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름철 한약 복용은 효과가 없다? "여름철에 한약을 먹으면 약기운이 다 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약효를 전혀 볼 수 없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보약은 더 그렇다는 등의 말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름에 몸보신을 위해 흔히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습니다. 속설대로 라면 이런 것들도 모두 땀으로 배출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도 유독 한약만 땀으로 배출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특히 보약은 몸이 허약한 상태를 보충하여 건강을 회복시키는 약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몸이 허약해진 것을 보충해 주는 약을 먹는데 계절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기력이 약해지고 권태감으로 매사에 의욕이 저하되는 등 몸이 허약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보약'을 먹어야 할 경우가 더 많습니다.
2. 개소주, 흑염소는 무조건 좋다? 지난번 모그룹의 계열사 남녀직원 28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흔히 '건강식'이라는 것을 먹는 사람들이 40%로, 또 그 중에서도 반수 이상이 개소주 같은 것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 이해없이 주위의 권유로 몸에 좋다기에 먹는다고 하였습니다. 한의에는 개와 흑염소 또는 양고기를 첨가하여 한약을 조제하는 처방으로 구유탕과 양육탕이 있는데, 거기에는 한약재가 주재료가 되고 개고기나 흑염소는 약효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일반적인 개소주나 흑염소는 거의 한의사에게 처방받지 않고 개소주집이나 흑염소집 주인 임의로 한약재를 넣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잘만 조제하여 복용하면 기력약화나 부인병 등에 좋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을 무턱대고 복용하여, 설사를 하거나 심지어는 다른 질환까지 유발하는 피해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개고기나 흑염소는 잘못 먹으면 비만, 고혈압, 중풍등을 유발할 수 도 있으므로 반드시 한의사가 환자의 체질과 병세에 맞게 처방한 약제를 넣어 달여 드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사춘기에 보약을 먹으면 이성에 대한 생각이 강해져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항간에는 사춘기에 보약을 먹으면 2차 성장이 빨리 나타나고 양기가 강해져서 특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성에 빠지기 쉬우므로 절대로 보약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보약은 우리 몸의 정기가 허약한 것을 보충시켜 주는 약이므로, 한창 성장하고 있는 사춘기의 청소년- 특히 과중한 학업에 시달리는 수험생이라면 정신적.육체적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속에 생활하고 있기에 더욱 보약이 필요합니다. 기혈을 보충시켜 원만한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며, 체력보강으로 피로를 이겨내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해 주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즉 기울의 상태를 완화시켜 마음을 안정시키므로 집중력과 사고력을 높여줍니다. 평소 학업에 충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던 학생이 사춘기에 보약을 먹어 잘못된 방향으로 생활이 흐트러질까 염려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합니다. 보약복용은 특정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정기가 약해져서 정말로 보약을 필요로 할 때가 가장 적당한 시기라 할 것입니다.
4. 총명탕 먹고 시험에 붙었다? 요즘 항간에는 어떤 약을 먹으면 갑자기 머리가 좋아진다든지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근거도 알 수 없는 지식으로 옛 의서에 나오는 약을 지어 먹이는 일이 수험생을 둔 어머니들 사이에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머리는 육체가 건강할 때 좋아지며 체력이 저하되면 제일 먼저 기억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절도 있는 식사습관이 두뇌건강의 필수요건임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의사의 정확한 진찰에 의해 처방된 한약은 체력을 증강시키고 심신을 안정 시켜 머리를 맑게 하므로 집중력이나 사고력의 향상이라는 2차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뇌기능을 활 성화시켜 시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도 주사를 놓던데요? 보통의 주사는 혈관이나 근육에 놓습니다. 약침은 경락에 의한 침의 효과와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나타나게 하기 위해 한약을 추출.정제하여 주사기에 넣고 경혈(침을 놓는 자리)에 주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증세와 병에 따라 그 부위나 약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약침법은 기존의 침법이 가진 장점과 한약이 가진 장점을 함께 살려 시술해 보려는 시도에서 개발된 것으로, 그 안정성과 유효성이 이미 여러 실험단계를 거쳐 임상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의학계는 무궁무진한 한의요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해 나갈 것이며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연구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6.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 항간에는 어린아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뇌기능이 저하되어 바보가 된다고 하는 속설이 있습니다. 녹용은 원기부족이나 중병 후의 건강회복에 효과가 있는 약인데 특히 허약한 어린이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건강한 몸으로 만드는 데 좋습니다. 한창 크는 어린이는 몸이 건강해야 뇌세포도 함께 발달할 수 있으므로 녹용을 먹으면 오히려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체질이나 병증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인 한의사와 상의하여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7.