녀석! 이제는 자신의 아내까지 데려왔습니다.
‘네 녀석의 정체는 뭐냐!!’라고 소리쳐주고 싶었지만 당최 불가사의한 놈이었습니다. 사람 운반하는데 재미를 붙인 녀석이란 말인가, 연오랑이 이를 갈고 있을 때, 거북은 거북대로 저 멀리 물 위를 유영하며 주둥이를 하늘로 쳐들곤 ‘꼬북꼬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기 할일 다 마쳤다는 듯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흥미롭게도 태양은 여전히 두 사람의 머리 위쪽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북이 사라짐과 동시에 팍 꺼져 버렸습니다. 그런 신기한 현상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는 연오랑. 해변에 몰려있는 이즈모인들도 모두 이 기적 같은 현상에 웅성웅성 대는 소리.
이때 시끄러운 물살소리와 함께 그의 주변으로 호위무사들이 뛰어 들어왔습니다. 작은 태양이 사라지자 정신을 차린 그들이 서둘러 연오랑의 주위로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왕이시여, 어서 밖으로 나가시지요.”
아닌 게 아니라 추위에 시달린 세오녀의 몸은 차가웠습니다. 연오랑이 서둘러 그녀를 품에 안고 해변으로 나오자 이즈모인들은 얼굴가득 환희에 찬 표정으로, 두 손을 번쩍 들며 더욱 환호를 질러댔습니다.
“이즈모 왕 만세!!”
“스사노오 왕 만세!”
이적을 본 그들은 너나할것없이 희열에 찬 얼굴, 목소리로, 목이 터져라 외쳐댔습니다. 그 칭송하는 외침들이 연오랑의 귀를 따갑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연오랑은 신라에 있어야할 아내가 자신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곳에 온 것, 그리고 동일한 작은 태양현상, 같은 거북으로 보이는 수단체, 모든 게 너무나 하늘의 장난 같아 보였습니다. 머릿속이 뱅글뱅글 돌고,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했습니다. 연오랑이 비틀거리자 호위무사들이 재빨리 그를 부축했고, 비틀거리면서도 모든 게 꿈결 같고 환상같이 느껴지는 길을 꿈속을 걷듯이 걸어갔습니다.
‘이건 꿈이 아니야, 하매가 내게 있어.’
품에 안겨있는 그녀의 감촉은 이 모든 게 현실임을 스사노오 왕에게 말해주었습니다.
* * *
부족장들은 멀리 보이는 왕의 전각을 바라보며 서로 의견을 피력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실질적인 왕이 된 스사노오는 공주와의 결혼식 전에 별채에서 왕의 전각으로 거처가 옮겨졌습니다. 이제 옛 이즈모왕은 별채에서 잠시 생활하며 새 전각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그곳을 사용하기로 하였었습니다. 연오랑이 이들의 여러 가지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치 못했던 것도, 기쁨에 겨워 왕의 거처를 짓는다고 행복해하며 일하는 이즈모인들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옛이즈모왕 때문이었습니다. 연오랑은 그들의 기대를 짓밟는 매몰찬 짓을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질질 끌리다가 이렇게 된 때에, 바다건너 고국에 있던 아내가 나타난 것이기에 격동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부족장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며 나름대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하늘이 또 한 번 우리를 돕는군요.”
“이미 모든 이즈모인들이 이 소식을 알고 있습니다. 직접 본 이들도 수두룩하고요.”
“태양의 여신이라고도 한답니다.”
그 말을 한 부족장이 슬쩍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빛의 여신을 보겠다고 몰려온 주민들을 더 이상 전각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무사들이 진땀을 빼내며 막고 있었습니다. 와글와글 거리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왔습니다.
“믿기십니까?! 태양을 몰고 왔단 말입니다.”
장로 한명이 정색을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사노오
왕 때보다도 더욱 신비로웠습니다. 물론 사실은 연오랑도 똑같은 현상을 동반했었지만, 그가 상륙하기 전에 사라졌었기에 당사자 외엔 아는 자가 없었습니다. 한 부족장이 말했습니다.
“어떤 관계일까요?”
'스사노오 왕과 말입니다' 란 뒷말을 애써 하지 않아도, 여기 있는 자들은 모두 충분히 알아먹었습니다.
어쨌거나 사태는 그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중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딸이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밖으로 유출될까 전전긍긍했던 그들에게, 이번에 출현한 패는 실로 뛰어났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일거에 확 잡아가버렸으니까.
연오랑은 연오랑 나름대로 마당에 서서 세오녀가 잠들어있는 전각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의 약간 뒤로는 쿠시나다히메를 비롯해 다섯 명의 아내가 곱게 차려입고 그를 에워싸듯 공손히 서 있었습니다. 부족장들은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 최대한 자신의 딸들에게 화려하게 차려입고 왕의 곁에 있으라고 지시한 까닭이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있으면 세오녀가 오해할 터인데… ’ 연오랑은 문득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는데, 어느덧 다가온 장로의 손녀가 턱밑에서 자신을 살짝 올려다보았습니다. 그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여 연오랑은 잠시 자신의 눈을 떼지 못했는데, 그녀가 그런 왕의 모습을 보곤 배시시 웃으며 그의 팔에 매달리며 안겨 왔습니다. 연오랑은 곤혹스러웠습니다. ‘이러면 곤란한데…’라고 막 생각하는 찰나에 벌컥 하며 방문이 열렸습니다. 아차 싶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세오녀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연오랑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주위엔 이즈모 여인들이 자신을 수발하고 있었고, 어느새 소금기 머금은 자신의 옷은 새 옷으로 갈아입혀져 있었습니다. 머리결도 곱게 다듬어져 이불 속에 누워 있었습니다.
여인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더니만, 뜻밖에도 자신의 새신랑은 예쁘게 차린 다섯 명의 아가씨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게 아닌가! 더군다나 한 처녀는 연오랑의 팔에 찰싹 안기다시피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세오녀는 눈에 불꽃이 튀었습니다! 연오랑은 그 모습을 보고 난감했습니다. 제철소에서도 그녀는 일꾼들에게 무서운 안방마님으로 통했습니다. 연오랑은 안무서워해도, 꼼꼼한 그녀에게 찍히면 얼마나 고된 나날이 펼쳐지는지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신라 최고의 제철집단인 일월소에서 꼼꼼하기도 하며 화가 나면 실로 앙칼진 세오녀의 입지는 대단했습니다.
그녀는 입술을 꼬옥 깨물곤 맨발로 마당으로 내려왔습니다. 연오랑은 그 모습, 그녀의 굳은 얼굴을 보곤 난감했습니다. 남편의 바로 앞에 선 세오녀. 그 눈매가 실로 서늘했습니다. ‘찰싹!’ 연오랑의 눈엔 번갯불이 번쩍였습니다. 아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말할 기회를 안주는군’이라고 생각 되는 찰나에, 또다시 반대쪽 뺨에 작렬하는 그녀의 손! ‘철썩!’
