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란?]
흥분한 남자가 오랜 피스톤 운동 뒤 2억 개의 정자가 담긴 2cc의 정액을 여자의 질 속에 방출하는 순간, 여성의 몸에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황홀한 섹스의 순간, 그들의 몸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필자는 지난번 칼럼에서 ‘세기의 천재’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린 <성교>(copulation)는 사실 해부도가 아니라 상상화였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10㎝를 42분 만에 볼트처럼 달리다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병원 생리학자 펙 반 앤델 박사가 그의 동료들과 함께 1999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기 안에서 남녀가 섹스하는 모습을 관찰한 결과를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성행위를 하고 있는 남녀의 MRI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보고했는데, 그 결론이 바로 다빈치의 <성교>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MRI 영상에 따르면, 성행위 때 음경은 질 내에서 부메랑 모양으로 휘어 있었으며, 삽입된 음경은 삽입되지 않은 음경의 뿌리 부분과 120° 각도를 이루고 있었다. 피부 속에 감춰져 있던 음경의 뿌리가 성기 전체 길이의 3분의 1이나 차지한다는 사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
지난번 칼럼이 나간 이후, 독자들로부터 ‘황홀한 순간’에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들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여성의 질에서 그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오르가슴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이 부메랑 구조와 관련이 있는 걸까?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왜 아니겠는가? 인간이 평생 추구하는 오르가슴의 실체가 무엇인지 왜 궁금하지 않겠는가? 이 호기심 앞에서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다 과학자다.
고환에서 74일 동안 천천히 만들어낸 정자들은 약 20일 동안 부고환과 정관을 통과하며 정관 말단 팽대부에 저장된다. 그러다가 섹스의 순간 피스톤 운동과 함께 여성의 질로 방출된다. 정자의 크기는 0.05mm. 꼬리 길이가 90%를 차지하는 이 올챙이 모양의 정자들은 사정 뒤 75~90%는 질 안에서 바로 죽고, 나머지만 자궁경관까지 간다. 정자의 전진 속도는 분당 3mm 정도. 사정된 정자는 자궁까지의 8cm를 27분 만에 도달하고, 여기서 다시 난자가 있는 나팔관까지의 10cm를 42분 만에 도착한다.
따라서 정자가 난자를 만나기 위해 나팔관까지 18cm를 여행하는 데 소요하는 시간은 약 70분. 이 길이는 정자 몸 길이의 3천 배나 되지만, 약 29.5일 동안 천천히 만들어진, 정자보다 8만5천 배나 큰 단 하나뿐인 난자와 결합하기 위해 2억 마리의 정자들은 ‘자메이카의 총알’ 우사인 볼트만큼 맹주한다. 여성은 평생 500~1천 개 정도의 난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윌리엄 마스터스는 버지니아 존슨이라는 여성 조수와 함께 생식생물학연구재단의 후원을 받아 남녀가 섹스를 하는 동안 질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들은 피스톤 운동을 하는 페니스 카메라, 일명 ‘성교기계’를 만들어 인공성교 실험을 했다. 남자의 성기 모양으로 생긴 길쭉한 카메라가 질 안에서 피스톤 운동을 하게 해 질 속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이 기계는 ‘수백 차례의 완성된 성반응 주기’를 촬영했고 이 연구는 질의 윤활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등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뒀다.
섹스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를 정리한 <봉크>(파라북스, 2008)의 저자 메리 로취에 따르면, 일반인들도 ‘골반경’이란 걸 사용하면 누구나 질 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물론 여성이거나 여성과 함께 작업을 해야겠지만). ‘스쿨 오브 원’(School of one)이란 단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 장치는 자궁이나 질의 변화를 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삽입형 비디오카메라다.
오르가슴에 오른 30%의 메커니즘?
마스터스와 존슨은 페니스 카메라를 이용해 인공성교를 하는 동안 질 안의 변화를 관찰해 그전까지 전혀 알 수 없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우선 페니스 카메라가 피스톤 운동을 하는 동안 질 안에선 윤활작용이 일어났는데, 섹스 때 질이 축축하게 젖는 이유는 샘에 의한 분비작용이 아니라 질 내의 모세관 벽에서 스며나오는 혈장에 의해서라는 걸 알게 됐다(그전까지 그걸 정확히 몰랐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마스터스와 존슨은 실험 뒤 피험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연구 리포트에 따르면 플라스틱 성기를 이용한 인공성교기를 이용했던 여성들의 70%는 단순한 피스톤 운동만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진 않았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실험에 참가한 여성 중 30%는 카메라의 피스톤 운동만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피스톤 운동에 의한 여성의 오르가슴,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마스터스와 존슨의 페니스 카메라 실험은 우리에게 어떤 사실을 알려주었을까?