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나는 먹기 싫다고 그랬는데도 지난번 수술 후에 친정 어머니가 지어다 주신 한약을 먹었더니 이렇게 살이 쩠지 뭐야." 동네 아주머니 몇 분이 모이면 자주 나오는 이야깁니다. "우리 아이는 어릴 때 한약을 먹은 이후로 비만아가 되어 버렸어요." 비만아를 둔 엄마들이 가끔 이렇게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경우는 한약으로 인해 몸의 상태가 개선되거나 회복되면서 식욕이 좋아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살이 찐 것이라 생각됩니다. 통계에 의하면 비만의 유전정도는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에는 약80%, 한쪽 부모가 비만일 경우에는 약40% 정도로 비만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비만 그 자체가 유전은 아니라 할지라도 체질, 체형, 식사습관, 생활습관 등이 닮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한약은 살을 찌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몸상태를 개선하고 치료하는 것이며 비만한 사람의 경우 오히려 체중을 줄여주는 효과까지 있으므로 정확한 진찰에 의한 한의사의 처방이라면 더욱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8. 보약으로 지은 것은 아무나 먹을 수 있으며, 누구든지 보약은 책에 있는 처방대로만 지으면 된다? 흔히 한약- 특히 보약은 어떻게 지었든 아무나 먹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약은 처방의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을 내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의보감을 원방으로 삼을 경우에도 각 환자의 체질은 물론 병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약재를 더 넣거나 빼고 써야만 정확한 처방이 되는 것입니다. 몸을 보하는 약, 즉 보약이라는 것은 크게 네 가지로 기나 혈 또는 내장의 음이 나 양을 보충하며 몸을 튼튼하게 하고 병을 이겨내는 저항력을 강하게 하는 약은 물론, 여러가지 소모성 질병, 면역저하 등 허증에 속하는 병증들을 낫게 하는 약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보약이든 먹으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잘못입니다. 더욱이 한의학은 개인의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의학입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데 자칫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독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9. 인삼은 건강식품의 일종이다? 약을 지어가면서 이렇게 물어오는 환자가 있습니다. "집이 인삼이 있는데 여기에다 넣어 함께 달여도 되지요?" 이런 사람들은 요사이는 인삼이 하도 흔하여인삼을 단순히 건강식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삼은 분명히 약입니다. 따라서 잘못 쓰면 전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삼은 옛날에는 불로 장생약으로 또 최근에는 강심작용, 노화예방, 간기능 회복, 피로회복 등 많은 부분에서 그 약효가 입증되고 있지만 그 역시 체질과 병증에 맞을 때 얻는 효과입니다. 예를 들면, 속이 찬 사람에게는 비위의 기능을 높여주고 냉한 체질을 덥게 해주는 탁월한 효능을 보이지만, 속이 더운 사람에게는 머리가 아프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오르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삼이 잘 맞는 사람이 평소에 인삼을 일정량 꾸준히 다려 먹으면 건강에 좋습니다만 이러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감기 등으로 인해 고열이 있을 때에는 피하여야 합니다.
10.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몸이 허해서 그런 것이다? 땀은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해 줍니다.땀을 흘리는 정도는 사람마다 모두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소아는 비교적 땀이 많고 성인이나 노인으로 갈수록 땀이 적어집니다. 또 뚱뚱한 사람은 마른 사람에 비해서 대체로 땀이 많으며 체질에 따라 서로 땀을 흘리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땀이 나면 '허'해서 그렇다며 황기를 삶아 먹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열의 발산을 위해 생리적인 현상으로 땀이 나는데 황기를 삶아 먹는 것은 잘못입니다. 결국 땀이라는 것은 단순히 몸이 허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날 수 있는 것이지요. 땀이 나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스스로 진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11.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일부에서는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든지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간질환이 있을 때 한약을 먹으면 큰일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약이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더욱이 간이 나빠지면 해독기능이 떨어지므로 더더욱 한약을 먹지 말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한방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이야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간에 이상이 생기면 흔히 쉽게 피로하고 기운이 없으니까 스스로 진단하여 함부로 보약을 먹거나,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서양의학의 상식 때문에 섣부른 지식으로 임의로 약을 먹는다든지 민간요법을 써서 병의 치료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나다. 이 경우에 대개 한약을 먹어서 나빠진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간질환에 한약을 쓰는 것은 오히려 다른 어떠한 치료방법보다도 간기능을 빨리 회복시켜 주는 우수한 효과가 있습니다. 실례로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에서 '생간건비탕'이라는 한약이 만성 B형 간염에 90.5%의 치료효과가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의사들도 간염 등의 간질환에 '소시호탕'이라는 한약을 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간질환의 한의치료성과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인 한의사의 자세한 진찰을 받은 후에 증상과 체질에 맞추어 지은 한약을 복용한다면 절대로 간이 나빠질 염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