연오랑은 두 번째로 뺨을 맞는 중에, 팔에 꼬옥 달라붙어있던 장로의 손녀가 팔짱을 푸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곤 무언가 와락 밀치는 소리와 함께 엉덩방아 찧는 소리에 살그머니 눈을 떠보았습니다. 그러자 세오녀는 어느새 뒤로 넘어가 반방심 상태, 반쯤 벌린 입으론 기가 막힌 표정으로 얼굴피부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입술도 쉴 새 없이 경련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연오랑의 앞에는 어느새 새아내가 된 황장로의 손녀가 막아서서는 세오녀를 두 팔로 밀어버린 것이었습니다. 하아, 연오랑은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처지를 원망했습니다. 생이별을 한 아내와 만났건만, 제대로 된 대화조차 못 나누고 자신은 그냥 뺨만 세차게 두 번이나 얻어맞았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도둑장가로 얻은 정랑의 새아내에게 밀려 넘어진 세오녀는 독기어린 얼굴로 정적을 노려보았고, 이제 막 신혼생활의 재미에 들어간 새색시는 자신의 소중한 신랑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친 그녀의 눈빛을 그대로 쏘아 보았습니다. 어느새 연오랑의 뒤에 서있던 네 명의 여인들도 세오녀와 연오랑 사이를 차단하듯 앞에 와 인의 장막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싸늘한 눈빛과 시선으로 땅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세오녀를 노려보았습니다.
“이, 이…!” 기가 막힌 세오녀로선 혀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연오랑은 이 여섯 여자들이 불러일으킨 사단을 못본척, 저 옆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생각의 도피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군.’
세오녀가 다섯 여자의 압력에 분노하며, 그의 남편을 한번 쏘아보고는 다시금 전각 안으로 들어가 쾅 문을 닫은 후! 부족장들과 장로들은 무사들을 시켜 서둘러 주민들을 해산시켰습니다. 이미 못 볼꼴을 보인지라, 앞으로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키로 했습니다.
수뇌부들은 세오녀가 대체 스사노오 왕과 무슨 사이인지 알고자 넌지시 연오랑에게 황장로를 보내 물어보았지만 소득은 없었습니다. 장로에게도 그는 ‘혼자 있고 싶습니다’하고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 두문불출 해버렸습니다.
이즈모 주민들 사이에는 벌써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태양을 이고 온 여신이 스사노오 왕을 혼내었고, 왕은 그걸 말없이 맞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두 사람 다 거북을 타고 온 것 하며, 그 정체에 대해 설왕설래하기 바빴습니다.
작은 태양을 머리에 이고 왔고, 오로촌을 멸망시킨 그들의 위대한 새 왕을 뺨을 사정없이 때린 것을 보면 스사노오보다 더 높은 신이 아니겠는가 하고 꽤나 그럴듯한 이야기도 만들어졌습니다. 벌써 그녀의 이름도 지어지고 말입니다.
태양의 여신, 천조대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
세오녀를 어느새 신성시하게 된 이즈모인들의 발 빠른 행보였습니다.
* * *
의자에 앉아있는 연오랑의 잔뜩 부어오른 양뺨을, 차갑게 젖은 천이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쿠시나다히메였습니다.
연오랑은 골몰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 그 차가움에 잠깐 그녀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공손한 무릎걸음으로 그를 시중들던 쿠시나다 공주는 젊은 왕이 자신을 내려다보자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곤 고개를 숙이고 양볼에 홍조를 띄었습니다. 그 보조개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연오랑.
그는 다시 아까의 일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무사들이 주민들을 해산시키고, 새아내 다섯도 모두 돌려보낸 후였습니다.
연오랑은 잔뜩 화가 나서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려하지 않는 세오녀를 설득했습니다.
“하매, 내 말 좀 들어보시오.”
“듣기 싫어요! 미친년처럼 온천지를 헤매 다녔건만, 잃어버린 남편은 이국땅에서 예쁜 여잘 다섯이나 끼고 살고 있었군요?!”
“그게 아니오, 하매!” 연오랑은 그녀가 히스테리를 부린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말을 걸었지만, 세오녀는 반쯤 요사스런 목소리로 웃었습니다. ‘오홋홋홋!’ 그 소리가 실로 등골이 오싹한 연오랑. 얼마 살아보진 않았지만, 세오녀는 정말 한 성깔 있는 여자였습니다!
억지로 들어가려던 연오랑은, 닥치는 대로 방안의 기물을 던져대는 그녀의 등쌀에 작전상 후퇴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세기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제철집단에서 어린 시절부터 커왔던 세오녀는, 보통여자들보다 완력이 세었습니다. 지금 잠깐 지쳐있는 상태라 해도 그 난폭함은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었습니다.
연오랑은 거듭되는 실패에 그녀의 감정격분이 가라앉은 후에 다시 오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지금 연오랑의 심정엔 큰 진보가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그것을 진중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거북을 타고 왔을 때 보았던 눈부시지 않은 태양이 착시가 아니었다는 것!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 하늘, 즉, 태양신에 대한 미신은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오랑은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이 하늘의 의지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하였습니다.
그렇게 심경의 모호함을 확고히 하니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곳에 살기로 작심한 것입니다.
이 차이는 굉장히 큰 것으로, 항상 바다 건너 신라 우두마을에 마음을 두고 있던 그에게 앞으로의 청사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려볼 여유를 주었습니다.
신라에 사람을 보내어 자신들이 안전하게 열도에 있음을 알리는 것이 그 첫째요, 자신의 부모님과 세오녀의 할아버지(세오녀의 가족은 단둘이었다)를 모셔오는 것이 둘째요, 제철집단에 자신의 뒤를 이를 자를 선정해주는 것이 셋째였습니다.
또한 여기 청동기 문명의 땅에서 신라와 같이, 철기문명과 고조선과 한의 문물을 전해 받아서 이곳 사람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걸 자각했습니다.
여긴 강철농기구가 없어서 벼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논을 일구지 못하니깐, 식량 생산량은 형편없었습니다. 의복적인 문제에서도 그랬습니다. 누에를 치는 법도 모르니 비단을 짜는 법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제철소를 만들 생각을 하였습니다.
철이란 실로 귀하고도 값진 물건이라서, 이즈모의 형편없는 특산품으론 신라나 가야의 제철소에서 철괴를 구하기란 힘드리란게 연오랑의 판단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소량이 필요한 게 아니고, 농부들에게도 저렴하게 농사용 철제도구를 보급하려면 대량으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철편이나 철정을 수입하는 것보단, 여기서 자력으로 철광석 광산을 조사, 개발하고 강력한 제련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노를 만들다보면 고온으로 구운 토기도 만들 수 있는 가마도 만들 수 있기에, 이즈모인들의 생활수준은 급격히 향상될 터였습니다. 그렇게 항상 마음속을 괴롭히던 고민이 사라지자 안개가 사라지고, 답답함이 사라져서 상쾌한 그였습니다.
‘이제 좀 길이 보이는구먼.’
그 와중에, 자신의 부어오른 뺨을 부드럽게 젖은 천으로 맛사지하는 쿠시나다 공주를 보니, 연오랑은 문득 자신이 너무 어른답지 못했다는 걸 반성했습니다. 금(金)의 기운은 사물, 만물을 꿰뚫어보는 힘이 강력했습니다. 그러한 지혜와 어느 정도의 식견과 눈치는 가진 연오랑이었기에 당연히 이즈모 옛왕을 위시한 부족장들이, 자신들의 딸을 손대지 않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란 건 능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그걸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는, 자신의 답답한 입장에만 몰두하느라고 다른 사람을 시야에 담을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골치 아픈 심경의 해답이 풀리니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앞서갈 길을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어른답지 못했어’라고 자신의 치기어린 투정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 연오랑.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 따뜻한 웃음을 지으며 쿠시나다 공주를 바라보았습니다. 처음으로 보여주는 젊은 왕의 그 얼굴에 공주는 무척이나 기뻐했고,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연오랑은 가만히 여인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습니다. 쿠시나다 공주는 젊은 왕의 품에 안겨졌습니다.
다음날, 심복 시녀의 보고를 받은 이즈모 옛왕과 부족장들은 희색이 만면이었습니다.