우리는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 자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성의 피스톤 운동이 어떻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마스터스와 존슨은 많은 실험을 거듭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진 못한 것 같다. 다만 그들이 실험을 통해 얻은 영상으로 유추한 결론은 남성의 성기가 질 안으로 들어와 진동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진 않지만, 남성의 성기가 소음순을 끌어당기고, 소음순이 당겨지면서 클리토리스를 끌어당긴다는 것이었다.
1984년 콜롬비아의 한 과학자 그룹이 마스터스와 존슨의 추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겨지는 소음순이 여성 오르가슴의 실체는 아닐 것이라는 게 그들의 믿음이었다. 콜롬비아 칼다스 의대 의사이자 성과학 교수인 헬리 알사테 박사와 그의 동료인 심리치료사 라디 론도뇨는 성매매 여성 16명(실험 참가를 위해 그들에게 1인당 16달러씩을 지불했는데, 이 금액은 당시 콜롬비아에서 성매매 여성이 받는 돈의 몇 배나 되는 액수였다고 한다)과 여권주의자 32명(무보수)을 실험실로 불러 질의 성감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들의 실험은 좀더 단순했다. “조사자가 손을 씻은 다음, 윤활제를 바른 집게손가락을 피험자의 질 속에 넣고 양쪽 질벽에 체계적으로 마찰을 가한 뒤에 질벽과 일정한 각도를 이룬 채 질의 하반부에서 상반부로 진행하면서 중·강 정도의 압력을 주기적으로 가했다”고 논문은 기술하고 있다. 그들은 ‘피험자들이 경험하는 오르가슴이 연구자가 손가락으로 찌르는 동작으로 인한 당김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소음순을 손가락으로 당기며 비슷한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들의 결론은 플라스틱 성기의 피스톤 운동은 결코 대부분의 여성들을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할 수 없으며(다시 말해 마스터스와 존슨의 연구결과는 매우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소음순을 당기는 것만으로는 클리토리스가 자극되지도, 오르가슴에 도달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뒤 메리 로취는 마스터스와 존슨을 인터뷰하려 했지만, 마스터스는 이미 죽었고 버지니아 존슨은 접촉을 꺼렸다.
또 다른 결론 ‘결코 도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과학실험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런 연구는 인간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과정을 이해하게 해주고 불감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에서 그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얻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가 자극받아야 하지만, 남성의 기계적인 피스톤 운동만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페니스의 기계적인 피스톤 운동 자체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남성들에게 좀더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며, 그것은 결코 포르노에 나오는 슈퍼 남녀의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섹스’로는 배울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불감증이란 넓은 의미로는 여성의 성감 감소증을 말하며 좁은 의미로는 성관계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성욕이 없는 냉감증과는 다르다. 불감증은 여성 자신이 쾌감을 원하지만 느끼지 못하는 것인 반면 냉감증은 성관계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에서 차이는 분명하다.
여성 불감증의 좋은 치료방법 중 하나는 배우자 및 여성 자신과의 열린 대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모습이 남편에게 부정적으로 보여 질까봐 망설인다.
불감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부의 성생활에서 여성은 오르가슴의 정점에 도달하고 싶은 갈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신의 감정과 성 문제를 은폐하는 것이다. 불감증의 여성들의 심리적인 반응은 몇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오르가슴을 기대를 하지 않는 '자포자기형'이다.
자신의 육체를 남편에게 맡겨두고 목석처럼 행동한다. 이 경우에는 남편에게 절망감을 주기 쉽다.
두 번째는 성관계를 회피하는 '냉소형'으로 섹스리스(Sexless) 부부로 전환될 가능성이 많다.
세 번째는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처럼 각종 사운드(Sound)로 포장하는 '위선형'이다.
자신이 전혀 만족하지도 못하고 오르가슴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연기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이중적이고 복잡한 심리를 반영하는 경우이다.
