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전국 단풍 명산 <4>|10선 가이드 ①두륜산] 한반도의 마지막 단풍 내려앉는 땅끝 명산

arang 2519 2018. 12. 25. 12:16

[전국 단풍 명산 <4>|10선 가이드 ①두륜산] 한반도의 마지막 단풍 내려앉는 땅끝 명산

해남 대흥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두륜산 북미륵암에서 바라본 두륜봉 정상. 완만한 산 능선을 따라 단풍이 절정이다.

11월 초에 이르면 전국의 산들은 대부분 을씨년스러운 늦가을로 접어들기 마련이지만 한반도 남단 땅끝 해남의 두륜산頭輪山(700m)은 오히려 가을의 절정에 접어든다. 산등성이는 울긋불긋 변해 가고, 대흥사 가는 길 장춘리 구림구곡 십리숲길은 더욱 환하게 빛난다. 단풍을 놓친 이들이 서둘러 ‘한반도 마지막 단풍’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 바로 두륜산이다.

일찍이 두륜산은 서산대사가 점찍은 바 있는 명산이다. 선조 37년(1604년) 1월, 묘향산 원적암에서 입적을 앞두고 마지막 설법을 한 서산대사는 제자인 사명당 유정과 뇌묵당 처영 스님에게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해남 두륜산에 두라고 부탁했다. 제자들이 이유를 묻자 서산대사는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으로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는 땅萬年不毁之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리하여 서산대사의 법맥은 두륜산 내 대흥사大興寺로 이어졌고, 현재 대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로 서·남해 지역 사찰을 주도하는 대형 사찰로 번성했다.

대흥사의 이름은 본래 대둔사大芚寺로, 두륜산 역시 대둔사의 이름을 따 대둔산이라 칭했었다. 대둔산이란 명칭은 산이란 뜻의 ‘듬’에 크다는 뜻의 관형어 ‘한’이 붙어 한듬→대듬→대둔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때문에 과거 대둔사는 한듬절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는 남서쪽의 자매봉인 대둔산(672m)이 이름을 이어받았다. 이후 두륜산은 대둔사가 대흥사로 이름을 바꾸자 대흥산으로도 불렸다.

두륜산으로 명칭이 고착화된 정확한 연도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대흥사의 창건 연대가 통일신라 말기 이전으로 추측되고 있고, 조선 중기 고산 윤선도의 <고산유고孤山遺稿>나 조선 전기 남효온의 <추강집秋江集>에 두륜산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조선 전기 이전으로 추측된다. 두륜이라는 이름은 산 모양이 날카로운 산정을 이루지 못하고 둥글넓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두륜산은 산세도 좋지만 대흥사 숲길로도 이름 높다. 대흥사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숲터널이다. 예로부터 ‘십리숲길’로 이름난 곳으로 아홉 굽이 숲길이라 하여 ‘구림구곡九林九曲’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길을 통해 대흥사로 든 뒤 두륜산을 오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탐승 코스다.

대흥사 숲은 치밀하고 찬란하다. 틈이 없을 것처럼 빽빽하지만 답답하지 않고 한편 시원스럽기까지 하다. 버스도 승용차도 모두 통행할 수 있는 이 초록색 동굴은 주차장을 거쳐 대흥사 바로 앞까지 이어진다. 대부분의 탐방객은 주차장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 절이 있는 곳까지 짧은 구간만 걷는다. 하지만 두륜산 십리숲길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매표소부터 시작되는 1.23km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좋다.

산책로는 매표소 뒤편으로 보이는 ‘걸어서 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가리키는 소로를 따르면 된다. 이 산책로는 맑은 계곡물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이어지다 출렁다리로 계곡을 건너기도 한다. 산길 주변에는 소나무, 왕벚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서어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대나무, 동백나무 등 남도지역에서 자생하는 수종 대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대흥사를 기점으로 능선을 향해 부챗살 형상으로 뻗은 산길을 요리조리 엮으면 여러 가닥의 코스가 나온다. 그중 장춘리 숲길을 따라 대흥사까지 다가간 다음 대표적인 암자들과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를 잇는 북미륵암~오심재~노승봉~가련봉~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대흥사를 출발, 첫 번째 갈림길(북암 0.98km, 일지암 0.32km, 대웅전 0.38km)에서 왼쪽 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북암이 나온다. 국보로 승격된 마애여래좌상은 용화전龍華殿 안에 모셔 있다.

북암을 지나 허릿길을 가로지르면 오심재다. 위압적인 노승봉 절벽을 오른쪽에 끼고 돌아 오르면 가련봉과 남해가 아름답게 바라보이는 노승봉이다. 이어 가련봉 정상에 올라선 다음 바윗길을 내려서면 만일재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길은 만일암터를 거쳐 대흥사로 가며, 직진하면 진불암이다.

일지암은 진불암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갈림길에서 옆으로 내려서야 나타난다. 일지암은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가 한국의 다경茶經이라 불리는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하고, 다선일여茶禪一如의 사상을 확립한 차문화 성지로 불리는 암자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던 곳이라 전하는 고찰이다. 매표소 주차장 기점 원점회귀산행으로 6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해남종합버스터미널까지 1일 6회(07:30~17:55) 운행한다. 소요 시간은 4시간 30분. 광주터미널에서 해남터미널까지는 1일 27회(04:40~22:15) 운행. 소요 시간 1시간 20분.

해남버스터미널에서 대흥사 입구로 가는 군내버스는 1일 19회(06:50~19:40) 운행한다. 소요시간 약 15분~20분. 대흥사에서 해남으로 돌아가는 편도 1일 19회(07:10~20:00) 운행한다.

숙식(지역번호 061)

구림구곡에 위치한 유선관(534-2959)은 사찰 객사로 이용되던 유서 깊은 숙소다. 객실 운임은 2~3인실 5만 원, 4~5인실 7만 원이며 석식 1만 원, 조식 8,000원에 정식을 차려 준다. 대흥사(534-5775) 템플스테이는 한국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대흥사매표소 앞 상가에는 한양푼 자연가득(533-0345)의 장아찌비빔밥이나 능이버섯백숙, 전주식당(532-7696)의 표고전골(12,000원)이 별미로 유명하다.

[글·월간산 서현우 기자 Blackhouse@chosun.com] [사진·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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