스사노오 왕이 공주를 포함해서, 아직 손도 대지 않았던 네 명의 새아내들을 모두 취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오녀의 등장으로 인해 사태가 어찌될는지 조금은 불안했는데, 큰 시름이 해결되니 다들 편안한 기분들이었습니다. 이러면 현재 이즈모 성내에 잔뜩 퍼져 도는, 스사노오 왕의 누나 아마테라스 여신의 등장이 실로 반갑지 않은가 했습니다. 남매로 두 사람이 오인되었든, 옛 아내였든 그건 그들에게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요는 스사노오 미코토 왕이 나머지 네 아내를 다 거두었다는 것은 이곳에 정착하려고 함을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연오랑은 정오 때까지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미안함도 있고 해서 무리를 했기에 꽤나 녹초가 된 것이었습니다. 생이별을 한 아내를 만난 날, 아무리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네 명의 여인과 잠자리를 한 것은 이 남자가 의외로 책임감이 없고, 감정에 좌우됨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연오랑 : ㅡㅡ+ 떫으냐?
화자의 나레이션도 가볍게 묵살한 연오랑.
젊은 왕은 다섯 아내의 각별한 시중을 받으며, 침구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동안 소박 아닌 소박을 맞아오던 네 여자의 얼굴도 하룻밤 사이에 화사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그런 그녀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보았습니다.
‘우선 고향에 사신을 보내야겠구나. 가락국을 거쳐서 우두마을로 가라고 하면 될 거야. 나와 세오녀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려서 부모님들의 걱정을 없애드려야 할 것이고, 곧 여기가 안정되면 이곳으로 모셔와야지.’
사신 편으로 금과 은붙이를 보내서 집에 보내고, 일부는 일월제철소에서 자신이 쓰던 공구를 사오게 하려 했습니다.
‘신라왕궁에도 연락을 넣어야 할까? 에이, 관리에게 그냥 얘기하면 그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뭐.’
연오랑은 고국 쪽에서 귀중한 야철장을 두 명이나 난데없이 바다건너 소국에 빼앗기게 되니 길길이 날뛸게 뻔하다고 여겼습니다.
‘잘 넘어가야 하는데…….’
연오랑으로선 그게 걱정이었지만, 이미 하늘이 자신을 이곳에 있게 한 것이니 마음의 부담은 적었습니다.
‘그럼 중요한 것은 이즈모를 철기 문명화시키는 것인데…….’
이곳에 당장 부모님을 모시고 올 수 없는 것이, 연오랑 스스로도 얼마 전 목숨을 잃을 뻔 한 것처럼 치안을 신뢰할 수가 없었습니다. 신라처럼 확고한 국력과 방어력이 있지 않고서는 이야기로 들어본 이곳 열도의 수많은 부락, 소국들의 침략이 이즈모를 파괴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습니다.
연오랑으로선, 그전에 이즈모를 부강하여 하여 능히 자주국방을 이룩하게 하여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겐 실제로 그러한 힘이 있었습니다.
사신을 통해서 볍씨와 누에도 들여올 생각을 했습니다. 배를 보낼 것이니 베틀을 싣고 오는 것도 좋지 않은가, 뽕씨도 넉넉히 가져오고, 여러 필요한 물품을 연락을 보내는 편으로 다시금 올 때 확보함이 좋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엄연히 이곳은 대륙과 떨어진 바다건너 섬나라였고, 청동기 문명이었기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근처에 괜찮은 철광석 산지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
조사를 해볼 생각인데, 지리적으로 이즈모와 가까운 곳에 철광맥을 발견한다면 무척이나 이로우리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세오녀의 화를 푸는 방법은…’ 역시나 정성이 담긴 선물을 마련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남자의 노력이 담긴 선물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는 걸아는 연오랑은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였습니다. 이래봬도 그는, 동서양의 강철노하우를 모두 가진, 신라 최고의 신진 야장이었습니다.
연오랑은 바다를 건너는 신비로운 경험과, 참혹한 전쟁 속에서 목숨을 건 싸움을 해봄으로 인해 고향마을에 있을 때와는 달리 무척 어른스러워져있었습니다. 일의 경중을 알고, 풀어나가는 지혜가 는 것입니다. 이전이라면 세오녀의 일에 치중하여 그 외는 제대로 생각지 못할 그였지만, 지금의 연오랑은 전체적인 사태를 거시적으로 보는 안목이 길러진 상태였습니다.
그날 낮잠도 충분히 자고 3시 경쯤에 일어난 연오랑은, 하녀를 시켜 세오녀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예상대로 그녀는 화가 잔뜩 나서 쫄쫄 굶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얘길 전해들은 연오랑은 ‘성깔하고는 ^^;’ 하면서 직접 고른 품질 좋은 과일들을 바구니에 담아선 세오녀의 거처로 직접 갔습니다. 그리곤 대면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매가 내게 화가 난 건 충분히 이해하오. 하지만 몸을 상하면 나중에 아기를 못 낳는 몸이 될지도 모르오’ 는 둥의 감언이설로 제 할 말만 하고는 ‘카악!’거리는 그녀의 괴성을 못들은 척 하며, 과일 바구니를 놓고는 잽싸게 튀어버렸습니다.
호위무사들에게 이즈모에서 대장간으로 안내하게 한 연오랑은, 청동기 수준에 머물러있는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왕이 옴에 놀란 대장장이들과 일꾼들에게 그는 하던 일을 계속 하라고 명하고는 황송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곧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한 후엔 궁에서 가져온 두꺼운 천 작업복을 입고선 직접 망치를 들었습니다. 야장들은 놀랐는데 연오랑은 아주 능숙하게 구리덩어리를 다루었습니다. 생각 외로 철필 등, 다양한 강철 연장이 없어서 불편함을 겪은 연오랑이었습니다. ‘많이 다르군’ 철기문명과 청동기문명은 그렇게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로촌 대장간에서 획득한 철도구들이 이곳에 있음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고향에서 직접 자신이 만들어 쓴 전용도구들엔 못했지만.
전각으로 돌아온 연오랑은 부족장들을 소집해서 자신의 앞으로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금붙이, 은붙이를 수집하여 신라에 사신을 보낼 준비를 하였습니다. 경호를 위해 뛰어난 무사들도 선정했습니다. 오로촌과의 전쟁 후, 꽤 많은 인원이 철제무기를 갖게 되어 이전보다 뛰어난 전투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사신 건은 그들에게 맡기고, 현재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야철연노를 설계해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목책방어가 되는 이곳을 기점으로 제철집단을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낮에 본 대장간의 인력들을 보니 교육을 시키면 충분히 자신을 뒷받쳐줄 실력자들로 보였습니다. 하긴, 다섯 개 부족의 모든 야장들이 모인 것이니 인원이나 수준은 넉넉해 보였습니다. 목탄도 확보해야 했습니다.
그날 생각해 두었던 업무들을 마치고 저녁 돌아오는 길에, 연오랑은 세오녀의 거처 밖에서 그녀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세오녀가 자신과 말하길 싫어한다고 해도, 이런 기본적인 것은 해두지 않으면 그녀가 어떤 극단적 선택을 할지 모른다 여겼기에 이건 필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똑같이 세오녀의 거처에 직접 고른 과일을 담은 바구니를 가져다주고는, 연오랑은 자신의 업무를 하러갔습니다. 하녀장의 얘길 들어보니, 어제 저녁식사부터는 적게 먹긴 했지만 그런대로 섭취를 했다고 하였습니다.
연오랑은 호위무사 뿐만이 아니라 여러 업무 담당자들을 거느리고 그들에게 할일을 지적해주었습니다. 모든 지시가 끝난 후엔, 연오랑은 대장간에 들어가선 어제 손질하던 구리덩어리를 단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시원하게 땀을 흘리고 난 뒤, 다섯 아내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는 병사들을 거느리고 성외곽으로 나갔습니다.
