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군불 땐 사랑방 나그네는 춥다

arang 2519 2013. 5. 13. 08:46

행랑채에 있는 사랑방은 바깥주인이 서재로 사용하거나, 평소에는 비워 두었다가 손님이나 나그네가 오면 그 분들을 모시는 방으로 사용한다. 방을 데우려면 군불을 때야 하는데 군불은 어떤 나무를 때느냐에 따라 방의 온도에 차이가 난다. 지푸라기를 때느냐, 장작을 때느냐에 따라 따습기가 다르다는 뜻이다.

한 달이 넘도록 부동산대책을 두고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손님과 나그네들은 이 방으로 갈까, 저 방으로 갈까 눈치만 보다가 겨우 한쪽 사랑방이 정해져서 이제 짐을 풀게 되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그저 황공공무지지(황공무지)할 뿐이다. 그런데 왜 이리 방이 냉골이냐?

부동산대책이 나오건 말건 전혀 관심이 없거나, 정책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주인이다. 나에게 유리한 대책이 나와 주기를 기다리며 애태우는 여러분들은 손님이거나 나그네다. 손님과 나그네들은 지난 5년 동안 굶주리며 험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지금 지치고 배가 고파 쓰러지기 직전이다. 안주인은 왜 밥상을 내오지 않을까?

강남 재건축 어쩌고 하는 말은 매일 들린다. 그러나 내 방은 계속 냉골이다.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 손님과 나그네가 따뜻한 사랑방에서 잘 먹고 잘 지내는 법이 있긴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홀로 지내는 안주인과 눈이 맞게 되면 대박이다. 안주인이 갑부라면 이건 로또복권 당첨일 것이고,

인생은 나그네길이라고 아무렇게나 까불던 하숙생도 주인집 따님과 눈이 맞게 되면 어느 날 데릴사위가 되고, 사위 방은 뜨거워서 펄펄 끓게 된다. 안주인 잘 만나 팔자 고치는 사람, 하숙집 딸 잘 만나 팔자 고치는 사람의 사주팔자를 짚어보면 부동산 복(財福)이 주렁주렁 매달렸더라. 그런데 지금은 눈을 씻고 봐도 안주인들과 하숙집 따님은 보이지 않는다.

안주인은 악어가죽 핸드백 들고 부동산 사러 다니는 여인네들이다. 하숙집 따님은 돈 2천만 원만 있어도 전세 끼고, 대출 안고 작은 집 사는 투자자들이다. 지금 그 사람들이 보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첫째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살아있고. 둘째는 DTI가 살아있고, 셋째는 전체적인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넷째는 값이 오른다는 예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예감과 현실이 맞아 떨어질 때 현장으로 뛰어가는 실물자산이거든,

손님이나 나그네들을 위한답시고 사랑방에 불은 지폈다. 지난 정부에 비하면 크게 인심을 쓴 것이다. 하지만 장작불이 아닌 지푸라기를 태웠기 때문에 방이 데워지지를 않았고, 워낙 바깥 날씨(경제사정)가 추워 손님과 나그네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빈털터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집을 빨리 팔고 잘 파는 비법을 알려 드리겠다. 현관위에 가위 걸지 마시고, 꼭 집을 팔려거든 가지고 있는 집에 소액의 투자를 하시라는 권고를 드린다. 투자를 해야 본전을 뽑거나 손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비결은 집수리다. 필자는 2-3년 된 새 집도 팔아야 할 형편에 이르게 되면 꼭 도배를 하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 특히 전세를 놓는 집은 사람이 바뀔 때마다 도배와 입주청소는 필수였다. 집을 팔건, 전세를 놓건 깨끗하게 관리하는 집은 중소형은 500-1000만 원을, 중대형은 1000-2000만 원을 더 받는다는 사실을 유념하시라.

돈이 들더라도 인테리어업자 불러 놓고 최소한의 비용을 재투자해보자. 그런 후라야 집은 팔릴 수 있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10년을 살아온 집과 15년 살아온 집이라면, 때 국물이 좔좔 흐르게 마련이다. 당신 같으면 그런 집을 사겠는가? 결국 돈 부족한 사람이 깎고, 또 깎아 싸게 사려 하겠지. 전세 놔버린 집은 그래서 팔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신이 수년 째 팔지 못해 애태우는 집의 현관을 살펴보자. 현관은 사람으로 따지면 첫 인상이다. 신발, 우산, 양산, 유모차, 빈 박스, 자전거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확장이 안 된 집은 발코니를 보자. 화분, 운동기구, 상자, 부서진 의자, 헌책, 놀이기구 등 잡다한 것들이 흩어져 있을 것이다. 주방은 어떨까? 집이 일천 량이면 주방이 구백 량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자.

팔기 아까울 정도로 잘 꾸며놓고 나서 그 다음 갈 곳은 중개업소다. 점심때쯤 찾아가서 사장님과 실장들에게 점심 한 끼 대접하시라. 그 후 문제는 달라진다. 중개업소는 대체적으로 사는 사람 편에 선다. 내 편으로 만들어 놓고 보자. 바로 집을 보러 올 것이다. 작년까지는 그렇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그럴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밑에 것들이 자꾸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없이 그냥 팔고, 투자 없이 계약해지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당신만의 생각이고, 세상에 공짜는 어디에도 없다. 필자의 칼럼 글속에 계약해지하는 요령이 있고, 방법이 있던가? 사전. 사후 절차에 대한 글은 있어도 요령이나 방법은 없을 것이다. 야속타 탓하지 마시라. 필자도 글로 다 써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비법만은 밝힐 수 없는 것이다.

자, 어찌어찌해서 집을 팔았건, 계약을 해지했건 그 다음이 문제다. 집을 다시 사야하거나 자금을 회전해야 할 복잡한 문제가 남게 되고, 해지가 되더라도 위약금이라는 저승사자가 따라 오기 때문에 자칫 본전생각이 날 수 있다. 본인의 능력으로 이런 절차를 매끄럽게 처리할 수 없을 때엔 자문을 구하는 게 옳다고 본다.

집을 팔고 나서 다시 집을 사야할 땐, 그 돈으로 그만한 집을 살 수 없음이 부동산의 원칙이다. 왜 그럴까? 안 팔리던 내 집이 팔리면 이미 다른 집들도 움직였거든, 벌써 모두 값이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집을 팔아 빚을 정리해 버리면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팔고나서 부동산이 오른다는 말을 듣게 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런 연유인지 부동산에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지금 사랑방에 잠자리를 준비한 손님과 나그네들은 안주인이 밥상을 차려올지, 굶도록 내버려둘지 창구멍으로 연방 밖을 내다본다. 창구멍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계절의 여왕 5월, 바깥주인이 휘파람 불며 장작불 지피고, 안주인이 엉덩이 흔들며 밥상을 가져올 시기는 언제쯤 될까? 다음 칼럼을 기다리자.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www.1234.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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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디벨로퍼아카데미(부동산개발협의회)
글쓴이 : 안병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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