네 번째는 다른 파트너를 찾는 '대담형'이 있는데 우리나라 기혼여성의 10%가 현재 외도중이라는 통계가 이를 반영한다.
이는 여성 자신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가정이 파괴되는 문제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여성 자신의 불감증 은폐는 부부사이에 결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불감증 때문에 본원을 방문하는 환자들 대부분이 남편에게 일상적인 생활에는 불만이 없지만 성 생활에서는 아쉬움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여성이 남성에게서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여성의 성에 대한 남성의 무지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이제 남성들은 여성 불감증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 불감증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부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아가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부부간의 솔직한 대화가 불감증 치료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치료에 함께 참여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남편들이여 오늘은 퇴근하여 아내와 생맥주 한잔 하면서 아내의 성에 대하여 대화를 나눠보자.
아내가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겠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하다보면 그동안 성생활에 대한 아내의
생각과 느낌 등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이다.
섹스 후 남자가 바라는 것
|
"자기야 너무 좋았어" 만족한멘트는 예의
뜨거운 섹스를 지금 막 끝내고 오르가슴의 언덕에서 아직 거닐고 있는 그녀는 그 여운을 조금 더 음미하고 싶어 한다. 섹스 전의 전희가 중요하다면 섹스를 끝낸 후 ‘후희’도 중요하다는 말이 이래서 나왔으리라. 그래서 여자는 오르가슴 후에도 한동안 애틋한 손길과 입맞춤을 주고받길 원한다. 그렇다면 막 섹스를 끝낸 남자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남자도 과연 그럴까?
철수의 오르가슴,그후
와인 한잔씩 곁들이고 분위기 좋게 섹스를 시작한 철수와 미미. 부드러운 키스로 시작해 그녀의 성감대를 모두 애무하고,마침내 이런저런 체위를 거쳐 오르가슴의 언덕까지 정신없이 돌진∼ 또 돌진! 아∼ 아득하고 짧은 사정의 순간이 지나가고 머릿속에서는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온몸에 땀방울이 맺히고 힘이 쫙 빠져나간다. 헉헉!!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지치지? 그렇다고 그녀에게 티를 낼 수도 없는 일. 아∼ 얼른 샤워하고 시원한 물 한잔 들이켜고 싶어라.
지금 몸을 일으키면 싫어하려나?
남자의 오르가슴은 여자에 비해 짧고 단순한 편이다. 그 짧은 순간을 향해 정신없이 돌진하고 마침내 사정하고 나면 머릿속에서는 아무 생각도 안 들고,100m 달리기를 방금 끝낸 육상선수처럼 덥고 목이 타기 마련이다. 이 순간 많은 남자들이 딜레마에 빠진다. 샤워하거나 냉수라도 마시고 싶은데 지금 몸을 일으키면 싫어하려나? 그럼 얼마나 있다가 일어나면 괜찮을까? 뭐라고 속삭여 줘야 하나? 이 여자가 섹스에 만족하긴 했을까? 아무튼 여자가 아직 오르가슴의 언덕을 살랑살랑 거닐며 여운을 음미하는 동안 남자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현실적 생각들이 오간다. 물론 섹스 후 늘 이런 것은 아니다. 그녀를 품에 안고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을 더 느끼고 싶은 때도 있지만 온몸의 힘이 다 빠질 정도로 격렬한 섹스를 하고 난 뒤에는 여자의 눈치를 살피며 ‘힘겨운 후희’를 선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자가 먼저 요령껏 배려해야
사정 후에는 1∼2분 정도만 안고 있다가 슬쩍 일어나서 시원한 음료를 갖다 주거나 땀을 닦을 타월을 건네주며 생긋 웃어줘라. 그러면 남자들은 자기가 그녀를 만족시켰다는 생각에 매우 흡족해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몸을 식힐 수 있다. 또는 “자기야 우리 시원하게 샤워하자”라며 남자의 손을 이끌고 욕실로 가는 것도 좋다. 시원한 물로 서로의 몸을 닦아주다 보면 더욱 친밀해 지는 것은 물론이요 섹스 후의 갈증 대신 상쾌한 기분만 남을 것이다. 이도 저도 여의치 않다면 가쁜 숨을 내쉬는 그에게 꼭 이것만은 말해줘라. “자기야,너무 좋았어!”라고. |
[연산군을 녹인 장녹수의 매력]
전체적으로 복스럽다거나 부잣집 맏며느릿감이라는 말이 덕담이었으나 어느 덧 욕이 되고 말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말라깽이가 되고 싶은 것이다.
