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단식과 인간의 생명

arang 2519 2014. 12. 22. 11:37

단식과 인간의 생명

공기와 물, 음식은 생명의 원천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물과 공기는 늘 공급해 주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요소이다. 단 1분 동안이라도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면 질식하게 되며, 5일간만 물을 마시지 못해도 생명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음식도 공기와 물처럼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이긴 하지만 한동안 끊어도 바로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진 않는다.

자연계의 동물은 다치거나 병에 걸렸을 때 대개 먹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가 이러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직 인간만이, 음식을 끊는 것은 바로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병에 걸려 식욕부진에 빠지면 어떻게 해서든 먹거나 먹이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쓴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따위의 그릇된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음식을 끊는다고 해서 바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의도적으로, 또는 우발적인 이유로 단식을 했을 경우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이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경이적인 실례가 있다. 1920년, 반영(反英) 독립운동과 관련해 아일랜드 코크 시의 시장인 테렌스 맥스위니가 동지 열 명과 함께 영국 브릭스턴 감옥에서 장기 단식투쟁을 감행하여 세상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2년 징역형을 언도받았다. 맥스위니는 이 부당한 단죄에 항거하기 위하여, 감옥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식을 단호하게 거부하기 시작했다. 맥스위니와 같이 투옥된 동지들도 곧바로 동참했다. 맥스위니는 모든 회유와 강제급식을 거부하고 그해 8월 13일부터 10월 25일까지 74일간의 단식을 감행하여 마침내 혼수상태에 빠져버렸다. 의사는 그를 깨어나게 할 생각으로 주사를 놓았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이었다. 그는 주사 때문에 사망하고 말았다.

함께 단식투쟁을 한 사람 중 한 명은 60일, 다른 한 명은 88일을 버텼고, 다른 사람들도 90일 내지 94일 동안 단식을 계속했는데, 불가사의하게도 모두 본래의 건강체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맥스위니 및 그의 동료들의 단식에 관한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12년 뒤, 살아 남은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해 보았다. 그들은 맥스위니 시장보다 더 긴 단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단식하기 전보다 더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음에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헨리 S. 터너 박사의 단식이다. 그는 1877년에 42일 동안의 제1차 단식을 실시하고 다시 1880년에 40일 동안의 제2차 단식을 감행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매우 긴 기간 동안의 단식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사실을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다. 어쨌든 터너 박사는 치료수단으로 단식을 감행했고, 두 차례에 걸친 단식을 통해 심신을 개조하고 거뜬하게 90세의 장수를 누릴 수 있었다.

완전히 음식을 끊는다 해도 인간은 상당한 기간 동안 살아 남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의 몸은 자신을 이루고 있는 성분을 분해하여 소모한다. 물고기와 새, 짐승의 살코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음식물을 끊고 종교적인 수도생활을 한다고 해도 우리의 몸은 자신의 신체 성분을 분해, 섭취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관능―어떻게 보면 불필요할 수도 있는―을 영위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하는 성분과 조직 속에 저장된 영양을 에너지로 취하고 있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자신의 살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다.

단식에 관한 수많은 문헌과 체험을 과학적으로 검토해 보면, 터너 박사처럼 장기 단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의학적으로 입증된다. 과학적인 단계별 단식, 정기적인 단기 단식을 통해서도 건강과 질병치료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여러 가지 신체적 상황에 처한 남녀노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하여 확인한 사실이다.

《사람을 살리는 단식》, 정신세계사, pp.35-38


http://cafe.daum.net/naturalecology/3NdZ/28

출처 : 장두석의 생명살림
글쓴이 : 솔방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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