연오랑의 뛰어난 점은 신비롭기 그지없는 감각이었는데, 가히 천품이라 이를만한 재능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채산성 좋은 철광산 포인트를 집어내는 능력이었습니다.
금(金)의 기운을 가진 자라 하여도, 쇠기운을 느끼는 그러한 힘은 실로 불가사의하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지세와 느낌, 감각을 동원하여 ‘여길 파면 괜찮은 철광석들을 채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건, 현대인에겐 별로 쓸데없는 능력이지만 청동기문명과 철기의 과도기에 있는 그 시절엔 실로 귀중한 힘이었습니다.
이건 보통 사람들도 유니트M 4단계 마스터에 이르면 느끼는 그런 경우와 일치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해변에 홀로 있을 때, 시야가 보이지 않는 40~50여 미터 떨어진 저쪽 해안절벽 너머로 두 사람의 기운이 공간을 찢으며 다가옴을 감각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정말 조금 기다려보면 사람들의 발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나타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무협지에서 말하는 임독양맥을 타동하면 눈을 감고 가부좌한 상태에서도 30장 밖에 나타난 적의 기척을 읽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다행히 이런 민감한 현상은, 수많은 사람들이 군집해서 사는 현대도시의 생활상에선 곧 파묻혀버리는 힘입니다. 계속 감각에 걸리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무척이나 피곤할 터인즉, 다행인 문제였습니다.
연오랑은 그날 몇 개의 철광산 추산지를 기록하곤, 다시금 날이 어두워지자 이즈모 성내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세오녀에게 줄 선물을 다 만든 연오랑.
그것은 아름다운 구리거울이었습니다.
‘이제 연마만 하면 되겠군.’
한시름 놨다는 표정으로 연오랑은, 철광 추정지역으로 나갔습니다.
역사상으로 보면 열도 최초의 대규모 제철단지가 있던 시마네[島根] 이즈모[出雲]는 지금도 일본에서 제일 좋은 철광석과 철이 난다고 합니다.(日立의 제강공장이 있음) 연오랑을 태운 꼬북이는 이 사실을 알고 여기로 데려다 준걸까요?
청동과 철기의 차이라… 이것은 실로 큰 격차입니다. 청동기시대가 그렇게 오래되고 철기로 전환되기에 꽤나 오랜 세월을 보낸 것만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청동은 구리와 아연, 또는 주석의 합금입니다.
구리는, 지표에서 손쉽게 동광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적동광, 납동광 등 이러한 것은 산화동이므로 숯으로 태우면 손쉽게 환원 되어 구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자연동은 여러모로 석기보다 편리하여, 작은 도구를 만드는 데도 적격이었습니다. 뗀석기나 간석기(신석기)와 달리 정밀했지요. 하지만 구리란 놈은 워낙 연해서, 잘 찌그러져 곧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 어느 지방에서, 자연동에 비소, 주석이나 니켈이 함유된 것이 있었습니다. 이런 합금으로 만든 동기는 자연동보다 훨씬 단단하고 강해서 편리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흔히들 말하는 ‘청동기’입니다.
‘청동’이란,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주석의 함량이 많을수록 경도가 높아집니다.
더군다나 순동에 주석을 섞으면, 순도에 비해 용해 온도가 낮아집니다. 순동이 녹는점이 1083도 정도 되는데, 여기다 주석을 일정량 넣으면 녹는점이 섭씨 700~800도로 떨어집니다. 고대인들에게 있어 이 정도의 온도차는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줬습니다.
그래서 주석을 20~46% 정도를 넣었죠. 그렇게 하면 굳기정도가 높아집니다. 단, 이보다 주석의 양이 늘면 부서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청동을 만드는 것은 쉽고, 고온의 제련로가 없어도 충분히 녹아, 제품 제작에 유리했기에 철보다 청동기 시대가 더 먼저 찾아 온 것입니다.
21대 환웅이 전수해준 고조선의 청동제작기술은 실로 대단했으며, 세계 최고의 테크닉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동서양의 야철 기술이 합류한 12가야, 1사로국의 수준은 미국에서도 인정한 고대 한국인의 경이적인 능력이었습니다.
연오랑이 찾으려고 한 철의 경우엔 철광석이란 특수한 돌을, 엄청난 온도에서 완전히 녹여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구리와 같이 지표에서 굴러다니는 동광석과 달리, 땅속으로 한참을 내려가야만 철광석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상식입니다만, 이때 당시의 이즈모인들에겐 그 정도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철을 녹일만한 높은 온도의 제련로가 없었습니다.
신라에서 건너온 연오랑은 이 모든 기술을 최고로 습득하고 있는 야철왕이었습니다.
지구상엔 의외로 철의 매장량이 풍부합니다. 따라서 방법만 안다면 대량 생산할 미네랄은 충분히 산재해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추수절은 지났고, 더 이상 농사도 짓지 못하는 시기에, 다섯 개의 부족이 함께 생활하는 이즈모 성에선 많은 양의 잉여인력이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이들을 동원해 철광석 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을 파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나무삽은 경도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 불에 그슬려져 있었고, 구리정, 나무망치, 쐬기 등 원시적인 도구를 이용해서 지면을 파들어 갔습니다.
성내의 대장간엔 이즈모의 장인들이 모여서 철광석을 녹일 수 있는 강력한 고온을 내는 용광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제철용 땔감도 베어내고 그럼으로써 더욱 경작지를 넓힐 수 있었고, 목탄도 만들고 있었습니다.
모든 곳에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자, 연오랑은 이제 번쩍번쩍 광이 나는 구리거울을 가지고 세오녀에게로 갔습니다.
하녀에게 그녀가 안에 있고, 깨어있음을 안 후, 방문을 사이에 두고 연오랑은 그동안의 일을 혼잣말 하듯 설명했습니다.
거북을 타고 온 뒤로, 여러 가지 모험.
특히나 오로촌과의 전쟁 시 죽을 뻔한 일.
거기에 적의 수장의 칼에 대신 죽어준 황장로의 손자 카게츠에 대한 이야기.
그의 약혼녀를 대신 취하게 된 과정 등, 그녀에게 모든 일에 대해 설명해 준 다음에, 동경을 털가죽에 감싸서 문 앞에 두고 왔습니다.
연오랑에게 있어서 세오녀 건에 대해선, 분명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인 건 맞지만, 여자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치지만, 남자인 그는 틀렸습니다.
현재의 그는 자신의 생명, 그리고 이즈모인 전체의 생명, 세오녀를 포함해서 그 모두의 안전을 지켜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세오녀가 끝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신라의 우두마을에 있던 신진야장이 아니라, 낯선 이국에서 목숨을 건 전쟁을 겪어본 그는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명백히 알고 있던 거였습니다.
그와 세오녀의 갈등과는 다르게, 족장회의에서는 나름대로 또 다른 갈등이 있었습니다.
다섯 부족의 딸들이 스사노오 왕과 결합을 했지만, 누구를 왕비로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정식으로 왕비를 간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황장로는 하녀들을 통해, 빛의 여신으로 오인된 세오녀가 실제론 연오랑의 신라 아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오랑이 그녀에게 들이는 정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기분 좋은 햇살에 살랑대는 바람의 낮.