연산군은 성종과 폐비 윤씨 사이의 맏아들이다. 어릴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지 않아서 수업을 자주 빠지기도 했다.
본래 조선조 궁궐에는 ‘양기’라고 하는 기생들이 있었다.
연회 때마다 춤과 노래를 도맡아 하던 전문 예술인들로 3년에 한 번씩 선발됐다.
그러나 연산군의 여성편력은 대단해 조선팔도에서 ‘채홍사’나 ‘채청사’라는 벼슬을 만들어 기생 2000명을 뽑아 흥청, 운평, 지과, 계평 등 135가지 칭호로 분류했다. 특히 이들 중에서 특별히 궁궐로 들어가는 흥청으로 뽑힐 만한 여자아이들은 연산군이 속궁합이 맞는지 손수 잠자리를 해보고 나서 속궁합도 좋고, 테크닉도 좋은 여자들은 천과흥청(天科興靑)으로 특별 관리하고 나머지들은 지과흥청(地科興靑)으로 분류했다.
‘조선은 왕의 나라이므로 백성이든 풀 한 포기든 모든 것은 왕의 것이라’는 군주론을 펼치며 엄청난 수의 미인들을 관리하느라 창덕궁 안에 7원 3각을 지었으며, 흥청들이 쓸 그릇이 모자란다고 상점을 강탈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총애한 흥청에게 막대한 재물을 하사했다. 여기서 마음껏 떠들고 논다는 뜻인 ‘흥청거리다’는 말이 생겨났다.
‘흥청망청’이라는 이동식 러브 가마까지 고안해 봄이면 뚝섬에 행차해 수백 마리의 암말과 수말들의 교합을 지켜보다 곁에 늘어선 기생들을 희롱하기도 하고 기녀들을 발가벗겨 놓고 음주가무는 물론 콩알 줍기(?) 게임까지 즐겼다. 이런 변태적 유희와 가학적인 성행위는 바로 생모인 윤씨의 비극적 죽음이 자학적으로 나타난 행위였다. 게다가 연산군은 나이 들고 뚱뚱한 여자를 즐겼다.
“임금님! 어쩌다 살찐 여인들을 좋아하게 됐어요?”
“응, 허구한 날 흥청망청 파릇파릇한 궁녀들만 상대하다보니 하나같이 나한테 승은을 입으려고 안달들이야. 그런데 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취할 수 있으니까 흥미가 없어지고 식상하더라구. 왜 그런 거 있잖아. 사람은 내 손에 쉽게 닿지 않는 것을 갈구하게 되는 거. 그런데다 난 엄마의 따스한 정을 못 느끼고 살아서 그런지 바짝 마르고 나이 어린 여자들보다는 퉁퉁하고 나이든 여인들이 좋더라구. 푸근하잖아. 새어머니 정현왕후도 자기가 낳은 진성대군만 이뻐했거든.
그래서 나는 왕이 된 다음에 궁궐 잔치에 대신들의 부인을 불러들여 마음에 드는 여인들과 동침을 했지. 연회가 열리는 날이면 장녹수 누님이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부인들을 은밀히 불러줬거든. 머리 모양이 잘못되었다든지, 옷매무새를 고쳐야 한다면서 궁궐 안의 외진 별궁으로 유인해 줬거든. 아예 내 맘에 드는 아낙들의 신상명세서를 확보해 놓았어. 좌의정 박승질의 처, 남천군 이쟁의 처, 봉사 변성의 처, 총곡수의 처, 참의 권인손의 처, 승지 윤순의 처, 생원 권필의 처, 중추 홍백경의 처…. 수도 없지 뭐.”
엄마를 그리워하는 연산군이 어느 날 장터에서 어미 소의 젖을 맛나게 빠는 어린 송아지를 보자 갑자기 시무룩해지면서 “미물도 저렇게 키워주는 어미가 있는데 어째서 나에게는 나를 키워준 어머니가 안 계신단 말이냐”하고 통탄했다. 그리고 연산군과 진성대군이 함께 놀다가 둘 다 바닥에 넘어졌는데 정현왕후는 깜짝 놀라 자신의 아들 진성대군만 일으켜 줘 그 일로 연산군은 정현왕후를 어머니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그랬다. 연산군은 풍만하고 살집이 있고 엄마 같은 여자들을 주로 간통했던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녹수만 봐도 알 수 있다.
