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로컬 푸드(local food)’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로컬 푸드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뜻한다. 보통 50km 이내에서 생산돼 당일 소비하는 먹을거리를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글로벌 푸드의 반대 개념으로도 쓰인다.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가 가장 믿을 만한 먹을거리라는 의미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유통 단계가 줄어들면서 농민과 판매자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로컬 푸드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단연먹을거리에 대한 불신 풍조가 자리하고 있다. 식재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은 점차 ‘출처’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됐다.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로컬 푸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로컬 푸드는 명확한 출처를 밝히는 게 특징이다. 판매하는 제품의 생산지·주소·연락처 등은 기본이며 생산자의 사진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로컬 푸드 직매장에 생산자가 직접 나와 재배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얼굴 있는 먹을거리’인 셈이다.
박스 안에 맞춤형 상품 담은 ‘꾸러미’
이런 트렌드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농산물은 100마일 안의 것을 먹자는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영농이 많은 북미 지역에서는 소비자들이 지역 농장을 방문해 체험하는 농장 자체 로컬 푸드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한국에서도 로컬 푸드 비즈니스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사업은 직거래 매장이다. 한국에서 직거래 매장 전도사 역할을 했던 곳은 전북 완주로컬푸드다. 현재 총 4개 직매장에서 하루 매출 2000만 원 이상을 거두고 있으며 분기별 매출액은 2012년 8억 원에서 2013년 61억1000만 원으로 늘었다. 가공 센터, 로컬 푸드 레스토랑 등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로컬 푸드 레스토랑에서는 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선보인다. 일례로 친환경 농산물 뷔페 ‘새참수레’는 9000원짜리 메뉴로 신선한 재료를 선보여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로컬 푸드 비즈니스에서 또 하나의 축은 ‘꾸러미’다. 생산자 중심 사업이 직매장이라면 꾸러미는 소비자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상품으로 ‘꾸러미’ 박스 안에 여러 종류의 제철 음식을 담아 배달하는 서비스다. 언니네 텃밭, 한 살림, 흙살림 등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곳들이 주목을 받았다. 대형 유통 업체에서도 꾸러미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지마켓이 1만 원짜리 꾸러미를 선보였다.
로컬 푸드는 최근 ‘직구 열풍’과도 관계가 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직접 구매하겠다는 고민은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의 직거래 매장을 방문할 수 없는 소비자들이 앉은 자리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이 온라인 직거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로컬 푸드 비즈니스로 온라인이 각광받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자리한 ‘둘러앉은 밥상’은 생산자에게 제품을 받아 블로그·페이스북 등에 올리며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온라인 직거래 서비스이지만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둘러앉은 밥상의 한민성 대표는 생산자 이야기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상품 페이지의 70% 이상은 모두 생산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사과 하나를 팔더라도 생산 과정을 사진을 찍어 보여주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과정을 엮어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생산자와 생산지를 전면에 노출하고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하며 ‘생산자가 곧 브랜드’가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 대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생산지의 팬이 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1년부터 공을 들인 의성의 한 유기농 사과는 이제 해당 사과 농장에서 생산된 양을 한 달 만에 다 팔아 치울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 한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이 생산자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출하 날짜를 먼저 기다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뢰 관계가 쌓이면 해당 농가를 방문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열 수도 있다. 한 대표는 온라인에서 팔리지 않는 물건은 좌판을 열어서라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자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거리 한계 온라인으로 극복
둘러앉은 밥상의 인기 상품 중 하나는 유기농 한우다. 한 달에 한 번씩 소를 잡고 있는데 매번 완판된다. 한 대표는 “해당 농장의 고민은 지속적인 판매 루트가 없다는 것이었다. 유기농 한우가 좋다는 걸 알지만 호텔에서는 등심만 찾고 백화점에서는 일회성으로 계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바르게 키운 소를 제대로 알리고 부위별 쓰임을 소개하니 엉덩이살·우둔살 같은 비인기 부위까지 다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 푸드는 내 식탁 먹을거리를 내 집 근처에서 찾자는 운동이기 때문에 서울보다 지방에서 먼저 각광받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도 분명히 인근 먹을거리를 찾는 수요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서울에서 로컬 푸드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들이 있다. 옥상 텃밭 사업을 하는 파절이다. 파릇한 젊은이의 모임이라는 뜻을 지닌 ‘파절이’는 로컬 푸드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류소미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공동 경작하고 재배해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는 일 자체에 매력을 느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프로젝트팀으로 모여 옥상에 텃밭을 일구고 밭 관리를 함께하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이것을 주변에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홍대 인근 카페에 수확한 작물을 배달하기 시작했고 카페에서는 로컬 푸드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빵이나 아이스크림 등 파절이의 작물로 만든 메뉴에는 ‘파절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현재 파절
이는 300여 명의 회원 멤버십을 통해 운영된다. 광흥창 옥상 텃밭 1호점을 시작으로 노들 텃밭 등 서울 내 텃밭을 일궈 함께 재배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에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양한 단체와 작물을 나누며 교류하고 있다. 류소미 대표는 “제철 음식 먹기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경작한 것을 먹다 보니 점점 로컬 푸드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회원 대부분이 20, 30대로 젊은층이 안심 먹을거리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을 붙이면 팔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통 및 외식 업계에도 로컬 푸드가 트렌드가 됐다. ‘무첨가’, ‘홈메이드’, ‘유기농’, ‘슬로푸드’에 이어 ‘로컬 푸드’ 마케팅이 활발하다.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는 유통 단계를 줄이는 로컬 푸드 시스템을 확대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로컬 푸드의 인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윤상현 로컬푸드운동본부 팀장은 “2010년 즈음부터 로컬 푸드가 조금씩 주목받아 이제야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로컬 푸드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네이버는 2월 17일부터 농산물 직거래 사업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농산물 산지 직송은 개인 돈을 투자해서라도 해보고 싶은 사업”이라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상품 기획자를 농가에 파견, 직접 상품을 확인한 뒤 입점 계약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의 농산물 산지 직송 판매는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통 단계 축소와 로컬 푸드 소비가 온라인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유통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출처 : 디벨로퍼아카데미(부동산개발협의회)
글쓴이 : 최승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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