황장로는 세오녀를 방문하여 연오랑이 처했던 사항, 그리고 그에게 구함 받은 수많은 이즈모인들, 또한 자신의 손자가 그를 위해 죽었던 일,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차분하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용서하고 왕비가 되라고 하였습니다. 이때의 세오녀는 신랑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동경을 보고 크게 마음이 누그러진 상태였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세오녀는 머나먼 이 이국에서 왕비로 다시금 연오랑과 결혼식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이즈모인들은 더욱 환호하였습니다. 빛의 여신이 그들의 왕 스사노오와 결합한 것이었습니다.
이즈모에서의 변화와 함께 신라에도 사신이 도착했습니다.
스사노오 왕과 아마테라스 왕비의 가족들은, 사신이 데려간 호위무사들 일부가 이주 전까지 계속 보호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남편을 찾아 바닷가를 헤매던 세오녀도 돌연 실종되자 상심한 그녀의 할아버지는 몸져누웠고, 일본에서 찾아온 사신 편으로 손녀의 무사함을 알게 된 그는 긴장이 풀리고, 곧 편안한 미소와 함께 운명하였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일월제철소엔 연락과 함께 일본 땅에 있던 연오랑의 요청이 도착하였습니다.
제철집단을 관할하고 있던 관리는 난감해했고, 자신이 처리할 선을 넘었음을 알고 신라 왕궁에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월소에서 가장 뛰어난 두 명의 남녀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한데 이제 그곳에서 왕이 되어 이러저러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신라왕은 고민했습니다.
이 시기의 신라는 왕권이 강화되기 시작해서, 이제 석탈해나 주몽과는 달리 제철기술을 지닌 야장이라 하여 지배층에 곧바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점차 감소되는 때였습니다.
즉, 철기문명으로 완전히 전환되어 더 이상 야장출신이라고 해서 두각을 나타내긴 어려움이 발생하던 과도기였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귀중한 철기술자를 둘이나 외국에 빼앗긴 것은 여러모로 안 좋은 일이었습니다. 민심이 나빠질 수 있으니 철저히 그 사실을 숨겼습니다.
그래도, 이즈모에 있는 연오랑은 곧바로 가족을 데려갈 생각이 없다하니, 혹여 회유할 수 있지 않나 기대하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요구조건으로 필요한 물품을 사신을 통해 전해주면서, 신라쪽 사신을 동행시켰습니다.
우두마을을 다녀온 이즈모 사신단이 돌아오면서, 성내는 축제분위기에 쌓였습니다.
연오랑의 발 빠른 행보에 철광석을 캐는 자들 일부는 철기로 만든 곡괭이나 도구를 사용하였습니다.
철제무기가 아깝긴 했지만 그보단 생산력이 더 중요한지라, 오로촌에서 입수한 철덩이 약간과 노후한 철제무기를 합쳐서 몇 벌의 철제 채굴용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신라쪽 사신을 통해 왕궁 쪽 요구를 알게 된 연오랑은, 넌지시 자신의 경험을 들어서 사양했습니다. 하늘의 의지 운운하긴 했지만, 절반은 이곳 생활이 점점 정겹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설명한데로 계속 신라에 있다 한들, 이미 안정화된 왕권에 있어서 강철야장이라고 도전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무리를 하면 가능할 것도 같긴 한데, 썩 좋은 선택은 아니라 보았습니다. 그냥 늙어죽을 때까지 쇠냄새만 맡으며, 일월소에 처박혀 있는 건 그에게 답답한 인생으로 보였습니다.
처음엔 ‘구워먹을 꼬북이 녀석!’하면서 이를 갈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아리따운 다섯 아내도 새로 안겨준 거북이가 금동이로 보였습니다. (^^) 자고로 미녀 싫어하는 남자 없다. (소두무족에 오염된 남자 빼고~) 미녀를 죽이는 남자도 없죠. (단, 소두무족에 유니트M이 오염되면 아주 뛰어난 미색을 지닌 처녀라도 죽일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죽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조승희 케이스나 화성부녀자 연쇄살인처럼. 유니트M의 내부 메커니즘 상 수식이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소두무족이 무서운 것입니다. 식장체 인간에게는.)
신라측은 연오랑 측이 돌아오길 바라서, 환심을 살 수 있는 몇 가지 물품을 전해주었는데, 즉 ‘신라에 계속 살면 이처럼 진귀한 물품들을 얻을 것이다’라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연오랑은 결심이 확고한 상태. 더군다나 그의 고집스러움은 남다른 데가 있는데 어찌 신라사신의 말이 들어오겠습니까.
…"내가 이 나라에 도착하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인데, 지금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그러나 짐(朕)의 비(妃)가 짜놓은 가는 비단이 있으니, 이로써 하늘에 제사를 지내면 될 것이다"…
벌써 ‘짐’이라는 호칭을 의젓하게 쓰며, 사신에게 거절을 뜻을 밝혔습니다. 난감해하는 사신과 다음날 또다시 대면한 연오랑은, 밀고 당기기를 하며 넌지시 자신의 패를 보여주었습니다.
일월소에서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내가 아는 노하우들이 없으면 다루기 힘든 공정 때문이 아닌가, 내가 그것을 알려줄 테니 이쪽의 요구를 들어다오. 그렇게 해준다면 쌍방 간 서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연오랑은 이즈모 제철소에서의 이쪽에서 급히 필요한 철괴 얼마랑, 자신이 눈여겨둔 실력이 뛰어난 청년장인 1명과 그의 가족, 그리고 자신과 세오녀의 가족을 보내고, 제련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자, 베틀이나 그 밖의 목재물품을 만들 수 있는 솜씨 좋은 목수들을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사신은 값비싼 철괴문제까지 나오자 자신이 판단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여 신라왕께 아뢰보겠다고 하였습니다.
신라쪽은 연오랑이 무척이나 괘씸하였습니다. 이즈모측 연오랑의 요구는 과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신라의 체면은 크게 손상될 처지였습니다. 귀중한 야철 기술자도 제대로 관리 못한 바보 나라라고 말입니다.
철저히 언론을 통제하고 이즈모의 왕이 된 연오랑의 제의를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연오랑이 요구한 야철장인은 일월소에서도 뛰어난 차기 재목이었고, 그것은 일언지하에 거절되었습니다. 대신 철괴의 양을 좀 더 얹어주고, 제련로와 목재 기술자, 제철도구들을 보내주는 걸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리고, 민중에게 소문이 더 나가기 전에 연오랑의 가족도 일본으로 보내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즈모에서 온 왜인 호위무사들까지 있는 상황에서 사실이 더 유포된다면 신라왕으로서도 신경 거슬리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라왕은 심기가 몹시 안 좋았습니다. 회의 중에 한 신하가 ‘일본에 속국이 생기면, 본국에 위급한 일이 있을 때 군대를 요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속 편한 소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연오랑은 탈해 이사금과 같이 야철장 출신이어서 주종관계가 어렵다는 걸 신라왕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능히 자력으로 강철을 생산해낼 수 있다면 신하가 말하는 철없는 소리의 관계란 요원했으니까요.
어쨌든 서둘러 연오랑의 요청상황을 들어주었습니다.
보내준 철정을 받은 연오랑은, 이번에 살림목록과 함께 가져온 품목 중에 베틀을 다룰 줄 알았던 세오녀가, 고향 집에서 짜두었던 가는 비단 한필에다가 일월소에서의 야철 노하우들을 적어 보냈습니다.
이즈음 신라왕은 소문을 무마하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강철장인 부부가 커다란 바다거북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버린 것에 대해서, 그냥 가난한 부부가 천년만년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바위를 타고 간 것으로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때에 도착한 연오랑이 보내준 야철 노하우가 적힌 비단은 신라왕궁의 어고에 보관하여 국보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나라에서 가장 큰 야철 도가니가 설치된 동 영일현 도기야의 일월제철소에 직접 방문하여 제사를 지냈습니다.