희대의 바람둥이를 매혹시킨 장녹수의 매력은 어떤 것이었을까. 장녹수는 매우 가난해 몸을 팔아서 생활을 했고, 여러 번 시집을 갔다가 제안대군 가노(家奴)의 아내가 돼 아들을 낳은 뒤 노래와 춤을 배워서 창기가 됐는데, 남모르는 교사(巧詐)와 요사스러운 아양은 견줄 사람이 없었다. 의외로 그녀는 탁월한 미인은 아니고 그냥 중간 수준의 얼굴에 나이도 연상이었으나 30대에도 16세의 앳된 소녀처럼 보일 만큼 동안이었던 데다 영리해서 남자의 뜻에 잘 맞추고, 아양 떨고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견줄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연산군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다루었다는 여자, 녹수는 유일 무일하게 연산군을 잘 다룰 줄 아는 여자였다. 연산군의 아명이 ‘백돌’인데 녹수는 연산군을 ‘백돌아’라고 불렀으며 연산군은 후궁이 함부로 자신의 아명을 부르는 것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때로 장녹수는 연산을 어린아이같이 조롱하고 연산을 학대하며 욕을 하기도 했다. 연산군은 정비인 신씨에게 느낄 수 없는 정감을 녹수에게 느꼈고, 녹수의 품을 친어머니와 같다고 표현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눈과 입을 가진 이들은 혀를 찼지만, 연산은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고, 그런 세계를 맛보고 싶었던 것이다.
연산의 왕비 신씨는 신숭선의 셋째 딸이었다. 연산과 신비의 사이는 좋았다. 연산은 신비를 현모양처요 훌륭한 국모로 인정하고 존중했다. 그러나 그것은 국왕과 왕비의 사이였다. 연산이 국왕이 아닌 세속적 인간으로 돌아올 때는 장녹수를 아내처럼 대우했고, 장녹수는 그의 아내가 됐다. 서로 아픔이 있는 사람들끼리 상처를 핥아주며 보듬었을 것이다.
정말 살다보니 별 소리를 다 듣는다. S라인이니 44사이즈니 날씬 한 것만 고집하는 시대에 이 땅의 약간 통통한(?) 여인들의 귀가 뻥 뚫릴 얘기가 아닌가! 나라님의 취향이 그렇다니 그 당시에는 깡마른 사람이 찬 밥 신세였단 말이다. 그래서 사람은 시를 잘 타고 나야한단 말이다. 우리도 ‘잘살아보세’ 이전 시대까지는 둥글둥글하면서 통통한 얼굴이 미인형으로 어느 정도 몸집도 있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복스럽다거나 부잣집 맏며느릿감이라는 말이 덕담이었으나 어느 덧 욕이 되고 말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말라깽이가 되고 싶은 것이다.
아줌마들이 애들스럽게 옷을 입고 나와서는 너무 유치하다고 한 소리 들을까 봐 딸내미 옷 입고 나왔다고 둘러대는데 그것조차 모두들 부러워한다. 아줌마가 훌러덩 벗고 브래지어와 팬티바람에 TV에 나와 알통자랑하며 운동하는 게 영웅처럼 비춰진다. 55사이즈 옷을 조금 작게 만들어 44 표시를 붙여놨더니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는 업계의 성공 사례가 떠돌아다닌다. 사실 55만 해도 ‘착한’ 사이즈다. 그 사이즈를 유지하려면 타고나기를 착한 몸매로 났든지, 아니면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어야 하는 드림 사이즈다. 연산군 같은 왕이 다시 한 번 부활하든지,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가든지…. 아! 살아 살들아!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못만지게 했던 그곳.. 단계별애무.. 알아야 잘하지... (0) | 2012.10.01 |
---|---|
[스크랩] 알아가는 성 (0) | 2012.10.01 |
[스크랩] 성 알아가기 (0) | 2012.10.01 |
[스크랩] 알아가는 성 (0) | 2012.10.01 |
[스크랩] 이 여자 변태일까요? (0) | 2012.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