뛰어나고 젊어서 앞날이 창창한 야철장인 둘을 졸지에 빼앗겨 버린 것에 대해서 하늘을 원망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고사를 지냈습니다.
‘짐이 다 부덕한 탓이야’라고 신라왕은 속으로 푸념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바다거북을 잡아오는 어부들에겐 많은 상금을 주겠다고 왕궁에서 공표하여 한동안 신라 앞 바다거북들은 사람들 등쌀에 도망치기 바빴다고 합니다.
한편 연오랑은 그 해 겨울 가동한 이즈모의 제철소를 보곤 빙그레 미소 지었습니다.
이즈음 세오녀는 고향의 할아버지가 운명하신 것에 대해 처음엔 많이 힘들어했으나, 연오랑과 다섯 명의 후궁들이 된 동생들의 위로와 보살핌에 괴로움을 극복한 때였습니다.
그것을 잊으려한 것인 진 몰라도 제철소에 자주 들렀고, 그래서인지 이즈모인들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연오랑에겐, 세오녀가 태양을 머리에 이고 나타난 것은 실지론 자신에게 보여주는 하늘의 메시지임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즈모 주민들은 아마테라스 여신이 오로촌을 멸망시킨 그들의 스사노오 왕의 우위에 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첫날 스사노오는 그녀에게 뺨을 맞고도 꼼짝을 못한 일이 있었으니 더욱 소문은 신빙성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있던 연오랑으로선 피식 웃을 따름이었습니다. 소문이란 게 왕왕 엉터리이기 짝이 없었기 에요. 그중 가장 어이없는 것이 세오녀와 자신이 남매신이란 얘기였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동안 기가 막혀 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고쳐주려 했는데, 타부족들의 침략이 있었습니다.
강력한 철기를 만들려고, 철광산을 개발한다는 소문을 들은 주변 부족들이 합심해서 이즈모를 공격해 온 것이었습니다.
연오랑은 이때 이즈모의 현실이 안정기에 들지 않았고, 또한 가족도 벌써 이주시킨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전쟁에서 아주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화공과 지형적인 기습으로 침략군을 몰살 시킨 후, 이즈모인들조차도 갈대밭에 불을 질러서 적들이 타죽고, 화상을 입고 처참히 뒹구는 것을 보았는데 연오랑은 그런 적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이도록 명했습니다. 포로조차도 받아들이지 않고 학살한 연오랑. 그가 이토록 냉혹하게 처신한 것은, 그만큼 이즈모의 방어력이 위험한 상황이란 걸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철광산을 개발해서 철기를 만들려한다는 것은, 안정권에 들어가기 전엔 주변 모든 세력들의 군침 도는 먹이였으니까요.
오로촌과의 전투에서 카게츠를 비롯해 호위병이 전멸하고, 그 자신조차도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이 있는 연오랑. 그렇기에 비정하고 잔인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설프게 하면 자기 스스로도 다치거나 죽을 뿐 아니라 자신 휘하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상처를 입으리란 걸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적의 주력을 격파하고 패잔병들을 학살한 연후에, 침략한 부족들의 마을을 모조리 찾아가 불태우고 주민들을 다 죽여 버립니다. 어찌나 심했는지 어린아이, 젖먹이 할 것 없이 모조리 죽여 버린 것입니다.
이 건에 대해서 참가한 이즈모 병사들은 광기어린 왕의 명령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렇게 하였지만, 이토록 심한 처사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아마테라스 왕비에게 간하였습니다.
세오녀는 남편이 한 잔인한 일로 그와 심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어찌 주민들을 다 학살할 수 있냐고, 그것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하지만 연오랑은 연오랑대로 고통스런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자신을 위로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욱 괴롭게 만드는 세오녀가 미웠습니다. 자신의 마음조차 알아주지 못하는 그녀에게 소리쳤습니다.
‘내가 왜 야차가 되었는데!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변했는데!’
그리곤 그 자신도 학살을 명한 것이 괴로웠기 때문에 방안 집기를 부수고 던지고 난폭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시녀들은 젊은 왕의 행패에 겁을 집어먹고 구석구석에 웅크리고 박혀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방 중앙에 서서 그런 광분한 남편을 보며 부들부들 떠는 아마테라스 왕비. 연오랑은 두 눈 가득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젊은 왕은 자신의 행패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 아내의 그 겁에 질린 표정에 또 한 번 충격 받았습니다.
‘나는, 나는 대체 뭐지… 내 마음은, 내 마음은 갈기갈기 찢기는데….’
울먹이는 연오랑은 홱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연오랑은 계속되는 적들의 침략은 곧 이즈모의 멸망을 부르리란 걸 명백히 알고 있었기에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마음을 헤아려줄 사람은 여기 없었습니다.
이 두 번째 전쟁에서 보여준 왕의 모습은, 이제는 어엿한 부족규모로 되어 위치가 상승한 황장로와 나머지 네 수장들에게도 젊은 왕의 맹수 같은 기질에 두려움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스사노오는 그 일로 폭풍왕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이즈모인들에게조차 두려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즈모 내에서의 이런 일과는 다르게, 외부에서는 연오랑의 의도대로 변해 갔습니다.
공격한 부족들을 모조리 말살하고, 그들의 부락까지 쳐들어가서 보복, 싸그리 학살한 이즈모의 젊은왕 스사노오 미코토! 공격에 가담한 부족들은 시체들과 함께 모조리 불에 태워져 참혹한 모습으로 멸망 당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주변에서 강철에 혹하여 이즈모를 칠 마음을 갖고 있던 부락이나 소국들이 더럭 겁을 먹고 주춤하였습니다. 군침 도는 먹이긴 했지만 이건 무시무시한 상대입니다.
왕비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는, 스사노오가 보여준 이번 전쟁의 잔혹함과 왕궁에서의 행패일로 인해 그와 잠자리를 거부했고, 또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그녀의 침소로 찾아갈 연오랑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그들 사이는 점차 별거 분위기로 들어갔습니다.
연오랑은 연오랑대로 ‘내가 바보같이 굴었으면 좋겠단 말인가? 내 사람들을 죽이는 그들을 용서하란 말인가? 뻔히 또 쳐들어 올 자를 그대로 풀어주란 말인가?’
세오녀가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답답함에 연오랑은 무척 고통 받았고, 그것을 쿠시나다 공주에게 위로받으려 했습니다. 지혜가 몇 수 앞서는 그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먼 미래까지 바라볼 수 없는 일반인의 지혜로써는 그런 젊은 왕의 고통스런 선택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왕비와는 완전 말 한마디 나누지 않는 별거상태가 되버렸고, 쿠시나다히메의 처소에서만 살아버리는 연오랑이었습니다. 공주는 연오랑을 잘 보듬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슬픔이 사라지는 스사노오 왕이었습니다.
아마테라스 왕비는 왕비대로 크나큰 상심을 받았습니다. 왕은 이제 자신과 완전히 틀어져서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고, 같이 식사를 하는 일도 결단코 없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연오랑이 자신을 기피하는 것이었습니다. 상심한 젊은 왕은 그녀에게 실망하여, 닫아버린 마음의 빗장을 절대 풀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무관심과 냉랭함에 아마테라스는 아마테라스대로 상처받았습니다. 연오랑이 다시 자신에게 다가와야 하는데, 연오랑은 그것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왕에게 억울한 버림받음을 당한 그녀로서는 그 괴로움을 풀어야만 했습니다. 그 압박감은 실로 대단했기 때문에 그 괴로움을 잊고자 주민들을 만나는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비단을 짜는 기술을 직접 이즈모인들에게 전수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세오녀 아마테라스의 인기는 무척이나 높아져 갔습니다.
양잠을 가르치고 베틀을 짜는 법을 이즈모 여인들에게 가르치니 스사노오와 뚜렷이 대비되어 갔습니다. 벼농사하는 법, 특히나 스사노오가 심혈을 기울인 제철소에서 철제농기구가 쏟아져 나오자 이즈모인들의 삶은 윤택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신라에서 극적으로 건너온 젊은 부부의 안타까운 파탄과는 달리, 이즈모는 점차 행복에 겨워 갔습니다.
철제품의 출현은 장신구·용기 등에 대한 청동의 대량 사용도 가능케 했습니다. 동서양 최고의 철기술을 가진 강철야장 연오랑이 진두지휘한 이즈모는 빠르게 변모되어 갔습니다. 사회 각 영역에서 파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탄소가 적절히 함유된 철제 기구는 청동제보다 성능이 우수하였고, 연오랑이 파악하여 개발한 광산에선 지속적으로 철광이 채굴되어 수량도 풍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저렴해져서 오로촌에게서 빼앗은 철무기가 다였던 서민 출신의 병사들도 모두 강철제 무장을 갖추게 되니, 그들의 발언권은 증가되었습니다.
또한 철제 공구(工具)는 대규모의 살림 벌채를 가능하게 하여 보리와 쌀을 파종할 농지를 늘렸습니다. 철제 농구(農具)는 일정 시간 내에 더 넓은 경작지를 더 깊이 흙갈이 할 수 있었고, 저수지를 관개(灌漑)하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였습니다.
이즈모인들은 더욱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이즈모의 부를 탐내서 공격해온 부족국가를 멸망시킨 연오랑은 이제 야찌호꼬(八千矛) 神(신)으로도 불렸습니다.
이즈모는 다섯 부족이 연합한 상태였고, 외부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스사노오 왕은 각 부족들에게서 병력을 차출해서 군대의 우위로 맞섰습니다. 이제는 연오랑도 힘이 강력해져서,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적 부족을 말살하는 정책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역으로 공격을 많이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철제무기에 철제 방어구를 착용한 압도적인 병력에 이겨낼 외부 침략군은 없었습니다. 연오랑이 그토록 많은 전쟁을 겪었으면서도 패하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밖에서 이즈모 지역들을 봄에 다섯 개 소국이 있으니 쉽게 침범할 수 있으리라 보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실상을 모르는 거였습니다. 스사노오 왕이 맘만 먹으면 일본열도를 정복할 수 있었고, 또한 그 시절 상황에서 철기문명과 병법에 능하였기에 가능하였지만 본인이 흥미가 없었기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었습니다. 특히나 세오녀와의 갈라섬은 젊은 왕에게 큰 비탄을 안겨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어긋나 다시는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마테라스는 어쩔 땐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비참해(이미 가족인 할아버지도 죽어버렸지 않은가) 한때는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는데, 다행히 자신에게 태기가 있음을 눈치 챕니다. 그래서 겨우 삶을 살아갈 길을 선택합니다.
후궁 넷의 나라인 네 부족국가는 주국인 이즈모의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연오랑이 환멸을 느낀 두 번째 전쟁으로 인해 정복전쟁이란 건 그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서로간의 독립을 유지하며 합병되지 않고 존속되었습니다.
합병엔 흥미가 없었던 연오랑. 그렇기에 외부에서 약한 나라 다섯으로 보고 침범해온 것만 의무적으로 격퇴하다보니, 다섯 부족국가는 현대의 E.U.연합처럼 외부의 침략이 있을 땐 합쳐서 극복하고 내부적으론 서로 교류하며 발전되어 나갔습니다. 각 부족의 특성과 자율은 고스란히 지키면서 말입니다. 세오녀와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해서 환멸은 느껴버린 연오랑은 쿠시나다히메와 네 후궁들에게만 몰두했고, 그 결과 강력한 힘을 내부에 지닌 이즈모는 외부로 뻗쳐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주위의 네 개 부족국가도 그들의 주인왕인 스사노오가 얼마나 무서운 줄 알기에 그의 눈치를 보면 외부로 뻗어나가는 건 자제하고 내부의 삶의 질만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왕은 파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자들에게 빠지긴 했지만, 절대 술은 마시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스스로가 일본 땅에 오자마자 오로촌 인들을 술 취하게 하여 참살한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었기에, 술을 입에 대면 써서 마시질 못했습니다.
아마테라스가 자신의 아이를 출산한 연후, 스사노오는 그녀에게 냉랭함을 풀긴 했지만 다시 그녀의 침소를 찾는 일은 없었습니다. 쿠시나다 공주와 네 후궁들에게만 주력했으니까요. 아마테라스는 아마테라스대로, 웃기만 하는 남편에게 이처럼 실로 잔혹한 면모가 내재되어 있음을 뼈저리게 체험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즈음에는 그런 남편보다는 아이 키우는 재미에 빠져 들었습니다. 다행히 연오랑은 자신이 아빠가 되었음으로 인해 세오녀와 간단한 대화는 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약간 그녀의 마음은 진정되었습니다. 순전히 자신의 자식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가끔은 아이를 동반하고 식사를 같이 하긴 했지만 이미 꽤나 둘 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기에, 예전의 상태로는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연오랑은 쿠시나다히메가 있었고, 세오녀는 이제 아이에게서 애정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이즈모 왕궁 속의 사연과 함께, 이즈모의 현실은 큰 변혁이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꽤나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열도엔 많은 소국들이 청동기문명 끝자락에 있었는데, 이 다섯 연합의 철기문명과 벼농사, 양잠과 고열로 구운 토기 등 여러 한반도의 문물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에 그토록 많이 만들어져있는 신사 문화도 연오랑과 세오녀의 12가야 1사로국의 영향이었습니다. 신사는 철기문명인 가야의 문화입니다.
연오랑은 필요할 땐 잔인한 면을 보여주긴 했지만, 현대에 나타난다면 충분히 E.U.연합처럼 각 나라의 문화, 독창성을 존중해주는 군주로서 충분했습니다. 그는 일본역사에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질적인 파워권자였습니다.
청동기문명으로 낙후되었던 일본열도를 은밀히 민중들의 삶에서부터 끌어올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연합 속에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던 그였기에 무수히 많은 싸움을 했어도 이름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알렉산더나 나폴레옹처럼 1인 지상에 군림하는 역할, 다른 나라를 병탄하는 것에 매력을 못 느껴서 였기에, 인류역사상 실로 특이한 군주가 되었습니다. 가장 적당한 시기에, 가장 뛰어난 강철야장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본을 통일하여 절대군주가 되지 않음은 이런 여러 독특한 사항들 때문이었습니다. 아마테라스와의 갈등으로 인해 그가 일본에 피를 부르는 통일전쟁의 전제군주가 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철기문명이 도래한 일본열도는 향후 500여 년 동안이나 1인 독재체제로 나서는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그의 자손들도 부왕의 그런 심성 때문에 연오랑이 사라진 뒤에도 중앙집권국가는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스사노오와 아마테라스의 자손인 진무 천황(일본의 초대천황/678∼686)이 나타났습니다. 이즈음에 멸망한 백제의 왕족도 바다를 건너와서, 현 일본의 황가는 신라+일본+백제의 세 핏줄이 하나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연오랑은 이처럼 일본의 형성에 있어서 청동기 문명을 철기문명으로 바꾼 큰 역할자였습니다. 역사책에 유명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정복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테라스 와의 갈등건도 있지만, 어쩌면 그 마찰이 없었다하더라도 과연 그가 전제군주에 흥미를 느꼈을지도 의문입니다.
신라의 일월제철소에 야철장을 요구했던 것도 자신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니, 능히 그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힘이 있어도 정복하여 군림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가 세계사에 유명한 군주들에 비견해보면 참으로 얀 웬리 답지 않나 합니다. 하지만 두 번째 전쟁 때, 적들을 그 근거지 주민들까지 깡그리 학살한 것은 <얀 웬리+오벨슈타인>이런 조합이 아닐까 합니다. ♠은하영웅전설♥
이정도의 과거를 지닌 인물이 그동안 한국에 안 알려진 걸 보면 그의 환생인 앙골모아가 ‘보통사람처럼 살아가겠다’ 고 각오한다면 결코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 보입니다.
연오랑(스사노오 미코토 왕)의 실제 무대인 포항 호미 곶 부근의 지명은 현재 아래와 같습니다.
* 영일군 동해면 석동 해병부대 내에 있는 일월지
* 흥해읍 일월사당(日月祠堂 )
매년 10 월에 천지신명(해. 달)께 제사를 지내는데
구 영일군의 일월문화제가 개최되는 해에도 이곳에서 제를 올렸습니다.
1995년부터는 통합포항시에서 통합포항시민의 발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일월신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 영일군(迎日郡) - 1994 년 12 월 31일자로 폐지된 영일군의 명칭은
1914 년 일제에 의한 전국행정구역 통폐합시 흥해군(興海郡), 장기군(長기郡),
영일군(迎日郡), 청하군(淸河郡) 등 4 개 군을 합하여 단일 군명을 정할 때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의 영일을 따 명칭을 정하였으며
당시 영일군 산하 18 개 면중에는 포항면이 포함 되었으며,
1949 년도에 포항읍은 포항시로 승격되었다가
1995 년1월 영일군과 통합하였습니다.
* 도기야(都祈野) - 삼국유사에 의하면 일월에 제사지내던 지역이
도기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일제가 도기야라는 지명을 도구(都丘)로
변경시켰음. 현재 동해면 도구리에는 일월사당이 있음.
* 일월동(日月洞) - 포항시 남구에 일월동이 있음.
* 중명리(中明理) - 포항시 남구 영일읍에 소재하고 있는 동으로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해와 달이 빛을 다시 찾았을 때
빛이 한가운데 비친 곳이라 하여 중명이라 했음.
* 오천읍(烏川邑) - 옛 일월면과 고현면을 합하여 1914 년 오천면이라 했는데
오(烏) 는 까마귀, 즉 삼족오라 하여 발이 세 개 있는 까마귀는
민간설화에 해로 표현됩니다.
예부터 이 지역을 영일 또는 오천이라 했음.
* 세계리(世界理) - 잃었던 해와 달의 빛을 다시 찾기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낸 제단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
해와 달이 빛을 찾았을 때 빛이 가장 먼저 비쳐 세계가 밝아졌다 하여
붙여진 지명입니다.
* 어릿불(魚龍불) - 원래는 어룡불이라 하였는데
변음 되어 어릿불로 불리고 있습니다.
송도동 송도해수욕장에서 동해면 도구리 해수욕장까지 어릿불이라고 합니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 두 부부가 바위 또는 고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되었다는 설화내용에 고기를 용으로 표현하여
부부가 떠나간 불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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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록 ♥ 연오랑(스사노오 미코토 왕)이 미처 손대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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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오랑은 세오녀와의 관계를 사람들이 남매로 오인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고, 별 시답잖은 소리 다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던 차에 두 번째 전쟁이 일어났고, 이들 부부는 파탄에 빠졌습니다. 이런 연유로 인해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것은 일본인에게 큰 악습으로 변모해갑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친사촌, 고종사촌, 외종사촌, 이종사촌의 구별 없이 사촌간의 결혼을 금하지 않고, 숙질간의 결혼도 가능하였다고 합니다.
촌수로 따지면 3촌까지의 결혼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이때 금혼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모나 형제자매 즉, 2촌 이내의 친족이 아니면 근친혼이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법이 개정되어 4촌끼리의 결혼까지 법적으로 금지하고는 있으나, 사회적 관습으로 인해 아직까지 근친혼이 허용되고 있는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예부터 조선의 통신사들이 일본을 방문한 후, 그들의 혈족간 혼인을 보고는 개만도 못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사촌 이내의 근친혼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수상이었던 사토 에이사쿠의 부인이 4촌 여동생이었다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멸망한 백제의 왕자가 일본으로 도피해서 한을 품은 마음에 혈통의 존속을 중시하다보니 “고사기”의 국토 생성신화가 남매관계에 있는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두신의 성적 결합에 의해 일본열도가 생겨났다는 얘기인데, 이런 삐뚤어진 망국의 왕족 출신이 적은 이야기책에 영향을 받는 것도 일본의 잘못입니다. 그 이전에 그런 전설이 나타나게 된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즈모에서의 재회문제가 있겠지만, 성격 꼬인 역사가의 저술에 농락당하는 일본인도 제정신 좀 차려야 합니다.
천상계에서 유니트M을 재깍재깍 주지 않는 이유가 생물학적인 근친혼뿐만이 아니라, 영혼적인 근친혼도 방지 하는 이유인데 일본은 천륜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그들의 미래에 결코 좋지 않습니다.
현재 하늘 행정계 상에, 일본의 미래가
➀ 열도를 지진과 쓰나미로 파괴해서 일본민족의 말살-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민족이라서.
➁ 앙골모아가 그들을 제대로 지도하여, 소두무족을 없애고 지구상에 천년왕국을 이루고 인류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의 보좌역으로 할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앙골모아가 전생에 스사노오 미코토가 되어 그들을 미개한 청동기문명에서 철기문명으로 끌어올렸다면, 이번엔 미개한 지상계 문명에서 천상계 문명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입니다.
일본처럼 근친혼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면, 몇 년 전 중국에서 발견된 바보마을처럼 기형<유니트M>이 출산될 확률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부부가 같은 조상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기형아의 출산 확률은 높아집니다. 공통유전자를 갖고 있을 확률은 3촌간 경우 12.5%, 8촌은 0.4%입니다.
워너증후군으로 불리는 早老症은 멘델 열성 유전으로 생기는 질환으로서 10대부터 조기노화 현상을 보여 2,30대가 되면 5,60대의 노인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중국 바보마을처럼 지능도 떨어지고요.
유니트M의 신비로운 현상은 예전에 내셔날지오그래픽에서도 나왔는데, 남녀가 서로 끌리게 되는 것은 서로 간에 면역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라고 나왔습니다. 건강한 2세를 얻기 위한 자연스런 섭리인데, 면역유전자가 서로 비슷하면 매력을 못 느끼고, 서로 공통된 유전자가 적으면 사랑스러움을 느끼는 것 말입니다.
일본은 이제 제정신 좀 차리고 근친혼을 타파해야 합니다.
스사노오 미코토 : 나는 너희들의 왕.
근친혼은 인륜을 저버린 거다.
그만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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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연오랑 신화’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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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3부가 더 먼저 적었는데, 앙골모아에 대한 보충설명을 하면서 연오랑에 대한 이야기를 적다보니, 순서가 뒤바뀌었습니다. ㅡ_ㅡ; 더군다나 생각지도 못하게 지면할애량이 무척 많아지더군요. 덕분에 1권 후반부에 실려질 내용들이 2권으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휴, ^^; 고생 좀 했습니다.
3부에선 좀 더 생기발랄한 천상계의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잠시 쉰 후에, 책장을 넘겨주시와용. 오홍홍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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